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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씨 없으면, ‘최’ 씨 없으면

기사승인 2019.05.09  14: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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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경애 사모/ 최삼경 목사

   

▲ 장경애 수필가

제목을 보며 이게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인가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이 제목은 어쩌면 우리 부부에게 하는 말인지도 모른다. 그것은 아내인 나의 성이 장 씨고, 남편의 성이 최 씨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장 씨 성을 가진 여자와 최 씨 성을 가진 남자가 부부가 된 것이다.

내가 중학교 2학년 때의 일이다. 우리 반에 최 씨 성을 가진 친구가 있었다. 성격적으로 그리 맞는 친구는 아니었지만 단지 키가 비슷해서 앉는 자리가 가까이 있는 친구였다. 그런 친구가 하루는 내게 이런 말을 하는 것이었다. 자기의 엄마를 따라 점보는 집에 갔는데 그 점쟁이가 이 말 저 말을 하더니 자기를 바라보면서 이 다음에 결혼할 때 장 씨 성을 가진 남자와 결혼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장 씨 성을 가진 사람하고 결혼하면 부자로 잘 살 거라는 말을 듣는 순간 내 생각이 났다고 한다. 그러면서 나에게 오빠가 있느냐고, 있으면 자기에게 소개시켜 달라고 천연덕스럽게 말을 하는 것이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모르겠으나 나는 오빠 없는 맏딸이다.

나는 그 점쟁이의 말을 눈곱만큼도 신뢰하지 않았지만 이상스럽게도 최 씨 성을 가진 여자가 장 씨 성을 가진 남자를 만나면 좋겠다는 말이 자꾸만 생각났다. 그것은 나의 엄마의 성도 최 씨였기 때문이고, 또 비록 신뢰하지 않는 점쟁이의 말이었지만 나쁘게 들리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세월이 흘러 나 역시 최 씨 성을 가진 남자와 결혼을 했다. 그 때도 한 반 친구였던 그 아이와의 일이 떠올랐다. 남편은 나에게 장난스럽게 이런 말을 하곤 했다. 장 씨는 최 씨 없으면 못산다고. 그러면 내 동생들이 아우성이었지만 남편은 나의 부모님을 보아도 그렇고, 우리 부부를 보아도 그러하니 확실히 증명된 것 아니냐고 하여 웃을 때가 많았다.

그런데 또 한바탕 웃을 일이 생겼다. 몇 년 후, 내 남동생이 결혼을 했는데 이게 웬일인가? 남동생 아내의 성이 다름 아닌 최 씨였다. 정말 장 씨가 최 씨 없으면 못사는 것인지, 최 씨가 장 씨 없으면 못사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우연의 일이라고 하기에는 필연적인 요소가 있는 듯했다.

내 남편은 그 일 이후 더 의기양양하게 “장 씨는 최 씨 없으면 못 산다”는 것을 증명했다며 개구쟁이처럼 호들갑을 떨었다. 그런데 그 남편의 증명 아닌 증명이 증명처럼 보이는 일이 생겼다.
나의 남동생의 딸이 성장하여 결혼할 나이가 되었을 때였다. 형제끼리 앉아 조카 결혼에 대해 이야기하는 도중, 장난스럽게 ‘또 최 씨는 아니겠지?’라는 말을 농담 반 진담 반 이야기하기도 했다.

그리고 얼마 후, 나의 남동생의 딸이 결혼할 남자를 부모님께 소개시키며 인사를 드리도록 집으로 데리고 왔다. 남동생은 딸의 신랑감과 대화하던 중, 이름을 묻게 되었다. 그러자 그 조카사위감은 당당하게 자신의 이름 석 자를 말했다. 그 이름을 들은 내 남동생은 ‘이게 무슨 일이냐’라는 듯 너무도 놀랍고 기가 막혀 박장대소하고 말았다. 그리고는 자기도 모르게 이런 말이 튀어 나왔다. “또 최냐?” 그것은 그 아이 역시 최 씨였기 때문이었다.

결국 내 친정의 네 명의 장 씨는 최 씨 없으면 못사는 사람이 되었고, 아니 네 명의 각기 다른 최 씨는 내 친정의 장 씨 없이는 못사는 사람들이었음이 증명되었다.

이 글의 초고를 나의 딸이 읽은 후 하는 말이 “나도 장 씨를 만났어야 했거늘…” 참고로 내 딸 남편의 성은 김 씨다.

장경애 객원기자 kyung5566@hanmail.net

<저작권자 © 교회와신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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