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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동 성추문 다룬 SBS '그알' 장 PD는 왜?

기사승인 2017.07.03  12:4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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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털어 논 ‘X파일’ 뒷이야기… “정의와 상식을 위해 방송”

<교회와신앙> : 양봉식 목사 】 지난 6월 24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 ‘귀신 쫓는 목사님, 의혹의 X-파일’ 편을 담당했던 장경주 PD를 6월 28일 <PD저널>이 서면 인터뷰 한 내용이 알려지면서 장 PD에게 이목이 쏠리고 있다.

한국교회에서 이단으로 규정되었지만 세간에서는 목회자로 인식되는 대형교회 목사의 성추문과 재산 비리 등에 대해 지상파 방송이 기획해서 취재하고 방송했다는 점은 그것을 담당했던 PD의 생각이 궁금할 수밖에 없다.

장경주 PD는 <PD저널>이 진행한 서면 인터뷰를 통해 성락교회와 김기동 씨를 둘러싼 ‘그알’의 방송 기획의도와 취재 과정을 자세하게 밝혔다.

언론은 기사의 공정성을 전제로 사건 사고를 다룬다. 특히 SBS는 지상파로 송출하며 통상 ‘방송3사’의 하나로 불린다. 김기동 씨에 대한 각종 문제에 대해서도 같은 기준을 가지고 접근한다. 그런 점에서 방송 내용도 편파적일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그알’이 방송된 다음 공정성과 편파성을 거론하는 갑론을박이 온라인과 성락교회 김기동 지지파와 반대파인 개혁파 사이에서 뜨겁다.

   
▲ 김기동 씨에 대한 의혹들이 ‘귀신 쫓는 목사님, 의혹의 X-파일’에서 공개됐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캡처

‘그알’에서 다룬 성락교회와 김기동 씨에 대한 내용을 보면 공정성을 유지하게 위해 제작진이 수차례 반박 혹은 인터뷰 요청을 했음에도 김기동 측은 응하지 않았다. 방송이 나간 뒤에 김기동 측은 6월 29~30일 <한국일보> <동아일보> 등 일간지 1면에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을 비판 ‧ 반박하는 광고를 냈다. 또한 교계 기자들을 대상으로 기자회견을 열어 교회의 분열을 노린 불순한 세력들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분열을 야기 시킨다고 주장했다.


"김기동 씨 문제 취재 동기는 성 문제 제보"

그렇다면 ‘그알’이 김기동 씨의 문제를 왜 그리고 어떻게 취재해서 방송으로 내보냈을까? <PD저널>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장경주 SBS PD는 기획의도에 대해 “서울 성락교회에 대한 제보가 4월 즈음부터 꽤 왔다. 김기동 원로목사의 도덕성에 충격을 받았다는 분노와 절망으로 가득 차 있었다. 제보가 쏟아졌을 때만 해도 원로목사의 X-파일이나 재산 의혹에 대한 단편적인 내용이 주였고, 그조차도 ‘누가 보고 들었다더라’ 혹은 ‘누구누구가 더 잘 알 거다’하는 내용이 많아서 좀 고민이 됐다.”며 그 파장이 크기 때문에 판단을 보류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다가 성폭행 피해자의 영상을 입수하면서 새로운 전환점이 생겼다는 것이다. 장 PD는 “X-파일에 등장한 한 여성이 자신의 성폭행 피해를 담담하게 읊조리는 인터뷰영상과 이에 대한 김 원로목사 측의 반응을 보게 됐다. 그걸 본 후, ‘이 문제는 교회 내부에서 해결할 수 없고 그렇게 놔둬선 안 되겠다’고 판단했다. 기독교인이라면 그녀가 이런 결심을 하기까지의 고뇌와 슬픔을 함께 아파하며 성찰하는 것이 우선일 텐데, 김 목사를 지지하는 이른바 ‘원감파’에서는 그녀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이 없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장 PD는 “내가 볼 때 그녀가 원했던 것은 김 목사에 대한 고발이나 법적 처벌이 아니었다. 다만 고2때 겪었던 그 일로 인해 뒤틀리고 험난했던 삶에 대한 위로였다. 지금이라도 잘못을 인정하고 진심으로 사과를 했다면 그녀가 용서했을 수도 있는 일인데, 오히려 그 증언 자체가 거짓이자 음모라고 ‘단정’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방송을 결심했다.”고 밝히고 있다.

   
▲ SBS 장경주 PD의 서면 인터뷰가 게재된 기사 일부 ⓒ 캡처

장 PD는 또 “종교지도자, 그것도 예수그리스도의 사랑과 도덕률을 실천하겠다는 대형교회의 목사라면 그 도덕성이라는 것은 일반인들보다 더 고결해야 한다. 전문가들로부터 X-파일 속 성폭행 피해여성의 진술이 신빙성이 있다는 진단을 받고, X-파일 외에 드러나지 않은 성추행과 성폭행 피해자들이 더 있을 거라는 짐작을 했다. 그래서 관련 제보를 여러 건 받았을 때 위에서 언급한 정의와 상식을 위해 방송할 것을 확정했다.”고 말했다.


"X파일 불경시 하는 원감파 반응에 충격"

장 PD는 취재 과정에서 가장 충격을 받은 부분에 대해서는 “원감파 신도들의 반응이 제일 충격적이었다. 그들은 X-파일 내용을 언급하는 것 자체를 불경시하고 우리가 이를 검증하겠다는 기획 자체가 편파적이고 잘못된 것이라고 공격했다.”며 “내용 진위에 대한 판가름 자체를 거부하거나 이미 허위사실로 드러났다는 식의 반응은 당황스러웠다. 사안의 본질은 김 목사의 성추문 사실 여부인데, 자꾸 그 이야기에서 벗어나 X-파일 제보자들의 의도다, 개혁파들의 음모다, 이단사이비세력이 분열전략을 펴고 있다는 식으로 방향을 돌리며 김 목사에 대한 절대적인 신뢰를 보내는 태도가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며 성락교회 측의 반응에 소감을 밝혔다.

장 PD는 성추행 문제도 내용 역시 충격적이었을 뿐만 아니라 일부는 그 수위가 높아 방송에도 내지 못한 것도 있음을 밝히고 있다.

“성추행에 대한 제보내용도 충격적이었다. 김 목사로부터 성추행 피해를 입었다는 분들의 제보가 이어졌는데, 몇 가지는 그 수위가 높고 표현하기가 어려워 방송에 내지 못한 것도 있다. 방송에 나간 것 중에서도, 피해자의 신원이 노출될까봐 방송에서는 일시와 장소, 당시 상황이나 구체적인 행위내용을 최소로 표현했지만 실제로는 충격적인 내용이 많았다.”

이런 장 PD의 고백은 김기동 씨의 문제가 얼마나 심각하다는 것을 반증한다. 문제는 이런 내용들의 검증이다. 방송은 사건과 사안들에 대한 공정성과 정확한 증거가 없이는 방영하는 어렵다. 정 PD 역시 그런 어려움을 겪었다.

장 PD는 “X-파일에 대한 검증이 어려웠다. 성폭행이나 성추행 피해를 주장하는 여성들의 사례가 대부분 10년 이상 된 과거의 일이었고, 피해사실에 대해서도 전언(傳言)만 있을 뿐 당사자의 증언이 확보된 사례는 많지 않았다. 또 당사자 중에는 사망하신 분도 있고 행방 추적이 전혀 안 되는 분도 많았다.”며 “심지어 피해 당사자와 제보자(목격자)의 진술이 달라 결론을 내리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결국 방송에서 다루지 않았던 사례도 있다. 이외에도 대부분 계속 신앙생활을 하고 계신 분들이어서 그런지 본인의 신분이 노출되거나, 김 목사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 자체를 꺼리는 분들도 많았다.”고 밝혔다.


"문제의 당사자, 반박 요청 수차례 거절"

‘그알’은 방송에서 ‘성추문 사건과 공금 횡령의 책임자로 지목되는 김기동 씨가 취재진의 취재 혹은 반박 요청을 수차례 거절했다’고 주장했다.

장 PD는 “방송이 지난 4일 원감파와 개혁파 간 충돌이 있었을 때, 일부 원감파 사람들에게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나왔다고 설명하고 인터뷰를 요청했다. 그런데 어떤 지시를 받은 건지, 다들 제작진을 경계하고 옆에서 대답하지 말라고 으름장을 놓는 분도 있었다. 다만 방송에 나가진 않았지만 몇 분들 얘기를 듣기는 했다.”며 “공식적으로 김 목사를 만나러 가기도 했다. 지난 (6월) 11일이었다. 우선 이날 (김 목사를 만나지는 못하고) 대외협력팀 목사와 기획의도와 내용, 김기동 목사에 대한 질문사항에 대해 1시간 넘게 이야기를 나눴다.”며 “이후 김 목사 자택으로 2~3 차례 방문을 하였으나 그 앞에 원감파 신도들이 지키고 있었고 김 목사도 부재중이라 만날 수 없었다. 성폭행이나 성추행 의혹에 대해서는 김 목사 본인의 반론을 들어야 할 텐데 접근할 방도가 없었다. 재산 의혹에 대해서도 김 목사 측근 몇 사람을 접촉했는데 이들도 모두 연락을 피하거나 숨어버렸다.”고 밝혔다.

장 PD는 6월 17일 즈음 수석총무 목사와 통화를 통해 준비할 반론자료가 많아 정리하는 데에 시간이 조금 더 걸리기 때문에 입장을 6월 19일까지 답변을 주겠다고 했지만 19일 밤에 온 답변은 “기획의도가 의심스러워 인터뷰에 응할 수 없다, 질문이 구체적이지 않으니 다시 물어본다면 다시 상의해서 답을 주겠다”는 내용의 두 장짜리 공문이 다였다는 것이다.

장 PD는 “(방송에서 문제제기했던) X-파일 의혹에 대해 반박하는 증언이나 증거가 있는지, 부산 모 빌딩이 왜 김 목사 아들에게 증여가 된 것인지, 현재의 논란을 두고 성바협(성락교회 바로세우기 운동협의회)에서 2000년대에 의혹을 제기했던 것의 재탕이라고 주장하는 근거가 무엇인지 등에 대해 답변을 요청했지만 답변을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또한 “원감파 측에서 의혹에 대해 답변하거나 반박할 의사가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거기다 수석총무목사와 대외협력팀 목사는 우리의 촬영협조 요청을 당사자인 김 목사에게 전달하지 않았다.”며 “김 목사 인터뷰가 어렵겠다고 판단했고, 그가 의혹에 대해 밝힌 자료들을 최대한 모았다. 또 교회 측에서 직무집행정지가처분 소송 심리기일인 지난 21일에 답변서로 준비한 반론의 요지를 인용하는 방향으로 내용을 (방송에) 싣기로 했다.”고 말했다.

장 PD는 마지막까지 김기동 측의 해명을 듣고자 방송 나흘 전에도 김기동 씨의 사택을 찾아갔지만 부재중이라 만날 수 없었다고 했다.


"피해자 신분 보호와 김 씨 측의 반론 부분 가장 신경 써"

인터뷰에서 장 PD가 방송을 준비하면서 가장 신경을 쓰고 조심했던 부분은 성폭행 · 성추행 피해자들의 신변보호와 김기동 측의 반론 부분이라고 밝히고 있다.

장 PD는 “오랜 설득 끝에 만났던 분들의 인터뷰 영상을 전문가들과 공유했고, 상황에 대해 일관되고 구체적인 진술을 하고 있어서 신빙성을 검증할 수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송에서 이 분들의 신원이 노출될까봐 대역재연과 강한 모자이크, 음성변조를 했다. 시간, 장소, 김 목사와의 관계, 당시 구체적인 상황, 주요 행위의 내용에 있어서 피해자를 특정 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있는 부분은 모두 덜어냈고, 상황묘사에 있어 충격적인 부분도 심의규정 상 배제했다.”며 매우 세밀한 부분까지 고민하면서 방송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장 PD는 홈페이지 게시판에 ‘인터뷰 내용이 조작됐다. 일시나 장소,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라’고 이들에게 “본인의 가족이 성폭행 · 성추행을 당했다고 한다면, 방송에서 피해자의 신원을 다 밝혀도 된다고 주장하실 건가? 김 목사님의 명예를 그렇게 중요하게 여기시는 분이 왜 당사자인 김 목사님께 성추행 피해자들의 진술이 사실인지에 대해서 묻진 않는 건가.”라고 묻고 싶다고 말했다. 장 PD는 성범죄에 대해선 목사뿐만 아니라 대통령이라도 성역은 없다고 생각한고 했다.

방송직전 원감파 측 관계자가 찾아와 장 PD가 성락교회 개혁파 신도이고 개혁파 측으로부터 돈을 받고 방송을 제작했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또한 방송당일엔 성락교회 측에서 항의서한을 가지고 와서 방송을 연기 혹은 취소해달라고 요청하는 일도 있었다고 한다.


"김 씨에게 속은 교인들 이단이라 매도하지 말길"

장 PD는 “제작진에 제보를 해주신 수많은 교인들은 김 목사가 귀신을 쫓는다고 믿고, 영적인 능력을 보고 성락교회에 다닌 것도 있지만, 김 목사의 설교능력 그 자체에 영감을 받은 분들도 많다. 성경 중심의 열정적인 설교, 그리고 그의 청빈하고 도덕적인 삶 이런 것 때문에 정통 교계에서 이단으로 분류되었지만 계속해서 성락교회에서 신앙생활을 해온 분들이다.”며 “이분들은 스스로도 그 동안 너무 바보 같았다고 자책을 하시는 분들이 많았는데, 안타까운 일이긴 하지만 꼭 그렇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내 것을 버리고 양보하는 삶을 택한 이들이 목사에게 속았다고 해서 비판받고 욕먹을 일은 아니다.”고 말했다.

또한 “감독직의 세습에 대해서도 처음에는 받아들이기 어려웠으나, 일만 세습하고 재산은 세습하지 않는다는 목사님을 믿고 따랐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그들이 세습을 용인한 모양새가 되었지만 실제로 세습을 결정할 권한 따윈 이들에게는 없었다.”며 “그저 담임목사를 정점으로 한 수직적 의사결정구조와 폐쇄적인 재정관리 시스템에 의해 장기화되었던 것이고, 교인들의 배신감과 분노가 이제 와 절정에 다다른 것도 그만큼 김 목사에게 실망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장 PD는 “성락교회의 경우도 김 목사 측 반응을 보면서 대응하려고 한다. 성폭행 ․ 성추행 의혹이나 교회 사유화 의혹에 대한 해명이나 교회 개혁에 대한 의지를 어디까지 보이시는지 보려고 한다. 방송에서 못 나간 부분들, 추가로 제보 받은 부분들을 후속방송으로 담을지 말지 고민해보려고 한다.”며 “비판과 항의는 원감파 측에서만 받은 것 같은데, 보수적이고 규범적인 공간에서 개혁을 위해 교회의 내부사정을 용기 있게 고발한 분들을 도매금으로 안 좋게 보지 말아주시고, 성락교회 재건을 위해 힘들지만 노력하시는 분들에 대해 ‘이단’이라는 굴레로 폄훼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한 장 PD는 “이분들의 자기고백과 자정노력이 있었기 때문에 방송도 가능했고, 이분들은 자신들에게 원죄가 있다고 믿기에 성락교회를 떠나지 않고 있는 분들이다. 나는 교인들 기본생활에 많은 부담을 주었던 수많은 헌금을 대폭 축소하고 1년에 한 번씩 수천만 원에 달했던 헌신헌금도 없애기로 결정하신 분들의 용기를 응원한다. 김 원로목사님께서 보여주실 결단도 응원한다.”며 인터뷰를 끝냈다.


김기동 측 “SBS, 공정성 망각… 사실관계 은폐… 가치판단 잣대 이중적”

한편, 김기동 측은 일간지 1면에 광고로 게재한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 규탄 성명서’에서 “마치 사실인양 보도한 대부분의 내용들은 현재 법적인 다툼을 하고 있는 것들로서 공공성과 공평성을 기치로 하는 공중파 방송사로서는 결코 다루어서는 안되는 것이었다.”면서 “법을 통해 시시비비를 가리고 있는 터이기에 성락교회 측에서는 공식적 인터뷰를 사절하고 수차례에 걸쳐 방송보류를 요청하였음에도 SBS는 방영을 강행하는 폭거를 자행했다.”고 주장했다.

또 “형평성을 맞추는 듯한 교묘한 편집을 거쳤음에도 불구하고 한 측의 일방적 주장을 여과 없이 내보내는 악의적 보도에 의해 성락교회의 모든 성도들은 치유될 수 없는 상처를 받았으며 SBS에 대해 실망을 넘어 분노를 느끼고 있음을 밝힌다.”면서 “이에 성락교회는 SBS방송 및 박정훈 사장과 <그것이 알고 싶다>제작진에게 깊은 유감”을 표하면서 △방송 공정성의 기본조차 망각 △사실관계를 은폐한 황색 저널리즘 △가치판단의 잣대가 이중적 등의 이유를 들어 사죄를 요구했다.

양봉식 목사 sunyang@ame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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