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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판 요나?..고래 입속 드나든 다이버

기사승인 2019.03.13  11: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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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 깨달았다”

<교회와신앙> 김정언 기자성경은 고래 사이즈의 큰 물고기가 요나를 삼켰다는 실화가 나온다. 그런데 새우 등 작은 물고기를 먹는 만큼 목구멍이 작은 고래가 사람을 삼키지도 않으며, 그럴 수도 없다는 것이 정설이다. 그래서 요나를 삼킨 것은 고래가 '아니다'는 견해가 유력하다. 그럼 뭐였을까? 아마도 향유고래였거나 대상을 씹는 대신 삼키는 종류의 거대 상어가 아니었을까?

   
쉼프를 들이켰다 내뱉은 브루다 고래. 쉼프의 두 다리가 보인다. 곁은 돌고래

그런데 놀랍게도 실제로 고래가 사람을 ‘삼킨’ 실례들이 근래 발생하고 있다. 가장 최근에는 남아프리카의 해양투어 오퍼레이터인 다이버 레이너 쉼프(Rainer Schimpf, 51세)씨가 큰 고래의 입에 들어갔다가 기적적으로 살아난 사건이 일어났다.

영국 언론에 따르면, 쉼프는 지난 2월말 남아프리카 케이프타운 동쪽 일리저벳항 인근 바다에서 동료 둘과 함께 정어리 떼의 움직임을 촬영하며 스노클링을 하고 있던 차였다. 그런데 갑자기 16.7미터 크기의 '브루다'고래(Bryde's whale)가 나타나 정어리 떼와 함께 그를 삼키려고 들이켰다.

'미끼공'(bait ball)의 일부가 된 셈. 순간 쉼프의 다리는 고래 입밖 허공에 매달렸고 이 모습을 동료 사진사와 그의 아내 실크가 숨죽이며 고스란히 지켜봤다. 그러나 불과 2초도 채 안되어 도로 내뱉음을 당해 살아났다.

쉼프는 고래 입에 들어간 순간, 돌연 주변이 캄캄해지고 엉덩이에 세찬 압박감을 느꼈단다. "순간 숨쉬기를 멈췄다"는 그는 "달리 할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었다는 뜻이다"고 밝혔다. 그는 고래가 자신을 공격하려던 게 아님이 확실했다면서 "고래 역시도 나처럼 무서웠을 것이다"고 주장하기도. 쉼프는 20년 경력의 해양 환경보존운동가로 수상 경력도 있다. 범고래의 돌고래 사냥 습관을 집중 탐사해오기도 했다.

중대했던 위기는 쉼프가 고래의 지느러미에 다치지 않았다는 사실. 고래 지느러미에 한번 맞아도 갈비뼈 등이 쉽게 부러진다. 쉼프는 극적으로 탈출한 뒤 "인간이 광대한 바다에서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 깨달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다시 태어난다면 고래로 살겠다"고 환생윤회론 같은 것을 주장하기도. 동료 다이버는 고래가 그를 돌고래로 오인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지난 1900년대 초반 한 선원이 이빨이 있는 향유고래에 삼켜져 그 뱃속에서 36시간을 생존해 있었다는 증명되지 않은 스토리가 있었다. 이것은 과학이 더 발달한 뒤늦게 1991년 조사 결과 ‘사실일 수 없음’이 입증됐다.

쉼프의 이번 스토리는 사건 순간 전후의 비디오 촬영만으로도 큰 가치가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해당 비디오는 단 이틀만에 조회 수 150만회를 넘겼다. 다이버와 수영자들, 뱃사람들은 고래가 해안 가까이에서 방해받지 않고 자유롭게 먹고 쉬면서 새끼들에게도 먹이를 먹일 수 있는 광경 자체가 놀랍고 평화롭다고 찬탄하게 되었다.

한편 명칭이 현지어 '브루다'로 발음되는 이 고래는 보통 젠틀 자이언트로 불리는 대부분의 고래들처럼 성질이 유순하며, 흰긴수염고래나 혹등고래 같은 수염고래(baleen whale)과로 열대성 해양동물이며 따라서 극지방에선 발견되지 않는다. 최대 크기 평균 15m에 몸무게 40톤까지 자라는 큰 고래다. 한번 숨 쉬고 최장 20분 견디며, 최저 300m까지 잠수한다.

'한묶음 스타일'로 먹는 형(batch feeder)인 브루다의 먹잇감으로는 플랑크톤 외에도 크릴새우, 홍게, 새우, 멸치, 정어리 등 다양한 종류의 소형 어류를 한꺼번에 삼킨다. 사람이나 큰 동물은 먹지 않지만, 간혹 ‘실수’로 작은 새 등을 삼키기도 한다.

김정언 기자 skm01_@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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