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ault_top_notch
default_setNet1_2

러시아 몰몬교 “나도 떨고 있니?”

기사승인 2019.04.23  09:51:39

공유
default_news_ad1

- 포교는커녕 현상유지만도 다행일 듯

<교회와신앙> 김정언 기자"우리들도 곧 여호와의증인들(이하 여증) 같은 운명이 될지 몰라."
러시아 내 몰몬교(공식명: 예수그리스도후기성도교회)의 몰몬들이 요즘 끈적한 불안 속에 살아가고 있다. 자기네들도 곧 폐쇄된 러시아 여호와의 증인들 같은 운명이 될 것이라 우려하고 있기 때문.

러시아 여증들은 지난 2017년 러시아의 신규 종교법인 '야로봐야 법(2016년 발효. 입안한 이리나 야로봐야 국회부의장의 이름을 땀)'에 의해 '극단 단체'라는 단죄를 받은 이래, 전국의 모든 집회장소가 폐쇄, 압류당하고 집회와 포교행위 등이 완전 폐지된 바 있다. 야로봐야 법은 발효 약4주년을 맞았다.

   
포교의 입이 막힌 러시아내 몰몬교 상황을 풍자한 만화. 출처 RFE-RL

포교 포기 귀국행 

지난 3월 크라스노다르와 노보로시스크 법원은 2명의 미국 몰몬교도의 '축출'령을 내렸는데, 이를 기점으로 몰몬교에 대한 박해가 전개되리라고 본 유력한 견해가 있었다. 데이빗 유두 가그(19)와 콜 데이비스 보로도프스키(20), 두 청년 몰몬 장로들의 국외 축출을 선고했다. 둘은 3월 하순 석방되어, 크라스나도르-이스탄불-뉴욕 행 항공편으로 미국으로 되돌아갔다. 젊은 몰몬 포교사들은 현지에서 '장로'로 자임한다.

둘은 종교행위의 '포장' 아래 영어를 가르쳤다고 이민법 위반 혐의를 받았다. 이와 관련, 둘의 변호를 맡은 세르게이 글리준차 변호사는 "몰몬들이 여증과 같은 박해를 받을 전조"라고 분석했다. 노보로시스크의 한 몰몬교 여성은 몰몬교가 "청소년들의 마음을 왜곡시키고 있다고 러시아 정교회가 (잘못) 평가했다"고 우려를 표하기도.

헤이그와 브로도프스키가 러시아 입국의 목적으로 삼은 영어대화는 자원봉사자로서의 포교행위에 해당했다. 해당 지역의 몰몬교도인 이리나는 "두 분은 우리나라를 알고 싶어 왔던 것이다"면서 "둘 다 매우 열려있고 언제나 누군가를 돕고 있었다. 쉼터에서 일하고 어르신들을 돕고, 장애인 아파트에서 수리 일을 하곤 했다. 모임 때는 자신들의 나라인 미국을 소개했다. 우리 청소년들이 영어를 할 기회를 갖기도 했다"고 전했다.

담당 변호사는 헤이그와 브로도프스키의 혐의가 "입증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행정건에서는 불법교육행위의 증거가 없었다. 두 젊은이는 단지 러시아인들을 만났을 뿐이고 미국 얘기를 했고 자신들과 대화를 나눌 것을 요청했다.

3월 1일 연방이민국 직원이 모임장소에 찾아와 모든 참석자의 신원을 확인했으나 모임 자체의 오디오 녹음도 없었다. 강의초록도 없었고 과제물도 없었으며 이 서비스 활동을 위한 지출도 없었다. 유일한 불법행위 증거가 있었다면 영어가 틀린 경우 고쳐줄 것 뿐이었다. 변호사는 말한다. "나는 이것을 교육이라고 하지 않는다. 나 자신 남이 러시아어를 잘못하면 고쳐주기 때문이다." 현장엔 흑판이나 분필도, 알파벳 따위를 쓸 노트조차도 전혀 없었다.

크라스노다르 지방법원은 뭐든 첫 재판 때 결정한 것을 집행해 버린다. 이에 따라 글라준차는 연방대법원에 항고했다. 두 몰몬교도는 굴케비치 지역의 외국 시민을 위한 시설에 묶여있으면서 하루 세 끼 식사를 제공받고, 부모와 통화도 가능했다. 문제는 출국까지 마감 시한이 없었다는 점. 가까운 해외 사람들은 6개월이 보통이다.

러시아 종교 현실

러시아는 정교회, 이슬람교, 유대교, 불교만 4대 전통 종교로 인정하며, 이에 따라 미국에서 온 침례교, 오순절교 등 기독교 계열 종파들과 이단 계열 등은 차별 또는 금지를 당하기 일쑤이다. 여증은 7명의 러시아 교도가 시베리아의 수르구트 시에서 법 집행관들에게 '고문'을 당했다고 주장하기도.

또한 덴마크 출신인 여증 데니스 크리스텐슨 장로는 올해 2월 6일 러시아 서부의 오리올 시법원에서 6년형을 받기도 했다. 미국무부는 지난 3월 13일 러시아의 인권 탄압이 심각한 "종교 자유에 대한 심각한 규제"에 포함된다고 발표.

러시아 몰몬교 현실

한편 몰몬교의 종주국인 미국의 창교자 조셉 스미스가 창교 15년만에 2명을 러시아 포교차 보낸 것이 최초였고, 1989년 주 모스크바 미국 대사관 직원이 아파트에서 모임을 시작한 그 해 12월 레닌그라드(현 상트피체르부르크)에 회중이 창설돼 약 100명의 교도가 있었다. 공산정권이 붕괴되던 1991년엔 약 300명이었다가 같은 해 5월 정부의 공식 인가를 받았고, 10년만에 1만4000명으로 불어났다. 최근까지는 약 2만3000 교도들과 6개 포교센터, 64개의 가족역사센터(FHC), 100여개의 회중 등이 분포돼 있다.

야로봐야 법 발효 이래 몰몬교도 포교권을 잃어, 이젠 단지 포교 대상 아닌 '친구들'로만 사귈 뿐이다. 야로봐야 법 이후 미국 유타 솔트레이크시티의 몰몬교 본부는 러시아의 법을 "존중하고 지탱하고 복종"하기로 다짐하고 포교 목표를 바꾼 뒤로 교세가 답보 상태다.

러시아 몰몬교의 세르게이 안타마노프 대변인은 "선교는 오랫동안 개종과 복음전파와 직결돼 있었다"며 "그러나 (야로봐야 법 이후) 상황이 급변하면서 전세계 다른 곳과 같은 활동이 이곳 러시아에선 불가능할 것으로 본다. 그러므로 이젠 빨리 적응하는 길 밖엔 없다."고 말한다.

러시아 국영언론은 오래 전부터 몰몬교를 위험 사교로 낙인찍어왔다. 몰몬교의 부와 미국이라는 배경이 곧 첩보와 선동의 전선임을 입증하는 줄로 해석했다. 러시아어 인터넷엔 안티-몰몬 사이트로 가득하다. 전적 사교 출신자가 교도들을 정상으로 고쳐주겠다고도 선전한다.

정교회가 ‘종교빨’ 핵심

이들 안티 사이트 다수는 러시아 정교회에 연계된 것으로 알려진다. 러시아 정체성을 흐리는 외래 종교들의 확산을 막겠다는 발상이다. 정교회 트베르 부활 대성당의 게오르기 벨로두로프 사제는 러시아 몰몬들이 서구적인 더 나은 삶을 추구하느라 '홀렸다'고 풀이한다. "미국은 안전한 항구요 젖과 꿀이 흐르는 낙원이 군림하는 곳으로들 알고 지낸다"면서 "몰몬교는 더 나은 삶의 첫번째 가장 유혹적인 장소"라고 그는 분석.

벨로두로프는 "우리 것(정교)은 역사적, 전통적인 교회다. 본토 신앙이다"면서 "러시아 정교는 곧 우리나라의 유전자 구성이다"고 단언한다.

그럼에도 솔트레이크시티의 몰몬교 본부는 4월중, 조만간 러시아에 최초의 신전을 건립하겠다고 호언장담하고 나섰다. 러시아 50개 도시에 모임터가 있지만, 신전이 없어 굳이 신전 방문을 하려거나 신전 예배를 찾는 사람들은 우크라이나, 핀란드 등으로 가야 한다.

그러나 러시아의 어디가 신전 건립 후보지가 될 지는 미지수다. 한 몰몬은 이 정치 와중에 그런 계획은 "몽상에 불과하다"고 체념하듯 신음한다. 반면 안타마노프는 낙관적이다. 종주국인 미국의 포교사들을 더 의존하지 말고 자체 이니셔티브를 갖노라면 꿈의 성취가 멀지 않다는 것.

하지만 현실은 여증처럼 안 되는 것만도 다행인지 모른다.

양봉식 기자 sunyang@amennews.com

<저작권자 © 교회와신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default_news_ad4
default_side_ad1

인기기사

default_side_ad2

포토

1 2 3
set_P1
default_side_ad3

섹션별 인기기사 및 최근기사

default_setNet2
default_bottom
#top
default_bottom_not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