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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 발에 오줌 눈 교회

기사승인 2019.04.02  12: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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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헌 목사 / 벧엘교회 담임. 메종드블루 회장

   
▲ 김재헌 목사

때론 말이 안 되는 게 재밌다.
한 20년 된 것 같다. 이름하여 ‘장기목회 컨설턴트 세미나’로 기억한다. 필자도 강사로 섰던 기억이 있는데, 남은 시간 다른 강사의 강의를 듣게 되었다. 당시 인기 강사 중에 한 분이었던 분이 했던 발언이 오래 동안 잊혀지지 않았다.

“장로님들과 같이 교회를 세울 부지에 가서 다 같이 ‘일발장전’ 발사하면서 소변을 보았습니다......(중략)..... 왜 개들도 자기 영역 표시하려고 소변을 보지 않습니까? 같은 마음이었습니다. 저는 당회원들과 같이 가서 시원하게 교회부지로 낙점한 곳에 소변을 보았습니다.”

사실 그분은 소변이라고 표현하지는 않았다. 그 보다 더 멋스러운 표현을 했지만 지면상 순화했다.

일설에 의하면, 그분의 강의를 들은 수백, 수천 명의 목사님들이 당회원들을 설득하여 예정된 종교부지에 가서 오줌을 쌌단다. 감사하게도 일부는 교회 건축에 성공했단다. 안타깝게도 일부는 포기했으며, 또 많은 교회는 장로님들이 멀리 가는 실력이 부족해 교회 건축에 난황을 겪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어떻게 건축은 했다고 한다. 하지만 아쉽게도 더러는 믿음이 부족해 돌짝밭에 뿌려졌는지 경매처리 되었고, 더러는 길가에 뿌려졌는지 우리가 가장 미워하는 이단들 중의 하나인 아버지 하나님이 아닌 어머니 하나님 교회에 넘어갔다. 애석한 것은 참 오줌을 잘 누었는데 어쩌다가 경계선 너머로 소변이 흘러가 결국 이도 저도 아닌 경매사이트에 유찰에 유찰을 거듭 결국 본전도 못 건지 아픔이 생기기도 하였단다,

   
 

그 일 이후부터 소명을 받은 일부 목사님들 사이에선 적어도 목회를 잘하려면 어떤 것보다 ‘소변을 잘 보아야 한다’(?)는 조금은 신비주의적이고 희화적(戱畵的)인 경향이 교계(?)를 흔들기 시작했다.

목회뿐 아니라 모든 일들이 때로는 즉흥적이고 감성적인 면으로 흐를 때가 있다. 그 본질을 이해하지 못하고 감성적으로만 흘러도 문제이고 감성은 배제하고 지성적으로만 흘러도 문제이다. 교회를 성장시키고 부흥시키고 싶은 마음이야 모든 목회자 모든 성도들의 마음이겠지만, 언 발에 오줌 눈다고 추위를 이길 수 있을까?

왜냐면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것 중의 하나가 ‘사람은 지식에 따른 행동을 한다’는 사실이다. 이는 틀렸다. 사람은 자기 마음이 원하는 대로 행하는 매우 감성적인 존재이다. 마음을 다치거나 마음을 아프게 하면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 연출된다.

작금의 한국사회나 교회가 그렇다. 가난해도 마음만 강하다면 어떤 상처, 어떤 위기를 당해도 충분히 견디어 낼 수 있다. 그런데 감성을 깨워주는 존재가 부모이다. 하염없는 사랑, 대가를 바라지 않는 사랑이 어릴 때 주어지면 그 사람은 허다한 허물을 덮으며 살아간다. 어릴 때 자신의 부모로부터 무한한 사랑과 애착을 받아본 사람만이 허물을 덮을 줄을 안다는 것이다.

복음도 마찬가지이다. 복음이라는 놀라운 진리의 사실을 전하는 데에만 급급했지, 예수님의 본성인 사랑을 전달하는 데에는 소홀했다. 지난 50년간 우리 교회는 사랑을 보여주는데 인색했다는 말이다. 진리의 본체인 사랑을 전하는 대신 각종 방법(?)을 동원하기에 급급했다는 뜻이다. 교회 성장, 교회 부흥의 본질이 십자가의 은혜를 보혈을 흘려주신 예수님의 사랑을 흘려보내는 것인데, 각종 방법, 각종 비법을 통해 교회를 성장시키다보니 인격적으로 너무나도 부족한 성도들이 양산된 것이다. 그 성도들 중 더러는 목사가, 더러는 선교사가 더러는 교회의 각종 중직들이 되었지만, 해결되지 못한 쓴뿌리로 말미암아 여기저기 아픔을 호소하는 교회와 성도들이 넘쳐나는 것이다.

소망해 본다. 인격이 넘쳐나는 교회 인간미가 살아있는 목회, 마음과 정이 따뜻하게 흐르는 그런 교회들이 이 땅에 가득해지길, 부디 자라나는 세대들만큼은 욕심이나 야망이 아닌, 주의 은혜와 사랑에 그리고 그런 사랑과 은혜를 가진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사랑으로 가장 가까운 곳, 가장 작은 곳에서 사랑을 전하며 사는 가장 행복한 삶을 살기를 말이다.

김재헌 missionco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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