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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경애] 구레네 사람 시몬 같이2

기사승인 2019.03.29  14: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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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경애 사모/ 최삼경 목사

   

▲ 장경애 수필가

성경 속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이름이 나온다. 그저 생각만 해도 떠오르는 이름이 있는가 하면 아무리 생각해도 떠오르지 않는 모르는 이름도 있다. 또한 하나님으로부터 귀하게 쓰임 받은 인물도 있고, 악하게 쓰임 받은 인물도 있다.

언젠가 어떤 목사님으로부터 이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성경에 나오는 사람들 중에 어떤 모양으로든지 쓰임 받은 사람은 이름이 나오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은 이름이 나오지 않는다고 하셨다. 예를 들면 거지 나사로와 부자 이야기를 보면 나사로는 신분도 천한 그야말로 가난뱅이 거지이지만 나사로라는 이름으로 기록되어 있고, 부자는 이름이 없이 그냥 부자라고 칭했다고 하셨다. 그러나 성경에는 악하게 쓰임 받은 사람의 이름이 없는 것이 아니라 수도 없이 많이 등장하는 것을 보면 이 말은 꼭 맞는 말은 아니다. 하지만 이왕이면 귀하게 쓰임 받아 대대로 존귀한 이름으로 남는 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 보았다.

성경에 기록된 수많은 사람들 중에, 특히 이 사순절에 절대로 간과할 수 없는 이름이 있다. 그 이름은 바로 구레네 사람 시몬이다. 이 사람의 이름이 거론되는 곳에는 언제나 시몬이라는 이름 앞에 구레네 사람이라는 단서가 나온다.

성경에는, 특히 신약에는 시몬이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이 여러 명 나온다. 시몬 중에 내가 가장 잘 아는 시몬은 예수님의 수제자 베드로 시몬이다. 그리고 내가 동질 의식을 느끼는 시몬은 바로 구레네 사람 시몬이다. 이 구레네는 지금의 리비아 수도인 트리폴리 지방이라고 하는데 아프리카라는 점에서 이 시몬은 흑인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곳은 예루살렘에서 상당히 먼 곳인데 유월절 순례자로 예루살렘에 온 것으로 보아 유대교인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그런 것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다만 그가 예수님의 십자가 구속 사업에 조금이나마 몸소 참여하였다는 점이고, 또 한 가지는 자원해서가 아닌 억지로 참여했다는 점이다.

   
 

그는 예수님께서 십자가를 지고 지나가는 길목에 있었다. 마치 큰 구경거리라도 되는 양 수많은 인파 속에 그도 끼어 있었을 것이다. 그곳에서 인류 역사의 가장 크고 위대한 사건을 호기심 짙은 눈으로 바라보며 어떤 생각을 했을까?

그는 예수님께서 십자가를 지고 가시는 모습과 함께 예수님께서 십자가의 무게를 못 이기고 쓰러지신 모습은 물론 쓰러지신 예수님을 인정사정없이 채찍질하는 그 끔찍한 모습도 보았을 것이다. 도저히 더 이상 예수님께서 십자가를 지고 갈 수 없을 것으로 판단한 로마 군병은 예수님을 대신하여 십자가를 지고 갈 사람을 찾았을 것으로 보인다. 그 때, 그는 예수님이 쓰러지신 곳에서 가장 가까이 있었고 또 그 무거운 십자가를 질만한 체격이었음에 틀림이 없다. 그렇기에 로마 군병은 그를 지목한 것이리라. 세상 말로 아닌 밤중에 홍두깨라고 얼마나 놀랐을까? 하필 왜 내가…

그러나 그는 수많은 인파 가운데에서 뽑힌 사람이었다. 많고 많은 사람 중에서 오직 한 명이었던 것을 생각하면 그는 인류 구속의 위대한 과업에 유일하게 몸소 동참한 사람이 되었다. 처음엔 싫다고 거부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그 무거운 십자가를 예수님을 대신하여 지고 갔다. 그렇게 억지로 참여했지만 그는 너무도 큰 복을 받았다. 성경에 보면 훗날 그의 가정이 하나님으로부터 복 받았음을 알 수 있고, 또 복 받은 것을 구체적으로 말하는 학자도 있다. 만약에 그가 자원하여 예수님의 십자가를 대신 졌다면 얼마나 많은 복을 받았을까?

"하나님께는 공짜가 없다"라는 말이 있다. 자원하는 마음이 아닌 억지로 십자가를 졌는데 무엇을 잘했다고 하나님께서는 그의 가정을 그리도 축복하셨을까? 이것이 바로 깊고 크신 하나님의 사랑이다.

하나님은 억지로라도 하는 것을 하지 않는 것보다 귀하게 여기신다. 그리고 그런 마음을 긍휼히 여기신다. 어쩌면 신앙의 선진들이 다 자원하는 마음으로 순종하고 충성한 것은 아닐 것이다. 모세도 이리 빼고 저리 뺐지만 결국 하나님의 주권 앞에 무릎을 꿇고 이스라엘 백성을 이끌어내기 위해 애굽 땅으로 갔다. 바울은 또 어떠한가? 예수 믿는 사람을 죽이는데 선봉에 섰던 사람이었지만 다메섹 도상에서 주님을 만난 후에는 전도자 바울이 되지 않았던가?

"하나님께서는

당신이 필요로 하는 사람을 쓰신다. "

 

하나님께서는 당신이 필요로 하는 사람을 쓰신다. 자원하는 마음이 있든, 없든 상관없이 하나님께서는 하나님이 필요로 하는 사람은 억지로라도 쓰신다. 모난 돌을 다듬어 모퉁이 돌이 되게 하신다. 야생마를 길들여 명마가 되게 하는 것과 같다. 다만 하나님 마음에 드는 그 무엇이 있으면 믿음 없는 자를 믿음 있게 만드신다. 천한 사람도 하나님 손에 붙들리면 귀한 사람이 된다. 낮은 자도 높여 존귀케 하신다.

훗날 그는 그 날의 일로 인해 만감이 교차했을 것이다. 비록 억지로, 반 강제로 진 십자가였지만 자신의 일생에 있어 가장 자랑스럽고 최고로 잘한 일이었다고… 억세게 운이 나빴다고 생각했던 것이 결국엔 인류 역사에 최고의 행운아가 된 것을 생각하며 …

‘그럴 줄 알았으면 자원할 걸, 그럴 줄 알았으면 기쁘게 지고 갈 걸, 그럴 줄 알았으면 감사하는 마음으로 질 걸.’ 하지 않았을까?

장경애 객원기자 jka9075@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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