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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지옥 체험 ‘유튜브’ 간증 ‘위험하다’

기사승인 2019.01.16  17:4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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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거 현재 수백 건의 영상들 퍼지고 있어

<교회와신앙> 장운철 기자  천국과 지옥을 직접 체험했다는 경험담이 간증이라는 형식으로 인터넷 동영상 사이트인 <유튜브>(www.youtube.com)를 통해 분별없이 퍼지고 있어 주의가 요청된다. <유튜브> 검색창에 ‘천국 지옥’이라고 입력한 후 검색을 하면 수 백 건의 동영상 파일이 나타난다. ‘000의 천국과 지옥 간증’이라는 파일 이름이 많았다. 천국과 지옥을 체험했다는 이들의 신분은 집사, 장로 등 평신도는 물론 목사도 적지 않았다.

천국과 지옥을 체험했다는 이들은 대체로 꿈을 통해서나 또는 어떠한 형태의 환상을 통해 무엇인가를 보았다고 했다. 천국과 지옥의 모습은 대체로 이렇다고 했다.

   
▲ 유튜브 검색창에 '천국 지옥'으로 검색하면 고 박영문 장로의 체험담 영상이 나온다(유튜브 캡쳐)

천국은 주로 환한 빛이 가득 찬 모습 등으로 표현을 했다. 아름다운 음악이 흐르고, 예쁜 꽃들이 가득 차 있으며, 맛있어 보이는 과일이 나무에 달려 있고, 곳곳에 천사들이 성도들을 따라다니며 시중들고 있는 등의 모습이라고 했다.

반대로 지옥은 무섭고, 암울하며, 끔찍한 장면들로 그렸다. 아름다운 음악소리는 사라지고, 곳곳에서 사람들의 비명 소리가 들려온다고 했다.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정도의 모습들이다.

흥미로운 것은 천국과 지옥에서 누구누구를 보았다고 하는 장면이다. 천국과 지옥 체험담을 듣는 이들로 하여금 긴장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살아있을 때 어떤 행위를 한 김아무개는 지옥에 있더라, 또는 무슨 일로 봉사를 한 박아무개는 천국에 있어라’하는 식이다. 심지어 국내 유명한 000 목회자도 지옥에 있다는 식으로 내뱉는 이도 있었다. 자신이 그렇게 보았다는 것이다. ‘아니면 말고’하는 식이다. 검증이 처음부터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천국과 지옥 체험담 

<유튜브> 검색창에 ‘천국 지옥’을 입력했을 때, 첫 화면에 등장하는 동영상 중 몇 가지를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자.

먼저 장재성 집사다. ‘천국과 지옥 간증’이라는 제목으로 김해 대민교회에서 행했던 장 집사의 체험담 내용이다. 유튜브에 올린 날은 지난 해(2018) 9월 24일이다. 약 35분 길이의 분량이다.

장 집사는 하나님께서 자신에게 3번(27살, 36살, 41살)에 걸쳐 천국과 지옥의 모습을 환상 가운데 보여주었다고 했다.

먼저 그가 보았다는 지옥의 모습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하늘로 올라가면서 작두 칼날에 삭둑삭둑 잘려나가는 모습을 보았다고 했다. 잘린 몸이 다시 붙고, 또 잘리기를 반복하며 고통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용광로 지옥의 모습도 보았는데, 많은 사람들이 용광로 속에서 목만 내 놓은 상태로 고통을 받고 있다고 했다. 그 사람들 중에 고향 이웃의 한 사람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 유튜브 검색창에 '천국 지옥'으로 검색하면 관련된 영상들이 많이 나온다(유튜브 캡쳐)

그 다음은 천국의 모습이다. 사람들이 모릉도원의 신선과 같은 모습들을 하고 있다고 했다. 한 달에 한 번씩 천국 집회가 열리는 모습을 보았다고 했다. 천국 문 앞에는 ‘믿음의 저울’과 ‘마음의 저울’이 있다고 했다. 그 저울 앞에 가면 각 사람의 믿음과 마음의 속에 투명하게 보여진다는 것이다. 그 투명도가 숫자로 나타나기까지 한다고 했다.

장 집사는 체험담 끝부분에서 미련한 자가 되지 말고 모두 천국에 들어가기를 소망한다고 언급했다. 천국과 지옥은 확실히 존재하니 자신의 천국 지옥 체험담을 듣는 이가 천국에 들어가기를 바란다는 메시지가 핵심이었다.

다른 동영상을 보자. 고 박영문 장로의 천국 지옥 체험담 내용이다. 예전부터 많이 알려진 영상이다. ‘전직 깡패가 체험한 충격적인 사후 세계 증언’이라는 제목이 붙어 있었다. 동영상 게시일은 지난 해(2018년) 10월 1일이다. 최근에 다시 편집해서 올린 것이다. 그럼에도 클릭수가 1백4십5만7천이 넘어 1백5십만에 가까왔다. 동영상 게시한 지 4개월이 안 된 시점이다. 매월 5십만 번 열어 보았다는 것이다. 결코 적지 않은 수다.

동영상에서 박 장로는 예수님을 믿지 않을 때 본 환상이라며 그 내용을 언급했다. 다시 말해 예수 믿음이 없을 때 천국과 지옥을 환상으로 보았다는 말이다. 깡패 조직의 일원으로 살며 누군가를 해치려고 계획하던 어느 날 갑자기 환상에 빠지게 되었다고 했다. 눈앞에 흰 옷을 입고 얼굴에 광채가 난 어떤 이가 나타나 자신을 금빛 마차에 태워 천국의 모습을 보여주었다고 했다.

천국은 아름다운 음악 소리로 가득했고, 눈이 부실 정도로 번쩍번쩍 빛이 났다고 했다. 황금빛으로 빛난 집들이 많이 있었다고도 했다.

마차는 자신을 곧바로 지옥으로 인도했다. 음악소리가 끊어졌고, 빛도 사라졌으며, 무서운 곳으로 갔다. 박 장로는 그곳에서 6년 전에 돌아가신 자신의 아버지를 보았다고 했다. 독사와 구더기 속에 빠져 있었다고 했다. 또 불구덩이 속에서 자신의 큰 아버지도 보았다고 했다. 온 몸이 구렁이로 감겨 있는 자신의 친구도 보았다고 말했다. 교회 권찰이었던 사돈 집 한 분도 그 지옥이라는 곳에서 보았다고 했다. 주변 모든 사람이 천국 갔다고 했던 이가 지옥에 있었다고 그는 언급했다.

박 장로는 자신을 안내했던 천사들에게 왜 천국과 지옥을 보여주느냐고 질문을 했다. 그러자 천사들은 자신과 같은 사람이 보아야 천국과 지옥을 세상에 나가 말해 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하나님께서 천국과 지옥의 존재를 세상 사람들에게 알려주기를 원하시는데, 그 방법으로 당시 예수님을 알지도 못하는 박 장로와 같은 사람들에게 환상으로 천국과 지옥을 체험하게 함으로 그 사실을 알려주려고 했다는 말이다.

검증 가능한가? 

천국 지옥을 체험했다는 내용을 검증하기가 쉽지 않다. ‘내가 이렇게 경험했다’고 주장하는 것 자체를 평가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능한 범위 내에서 들여다 볼 수 있다. 그 체험 내용 중, 논리적인 것과 성경 내용과 관련된 것에 의문을 제기할 수 있는 것들이 발견된다. 좀더 자세히 체험담을 살펴보자.

다른 동영상을 하나 더 만나보자. 천국과 지옥 체험자는 신성종 목사다. 의외의 인물이다. 신 목사는 예장합동측 소속으로 신학자와 목회자로 꽤 잘 알려진 이다. 신 목사는 주안장로교회에서 자신의 체험담을 소개했다. 유튜브 게시일은 2011년 12월 21일이다. 클릭수는 약 55만 회로 이것 역시 결코 적지 않다.

신 목사의 체험담 내용은 위에 언급한 두 가지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는 체험담을 설명하는 중간에 하나의 책을 소개했다. 듣는 이들로 하여금 꼭 읽어보기를 강조하며 권했다. 그 책은 스베덴보리의 <천상여행>이다. 심 목사는 그 책에서 깊은 영감을 받았다고 했다.

여기에서 문제가 발생됐다. 위에 소개된 책의 저자 스베덴보리는 이미 한국교회에서 이단으로 규정된 인물이다. 삼위일체 신관, 인간관, 천사론, 종말론 등에서 심각한 비성경적인 문제가 발견되어 이단으로 규정된 것이다. 위 유튜브 영상 게시일이 2011년인데, 그 이전인 2009년에 예장고신에서 이단으로 규정이 내려졌다. 이후 2017년 신 목사가 소속된 예장합동에서도 이단으로 규정을 내렸다.

스베덴보리가 이단으로 규정되었다는 사실은 신학자요, 목회자인 신 목사가 모를 리 없다. 몰라서도 안 되는 위치에 있는 이다. 이단 규정 받은 자가 환상 체험하고 쓴 책과 신 목사가 환상 체험했다는 것에 관련성이 없다고 할 수 없다. 그가 스스로 깊은 영감을 받았다고 했고, 또 성도들에게 읽어보라고 권면하고 있으니 말이다.

흥미로운 부분이 있다. 신 목사는 환상 체험을 통해 천국의 모습을 설명하면서 “그곳에 있는 사람들의 나이층이 30대입니다. 예수님 부활할 때의 모습처럼 말입니다. 그곳에는 노인도 없고, 아이도 없습니다”고 언급했다. 다시 말해 천국에 있는 사람들은 30대 청년의 모습이라고 했다. 이유는 예수님께서 30대의 모습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또한 천국에는 노인과 어린아이들이 없다고 했다. 그들도 모두 30대 청년의 모습으로 바뀌었다는 식이다.

너무도 엉뚱한 체험의 장면들이다. 신 목사가 신학자요, 목회자라는 게 의문이 갈 정도다. 천국에 가면 성도들의 모습이 예수님의 나이 때로 바뀌나? 왜 그래야 하나? 그런 근거가 있나? 그럼 이런 질문이 자연스럽게 등장한다. 신 목사의 체험이 객관적 사실이라고 가정해 보자. 천국에 간 사람들이 예수님처럼 오직 나이만 30대로 바뀌나? 나이 외에 다른 외적인 형태도 예수님과 같은 모습으로 바뀔 수 있다는 것 아닌가? 그럼 천국에 있는 사람들의 모습은 모두 예수님과 동일한 외형을 갖게 되는가? 의문이 꼬리를 물게 된다.

또한 천국에는 노인과 어린 아이의 모습이 없다고 했는데, 그래야 할 이유가 있나? 노인과 어린 아이의 모습은 천국에 못 들어가는 외형인가? 혹시 그 노인과 어린 아이의 외형 자체가 죄와 연관됐다는 말인가? 이사야 선지자가 천국을 소망하며 묘사했던 “젖 먹는 아기가 독사의 구멍에서 장난하며 젖 뗀 어린아기가 독사의 굴에 손을 넣을 것이라”(사11:8)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이사야 선지자는 ‘젖 먹는 아기’와 ‘젖 뗀 어린 아기’의 모습을 통해 메시야의 때를 설명하려고 했다. 신 목사가 체험했다는 천국의 모습과 정면으로 충돌되지 않은가? 가만히 따져볼 내용이 한두 개가 아니다.

덕정사랑교회에서 올린 ‘천국 지옥 간증’ 영상은 듣기에 민망할 정도다. 옥한흠 목사가 지옥에서 울부짖는 내용이라며 곡하는 것과 같은 소리를 담고 있다. 이름만 대면 알만한 신학자와 목회자들도 지옥에 있다며 그 체험담이라는 것들을 유튜브에 올리고 있다. 유튜브 영상을 볼 때 분별이 더욱 필요한 이유다.

체험을 해야만 하나? 

대부분의 유튜브 영상에는 댓글이 달려있다. 그 영상을 시청한 이들이 자신의 의견을 남겨놓은 흔적이다. 경우에 따라서 수 백개씩 달려 있는 것도 있다. 위 천국 지옥 체험 영상에도 댓글이 달려있다. 간단히 정리해보면 아래와 같다.

“천국과 지옥은 실제로 존재합니다”(씨어***)
“사후세계는 있지요”(justine***)
“천국과 지옥은 분명히 있습니다. 제발 믿으세요”(김**)
“유체이탈을 체험하셨군요”(남**)
“예수님 믿으세요. 지옥은 무서운 곳입니다. 천국 가세요”(보***)

댓글 중 가장 많은 내용이 ‘천국과 지옥의 존재가 있다’는 것이다. 즉, 천국 지옥 체험담의 목적이 하나님께서 천국과 지옥이 확실히 있음을 알려주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체험담을 간증으로 설명하는 이들도 한결같이 그렇게 주장하고 있고, 댓글로 반응을 보인 이들 상당수도 동일하게 강조하고 있다. 다시 말해 천국과 지옥이 확실히 존재하니 예수님을 잘 믿고 지옥 가지 말고 천국에 가야한다는 메지시를 전하기 위한 게 이러한 ‘간증’(?)의 목적이라는 말이다.

이런 질문 앞에 서 볼 필요가 있다. 천국과 지옥의 존재를 알기 위해서 굳이 검증되지 않은 위험한 ‘체험담’을 들어야 할까? 성경에 이미 많은 구절로 천국과 지옥의 존재와 그 내용이 기록되어 있다. 이것으로 부족할까?

하나님께서는 천국과 지옥의 존재를 보다 ‘확실히’ 알려주기 위해서 환상 등을 통해 체험하게 하셨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많다. 과연 그들의 주장은 옳을까? 만약 그들의 주장이 옳다면 우리는 예수님의 존재, 하나님의 존재, 성령님의 존재 등을 더욱 ‘확실히’ 알기 위해 환상 등에 의존해야 할 것이다. 성경만으로는 ‘확신’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기자는 ‘천국 지옥 체험기 어디까지 믿을까?’라는 제하의 기사를 작성한 바 있다(참조 http://www.amen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4422). 천국 지옥 체험 내용으로 집회를 하고 있는 이들의 모습과 관련된 서적들을 언급했다. <천국은 확실히 있다>(토마스 주남, 서울말씀사), <내가 본 천국>(펄시콜레, 일신출판사), <내가 본 지옥>(메리 백스터, 오리진), <지옥에 다녀온 사람들>(모리스 S. 롤링스, 요단출판사) 등이 당시에 거론된 서적들이다. 이후 관련된 책은 끊이지 않고 출판되어 왔다.

천국과 지옥의 존재를 확신하게 위해서 환상 등을 통한 체험이 필요할까?
이승구 교수(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조직신학)는 천국과 지옥 체험을 강조하려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고 언급했다. 체험했다는 내용들 또한 자신이 처해 있는 문화적 상황 속에서 그려지는 종교적 경험일 뿐이라고 말했다. 계속해서 이 교수는 천국과 지옥 체험 목적이 ‘천국과 지옥을 사람들에게 확실히 알게 하기 위한 것’이라는 체험자들의 주장에 대해, 천국과 지옥 존재의 확실성은 성경 하나만 가지고도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천국과 지옥 체험’ 자체에 의문을 던졌다.

장운철 기자 kofking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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