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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어떤 냄새가 나는가?

기사승인 2012.02.20  08:0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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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기자 세상읽기 15/ 유향


동방박사들이 아기 예수께 드린 선물이 ‘황금과 유향과 몰약’(마 2:11)이라는 것은 그리스도인은 물론 비그리스도인도 어느 정도 아는 사실이다. 그 중 ‘유향’(乳香, Frankincense)에 관한 이야기다.

유향의 발견은 지금의 사우디아라비아 남쪽, 오만 지역의 고대 아랍인들에 의해서다. 그들은 어느 날 불을 피우기 위해 태운 일부 장작에서 냄새가 나는 것을 발견했다. 어느 특정한 나무였다. 그 나무를 찾았다. 사막 한 가운데서 자라는 흔히 보았던 나무다. 그 나무 곳곳에 진액이 흘러나와 굳어진 것을 볼 수 있었다. 돌처럼 단단히 굳어진 그것에서 냄새가 났다. 그것을 태우니 진한 향기가 솟구쳤다. 그것이 바로 유향이었다.

또한 그 나무를 유향나무라 불렀다. 그 나무에 상처를 내니 진액이 동일하게 흘러나왔다. 유향을 보다 적극적으로 얻을 수 있게 됐다. 그 유향나무는 지금의 오만 지역 일부에서만 자랐다.

유향의 냄새는 독특했다. 당시 사람들은 아름다운 냄새로 여겼다. 그러자 수요가 늘었고 그에 따라 가격도 뛰었다. 부호들이 선호하면서 값비싼 물품으로 거래가 되기 시작했다. 그 가격은 거의 황금과 동등했다.

EBS에서 이에 대한 특집 다큐멘터리를 제작, 방영한 바가 있다. ‘4천 년 전의 무역 대탐험 <인센스 로드>’라는 이름으로 3부작 작품이다(2010년 7월 26일부터). 유향을 판매하기 위해 오만에서 시작되어 아라비아 반도를 돌아 이집트까지 가는 약 2천 400㎞의 무역로, ‘인센스 로드’의 여정을 따라가며 직접 취재한 프로그램이다. 이희수 교수(한양대)의 설명도 덧붙였다.

 

 

 

 

   
▲ EBS 다큐프라임 인터넷 화면

그 유향을 전달하는 이들을 ‘카라반’이라고 불렀다. 오늘날의 무역상인인 셈이다. 그들은 더위와 추위 배고픔과 강도들에 의한 위험을 무릅쓰고 유향을 날랐다. 물론 그만큼의 대가도 얻을 수 있었다. 유향은 지금의 가자지구에 도착, 해안가에서 다시 배를 타고 로마에까지도 전달되었다. 부호들에 의해 인기가 높았다. 그런 유향이 동양에까지 왔다. 한국, 당시 신라에도 온 것이다. EBS는 고대 아랍인들이 배를 이용해 인도와 중국을 거쳐 한반도에까지 온 경로를 추적했다. 당시의 항해는 목숨을 건 일이었다.

 

 

 

 

 

 

   
▲ 4000년 전의 유향 무역로(인센스 로드)

유향의 쓰임새는 종교적 사회적 등으로 다양하게 사용됐다. 신을 기쁘시게 한다는 의미로 제의 때마다 향을 피우는 것으로 사용되었다. 신에게 바치는 최고의 예물로 유향이 사용된 것이다. 향이 아름다웠기 때문이다. 영생불멸을 꿈꾸려는 부호들 중에는 자신들의 미이라에 향을 아낌없이 채우도록 지시하기도 했다. 절세미인으로 알려진 클레오파트라는 온 몸에 유향 냄새를 풍겨 시이저를 유혹했다는 말도 있다.

유향은 지금도 사용되고 있다. 몇몇 종교 단체에서 제의 때 사용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향로를 통해 유향의 향기를 풍긴다. 한약재로도 사용되고 있다.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는 등으로 약효 알려져 있다. 유향은 지금도 중국으로부터 수입되고 있다. 필자(교회와신앙, www.amennews.com)가 직접 유향을 구입해 보기로 했다. 서울 청량리 인근에 위치한 경동시장 약업사에서 판매한다는 안내를 받았다. 한 약업사에서 1kg의 유향을 구입할 수 있었다.

아기 예수께 예물로 바쳐졌던 귀중한 유향이 오늘날엔 너무도 흔해진 셈이다. 유향을 직접 피워보기로 했다. 철망 위에 올려놓고 불을 붙였다. 불이 쉽게 붙었다. 동시에 진한 회색 연기가 뿜어져 나왔다. 순식간에 온 집안에 그 연기가 가득 차 버렸다. 피어오르는 연기를 손으로 쓸어 모아 냄새를 직접 맡아보았다. 클레오파트라가 시이저를 유혹할 때 사용한 향기라고 하니 궁금증이 더 컸다. 기대가 컸기 때문인지 이내 실망했다. 가족들도 무슨 냄새냐며 곧 창문을 활짝 열었다. 오늘 각종 화장품 등을 통해 화려한 향기에 익숙해 진 우리들에게 그 유향의 냄새는 매력을 느낄만한 것은 아니었다.

고대 아랍인들에게 유향은 크게 두 가지 의미로 사용되었다. 신을 기쁘게 하는 것과 사람을 기쁘게 하는 용도다. 그것은 유대인에게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제의 때와 자신의 집에 손님이 왔을 때 유향이 사용된 것이다.

 

 

 

 

 

 

   
▲ 유향나무에서 유향을 채취하는 모습

오늘날엔 유향을 그렇게 사용하지 않는다. 더욱이 그 향기를 좋아해서 평상시에 애용하는 이를 주변에서 찾아볼 수 없다. 성경에서 유향을 통한 ‘향기’와 관련된 구절을 어렵지 않게 찾아 볼 수 있다. 그때 향기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무엇일까?

성경은 기독교인들을 향해 ‘그리스도의 향기’라고 표현하고 있다(고후 2:15). 생명의 냄새와 사망의 냄새라는 단어를 사용하며 우리들의 냄새가 어떠해야 함을 언급하고 있다. 우리는 당연히 생명의 냄새를 풍기며 살아야 한다. 그때의 냄새가 의미하는 바가 무엇일까? 크게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복음을 전하는 것과 참된 윤리적인 삶이 바로 그것이다.

고린도후서 3장에서는 ‘새언약의 일꾼으로 살아야 한다’고 권면하고 있다. 하나님의 언약은 ‘나는 너희 하나님이 되고 너희는 나의 백성이 될 것이라’고 요약된다(레 26:12 등). 새언약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주어졌다(눅 22:20 등). 새 언약의 일꾼은 다시 말해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복음을 전파하는 것으로 대변된다. 이것이 ‘그리스도의 향기’이며 오늘 유향이 품고 있는 의미라 해석할 수 있다.

“어머니 하나님을 믿으세요”라며 노골적으로 이단설을 전파하는 이들이 있다. 교주의 자서전을 만화책으로 만들어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홍보하는 단체도 있다. 교회 주소록을 통해 각 교회에 이단 교리를 편지 형태로 배포하는 곳도 있다. 이렇듯 영적 혼란 세상 속에서 참된 향기를 발하는 것이 예나 지금이나 유향의 의미일 것이다.

‘향기로운 제물이 되자’는 권면의 성경말씀도 있다(엡 5:1-2). 예수께서 그리 하셨던 것처럼 우리도 그렇게 되자는 말이다. “음행과 온갖 더러운 것과 탐욕은 너희 중에서 그 이름이라도 부르지 말라”는 3절을 통해 보면 ‘향기로운 제물’은 윤리적인 삶과 연관 지을 수 있다. 교회는 물론 가정과 사회 속에서 그리스도인들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성경 에베소서는 5-6장에서 계속 설명해 주고 있다.

최근 정치인들의 ‘돈 봉투’ 사건이 연일 회자되고 있다. 얼마 전 연예인들의 세금 탈루 문제도 주요 뉴스 거리였다. 전남 보성에선 3남매 사망사건이 발생했다(www.amennews.com “보성사건, 이번에도 귀신 쫓는다며 사람 잡은 것” 참조). 부모의 가혹한 행위로 자녀들이 피해를 본 것이다. 잘못된 신앙이 부른 참사다.

위와 같은 세상 속에서 ‘향기로운 제물’의 삶을 살자는 것이다. 그리스도인이 그리스도인다운 모습으로 말이다. 이것이 유향이 갖는 오늘날의 참된 의미이지 않을까?

 

 

장운철 기자 kofkings@ame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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