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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길원 행가래] 주기도문 주일 아침에 드리는 치유의 고백

기사승인 2019.07.29  10:3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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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길원 목사/행복발전소 하이패밀리 대표, 청란교회 담임

   
▲ 송길원 목사

지지난 주부터 난 무척이나 고통스런 나날을 보냈다. 갑자기 찾아온 허리통증으로 무력증이 찾아오고 우울증이 덮쳤다.

동네의원에서는 단순한 근육통으로 진단했다. 약을 먹고 물리치료를 받았지만 고통은 여전했다. 하남의 통증의학과를 찾았다. 근육이 찢어졌다고 했다. 근육 주사를 맞았다. 하지만 차도는 없었다. 여전히 두 아이가 나를 부축해 차를 태우고 아픈 다리를 들어 올려주어야 했다. 기분 나쁜 통증이었다. 다시 서울로 치료를 받으러 갔다. X-레이 촬영 결과 척추측만증에다 4-5번 요추에 디스크 탈출이 의심된다고 했다. 이번에는 병명이 하나 추가되었다. 근육통에 관절통이었다. 안고 일어서는 것이 고통이었다. 세안도 어려웠다. 허리를 굽힐 수 없으니 발도 씻을 수 없었다. 손대신 한쪽 발로 다른 발을 씻겨주면서 트위스트를 해야 했다. 그러다 엇나가면 어김없이 인두로 허리를 지지는 듯 아려왔다. 아내가 양말을 신겨주었다. 하루하루가 힘들고 고달팠다. 일상의 행복이 무엇인지 절절했다. 매일 매일이 기적인 것을 놓쳤다. 고마운 것을 몰랐던 허리와 엉덩이에 감사했다.

아내의 다친 발목을 치료해준 재활 치료사를 찾아갔다. 하루 이틀 몸살을 하고 차도가 있을 거라 했는데 탁월하다는 그의 진단도 빗나갔다. 여전히 통증은 나를 괴롭혔다. 지독했다. 세 의사와 재활치료사의 진단과 치료가 허망했다. 겉으로는 멀쩡한데 지독한 통증과 싸워야 했다. 35~6년의 허리수술 때의 악몽이 떠올랐다. 난 당시 부마항쟁의 주동자로 잡혀 모진 고문을 당했다. 지난 정부 때 이 사실이 인정되어 보상금까지 수령했다. 지금도 〈변호인〉이란 영화에서 사실묘사로 찍은 고문이 떠오른다.

   
 

이런 상황 속에서 〈러빙유〉는 다가왔다. 화요일 아침, 주기도문 길을 걷기로 되어 있었다. 전날까지도 고민은 계속되었다. 담당 스텝이 가능한지를 물었다. 아침에 눈을 뜨고 결정하겠다고 답했다. 당일 아침까지도 고민은 이어졌다. 마침 내가 결정장애자 같은 자괴감마저 밀려왔다. 문득 “남들에게는 치유의 능력을 이야기했으면서 정작 너는 뭐냐?”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주님이 그렇게 묻고 계셨다. 마음은 요동쳤다. 여전히 겁먹은 채 출발점에 섰다. 마침 비가 몇 방울 후두둑 떨어졌다. 심상치 않은 날씨에 참가자들은 비옷을 걸치기 시작했다. ‘그냥 돌아설까?’

하지만 꺾이고 싶지 않았다. 앞장서 걸었다. 주기도문의 첫 번째 대목 ‘하늘에 계신 하나님 아버지’를 설명하고 나자 이상하게 힘이 생기는 듯했다. 발걸음이 떨어졌다. 두 번째 코스 세 번 째 코스... 한 코스 한 코스를 그렇게 정복해 갔다. 그리고 송영의 십자가를 뒤로하고 걸어내려오는데 발걸음이 이상할 정도로 가벼웠다. 허리춤 위로 들어 올리지 못했던 왼발이 하늘로 솟아올랐다. 신기했다. 혼자 집에서 스트레칭을 해 보았다. 끄떡없었다. 약을 집어 던졌다. 또 하나의 기적이 찾아오고 있었다. 아니 기도응답이었다.

지난 주기도문 보수 공사로 걱정하던 나에게 찾아왔던 ‘500만원 기적의 이야기’ 이후 하나님이 또 한 번 내게 안겨주신 스토리였다. 돌이켜 생각해 보니 병의 원인은 〈잠자는 마을〉 허가과정에서 발생한 산림훼손 문제로 정신적 고통이 컸다. 괜스레 불안감이 먹구름처럼 몰려오면서 잠못 이루는 밤이 몇날 며칠 지속되었다. 온 몸은 긴장으로 굳어갔다. 사역으로 누적된 피로가 나를 탈진으로 이끌고 있었다. 번아웃 증후군이었다. 겉으로는 태연했지만 몸은 정직했다.

예레미야의 탈진이 떠올랐다. 포기하고 싶은 마음에 하나님께 따져묻던 항변이 떠올랐다. 그러다가 항복을 선언하고 드리는 눈물의 기도가 떠올랐다.

여호와여 주는 나의 찬송이시오니 나를 고치소서 그리하시면 내가 낫겠나이다 나를 구원하소서 그리하시면 내가 구원을 얻으리이다”(렘17:14)

주기도문 동산에 죠지 뮬러의 5만 번의 응답을 뛰어넘는 이야기를 쓰겠다던 다짐은 그렇게 채워지고 있었다.

송길원 목사 happyhome100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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