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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버리기 연습, 어떻게 하나?

기사승인 2012.03.13  21:4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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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기자 세상읽기 18/ 연습


우리는 늘 어떠한 ‘연습’(또는 훈련)을 한다. 특정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으로 열심히 그렇게 한다. 예를 들어 좋은 건강을 얻기 위해 여러 가지 연습을 한다. 정진엽 원장(분당서울대병원장)은 ‘손 씻기 연습(습관)’을 강조한다. 만병의 근원인 감기를 예방하기 위해서라 한다. 최근 한 신문 기고문을 통해 그는 “손을 씻는 습관은 건강을 덤으로 얻는 신의 선물”이라며 손 씻기를 강조했다. 환절기 위생관리의 기본이라는 것이다.

“만병의 근원인 감기는 우리 몸에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발생하는 대표적인 질환이다. 감기는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만큼 고통스럽지만 신이 인간에게 허락한 축복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잠시 잊고 지냈던 건강의 소중함을 깨닫게 하는 일종의 경고이기 때문이다. …가장 좋은 감기 예방법은 손 씻기와 같은 철저한 개인 위생관리다. …손을 씻는 습관은 건강을 덤으로 얻는 신의 선물이다”(매일경제 2012/2/23 A37면 참조).

많은 이들이 ‘헬스클럽’(Fitness center)의 문을 두드린다. 물론 건강을 위해서다. 필자(교회와신앙, www.amennews.com)도 약 한 달 전부터 그곳에 발을 들여놓았다. 그동안 집에서 아령을 갖고 나름대로 건강을 위해 노력해 왔지만 좀 더 적극적으로 해보자고 해서다. 소위 ‘초컬릿 복근’에 도전해 볼 예정이다. 목표가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여름수련회 때 교회 식구들이 뒤집어질 수도 있을 것이다.

K-pop의 인기가 폭발적이다. 전 세계적이다. 일본, 동남아는 물론 유럽과 남미 그리고 미국에까지 K-pop 한국 아이돌 가수들의 활약과 그에 대한 반응이 소위 장난이 아니다. 더욱 고무적인 것은 그 열기가 갈수록 더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초기 K-pop의 인기에 대해 냉소적이었다. 이미 한물 간 문화라는 지적이 많았다. 미국에서도 그랬고 일본에서도 마찬가지였다고 했다. 한국인들조차도 차갑게 반응했다. 어떠한 문화로 세계 시장에 진출한다는 것에 대한 경험이 별로 없었기 때문인지 모르겠다.

그러나 결과는 달랐다. 우리가 몰랐던 우리들의 모습에 세계인들이 박수와 환호성을 보내고 있다. K-pop은 시작에 불과하다고도 한다. 공감할 정도다. ‘한류’라는 이름으로 드라마, 영화 등 각 분야에서도 동일한 현상들이 나타나고 있다.

원인이 무엇일까? K-pop이 세계인들의 마음을 흔드는 이유 말이다. 또한 다른 나라 가수들이 한국 아이돌 가수들을 쉽게 따라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조권효과’가 그 중 하나다. 최재천 교수(이화여대 석좌교수)는 최근 한 신문 기고문을 통해 2AM 멤버인 조권이 오늘날의 스타가 되기 위해 약 7년 동안 연습생 생활을 이겨낸 것처럼, 한국 아이돌 가수들에게는 장기간의 연습생 생활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 기간 동안 목적을 향해 연습, 연습 또 연습을 거듭해 온 것이다. 거듭된 연습으로 만들어진 K-pop이기에 외국 가수들이 쉽게 따라할 수 없었던 것이다. 한류는 곧 연습의 결과물이다.

“한류의 성공에 대한 사회학자들의 분석에 나는 스스로 조권효과라고 명명한 요인을 보태고 싶다. 2AM의 멤버인 조권은 무려 2567일(약 7년)의 최장기 연습생 생활을 이겨낸 성공신화의 주역이다. 어느 날 불쑥 재능을 인정받아 신데렐라 데뷔를 하는 대부분의 외국 가수들과 달리 우리 아이돌 가수들은 오랜 훈련기간을 거치면서 정교하게 다듬어진 전천후 실력자들이다. 그들은 노래와 춤뿐 아니라 교양과 인성교육까지 받는다. 소녀시대 멤버들과 함께 연습하다 진로를 바꿔 카이스트에 진학한 과학영재 장하진의 경우는 예외가 아니라 아이돌의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주는 좋은 예다. 내가 개인적으로 만나 식사를 함께한 두 아이돌 청년은 어느 누구 못지않게 반듯한 젊은이들이었다.”(조선일보 2012/2/23자 참조)

   
 

흥미로운 책을 손에 집어 들었다. <생각 버리기 연습>(코이케 류노스케, 21세기북스)이 그것이다. 익히 눈 여겨 보았던 것이지만, 이번 주제의 글을 준비하면서 직접 책장을 넘겨보았다. 2010년 9월 1쇄 발행 이후 2011년 12월 426쇄나 발행된 책이니 적지 않게 판매된 책이다. 유명한 책이라는 말이다.

위 책은 불교 서적이다. 생각 버리기 연습을 불교식으로 안내해 준다. 여기서 말하는 생각은 한 마디로 ‘잡념’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탐욕, 분노, 어리석음이 바로 그것이다. 이것을 불교에서는 ‘번뇌’라고 부른다.

어떤 연습을 해야 잡념에서부터 벗어날 수 있을까? 어느 특정 종교인에게만 해당되는 질문은 아닐 게다. 공부하는 학생에서부터 인생의 연륜이 깊은 노인에게까지 모두에게 해당되는 숙제다.

위 책은 크게 두 가지로 그 방법을 제시해 주고 있다. 그 연습을 하면 잡념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다고 한다. 첫째는 ‘오감에 집중하기’다. 눈, 코, 입, 혀 그리고 몸 등의 감각에 온 신경을 집중하라는 말이다. 예를 들어 식사를 하고 있다면 다른 생각을 하지 말고 혀끝으로 음식의 맛에만 집중하라고 한다. 그 연습으로 잡념을 떨칠 수 있다는 말이다. 눈과 코에 해당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저자는 의외의 예를 들었다. 조금은 당황하기도 했다. 입술 감각에 연습을 위해 ‘키스’를 언급한 것이다. 굳이 이런 예를 들 필요가 있었을까?

“지금 키스를 하고 있다면, 입술의 감각으로 마음을 이동시킬 수 있다. 생각의 강도에 따라 실감의 강도를 의도적으로 높이다 보면, 사고와 잡념은 완전히 가라앉게 된다.”(위의 책, p.29)

예를 들지 못할 것이야 없겠지만, ‘키스’ 연습을 통해 잡념을 없앨 수 있다는 논리가 왠지 설득력이 떨어져 보인다.

둘째는 ‘감사’에 대한 것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하지 말라고 한다. 역설적이다. 저자는 다음과 같은 이유를 든다.

“무엇보다 감사하다고 느끼지도 않으면서 감사하다고 말하는 것은 자신에게 거짓말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마음을 비뚤어지게 만든다.”(위의 책, p. 67)

불교 경전에는 ‘고맙다’, ‘감사하다’는 마음을 표현하는 장면이 없다고 한다. 사과하는 모습조차도 없다고 한다. 저자는 그러한 말을 사용하지 않고 감사의 마음을 전달할 수 있다며 그렇게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식사를 대접받은 후 “00을 맛있게 먹었습니다”는 말로도 충분하다는 식이다. ‘감사’ 등의 말을 직접적으로 표현하지 않고 마음을 전달하는 방법을 통해 생각 버리기 연습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모든 연습에는 목적이 있다. 위 책에서 언급한 생각 버리기 연습을 통해서 추구하고자 하는 종착점은 무엇일까? 그 답을 저자 역시 밝히고 있다. ‘마음 통제’가 바로 그것이라고 한다. “마음을 통제하는 것은 불교의 출발점이자 마지막 목표이다”라고까지 언급하고 있다(위의 책, p.59). 자신 스스로 자신의 마음을 통제하기 위해서 생각을 버리는 연습을 한다는 게 이 책의 처음이자 끝인 셈이다.

그리스도인들을 향해 방향을 돌려보자. 우리도 무엇인가 목적을 위해서 꾸준히 연습을 한다. 합격을 위해, 승진을 위해 또는 그 어떤 성취를 위해 연습에 연습을 거듭한다. 여느 사람과 동일하다.

우리들의 ‘연습’에 다른 점이 있다면 그것은 무엇일까? 무슨 연습을 중심에 삼아야 하며 또 연습의 궁극적인 목적은 무엇일까?

“경건에 이르기를 연습하라”(딤전 4:7, 개역성경)

성경은 ‘경건 연습’을 말하고 있다. ‘육체의 연습’과 비교하여 좀 더 구체적으로 언급한다. ‘육체의 연습’도 약간의 유익이 있으나, 경건의 연습은 범사(모든 일)에 유익하다고 강조한다(딤전 4:8). 그 유익은 금생(present life)은 물론 내생(the life to come)에까지 해당되기 때문이다. 육체의 연습으로 인한 유익도 많지만 경건의 연습에 비하면 작은 것에 불과하다는 말이다. 그만큼 경건의 유익이 엄청나게 크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경건의 연습은 어떤 것이며 또 그 유익은 어떤 것일까? 앞서 언급된 <생각 버리기 연습> 책의 내용과 대응되는 것으로 살펴보자. 빌립보서 4:8-9절이다.

“종말로 형제들아 무엇에든지 참되며 무엇에든지 경건하며 무엇에든지 옳으며 무엇에든지 정결하며 무엇에든지 사랑할만하며 무엇에든지 칭찬할만하며 무슨 덕이 있든지 무슨 기림이 있든지 이것들을 생각하라 너희는 내게 배우고 받고 듣고 본 바를 행하라 그리하면 평강의 하나님이 너희와 함께 계시리라”(빌 4:8-9)

먼저 성경은 ‘버리기’가 아니라 ‘취하기’ 연습이다. 잡념을 버리기 위해서 ‘적극적으로 생각하기’가 바로 그것이다. 성경에 ‘생각하라’는 권면은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그중 위 성경구절은 무엇을 생각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잘 보여주고 있다. 참되고 옳고 사랑할만한 것 등을 생각하라고 한다. 생각 버리기 연습, 즉 잡념 버리기 연습은 생각해야 할 것을 적극적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성경의 가르침이다.

그 결과는 무엇인가? 성경에서 말하는 ‘생각 버리기 연습’을 통해 얻게 될 유익은 무엇인가? ‘하나님의 함께하심’이다. 하나님의 동행하심이다. 하나님께서 함께하신다면 소위 ‘게임 끝’이 아닌가? 어느 상황에서든 말이다.

‘까마귀를 생각하라’, ‘백합화를 생각하라’는 권면도 있다(눅 12:24-28). 까마귀와 백합화가 잘 자라나는 이유는 하나님께서 먹이시고 보호하시기 때문이다. 까마귀와 백합화를 돌보시는 하나님께서 그분의 자녀인 우리를 돌아보지 않겠느냐고 반문한다. 이에 우리는 자신 있게 대답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당연히 돌봐주십니다”라고 말이다.

결국 우리들의 연습은 “예수를 깊이 생각하라”는 데로 모아진다(히 3:1). 헬스클럽 런닝머신 위에서 운동을 하면서 예수님을 생각할 수 있다. 기도도 할 수 있고, 또 암송도 가능하다. 직장과 학교생활 중간에 짬을 내어 예수님을 생각할 수 있다. 그때 지혜와 힘을 구할 수 있다. 늘 우리 주님을 생각하므로 소위 ‘생각 버리기’ 연습을 할 수 있다.

성경은 ‘감사하라’고 역시 많은 곳에서 적극적으로 가르치고 있다. “항상 기뻐하라 쉬지 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 등이다(살전 5:16-18). 그러한 삶속에서 ‘하나님의 뜻’을 발견할 수 있는 유익을 얻게 된다. 살아가면서 하나님의 뜻을 따라간다는 것만큼 큰 유익이 어디 있을까?

   
 

물론 아무런 의미 없이 상투적으로 내뱉는 ‘감사’는 성경에서도 환영을 받지 못한다. 그렇지만 범사, 즉 아주 작은 일에서부터 큰일까지 하나님의 손길이 함께하고 있음을 느낄 때 감사하지 않을 일도 없을 것이다.

우리들의 모든 경건의 연습은 결국 ‘하나님 나라 구현’에 있다(마 6:33 등). 그것이 궁극적인 경건 연습의 목적이다. <경건에 이르기를 연습하라>(A.T. 피어선, 생명의말씀사)는 모든 연습에 목적이 분명해야 한다고 교훈한다(pp. 186-194). 우리네 작은 인생을 통해 하나님의 나라 구현을 위해 오늘도 경건 연습하며 살아가보자.

장운철 기자 kofkings@ame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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