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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부지리 환상과 매 맞은 아이 불쌍히 여기는 아비 이야기

기사승인 2019.09.25  11:3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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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봉식 기자의 통합총회 현장 수첩

<교회와신앙> 양봉식 기자】   “법은 아무 것도 아니다. 서로 상처를 내고 죽이는 일만 한다” 예장통합 104회기에 동남노회수습위원장이자 화해조정위원장인 채영남 목사의 말이다. 채 목사는 “법은 지키고 교회는 살려야 한다”라는 양비론을 들고 나와서 총대들을 설득하려고 했다.

심지어 채 목사는 자신이 보았다는 환상을 이야기하면서 세습으로 인해 갈라선 통합의 위기를 빗대어 말하기도 했다.

   
▲ 예장 통합 제 104회 총회 모습 

“영적으로 무서운 것을 보았는데요, 흑암의 권세가, 우리가 싸우고 있는 동안에 어부가 되어서 어부지리에서 나오는 조개와 새를 집어 담는 그런 환상을 보고, 이래서는 안 되겠다. 끝내버려야겠다. 하여간 104총회에서는 4자 들어갔으니까 명성 문제를 해결해야 되겠다. 그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채영남 목사의 지적은 굳이 환상을 보지 않더라도 알 수 있는 이야기다. 그런데 기도 가운데 환상을 본 것을 빗대어 명성교회 문제를 이야기 하는 것일까? 채영남 목사는 김수원 목사측과도 8차례나 사람을 보내서 사태를 해결하려고 했지만 수습위원회 자체를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무산되었음을 설명했다. 그렇지만 김삼환 원로목사가 사과문까지 내고 심지어 총회를 개최하는 곳까지 왔다고 밝혔다.

   
▲ 통합 104회 석상에서 발언하는 김삼환 목사 

김삼환 원로목사는 총대들 앞에서 사과하면서 자신이 어린 시절 아버지로부터 매 맞은 이야기를 꺼내 들었다.

“어렸을 때 목욕을 하다 아버지에게 들켜서 왜 일을 안 하고 목욕하느냐 하면서 저를 많이 때렸습니다. 맞다 보니 피가 났습니다. 코와 입에 피가 나니까, 아버지가 한 순간에 노를 멈추고 피를 닦아주시더라고요. 맞은 것보다 그 고마움을 나중에 평생 잊을 수 없는 아버지의 사랑으로 가슴에 안고 있습니다.”

김삼환 목사는 “저희 교회가 피투성이가 되도록 많이 맞았습니다”라고 호소했다. 또한 “저희들은 101회, 102회 총회와 지금까지 모든 총회의 뜻을 따른다고 해서 한 일인데 그래도 일부의 많은 분들에게 아픔을 드린 것에 대해 진심으로 이해를 빌겠습니다”라고 말했다.

결국 채영남 목사와 김삼환 목사의 직접 등장한 사과는 7인의 수습전권위를 통한 수습안을 내서 결론을 짓자는 안에 총대들이 적극적으로 찬성하면서 어떤 안건이 나오느냐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날 사과한 김삼환 목사 발언 중에 “예장 합동 측에서는 없는 법도 만들어서 사랑의교회를 살리고 목사님을 살려 주셨다”라는 대목이 있다. 이 말에는 “합동도 불법을 저지른 사랑의교회를 법을 만들어 살렸는데 명성도 살려야 한다”는 뜻이 담겨 있다.

일리가 있어 보이지만 채영남 목사의 발언과 김삼환 목사의 발언의 중심은 교회를 살리기 위해서 불법도 적당히 하고 사랑으로 덮고 가자는 뜻이 더 비중이 있어 보인다.

하지만 채 목사의 발언에는 불법을 저지르지 않고 일방적으로 당하기만 한 김수원 목사를 오히려 화해도 하지 않으려는 사람으로 몰아간 인상이 짙다. 그동안 동남노회 명성측 노회원들과 명성교회는 사회 법정에서나 총회 재판에서 판결난 것을 이해하지 않는 초법적인 행동들을 해왔다.

더구나 김삼환 목사의 사과는 사과라기보다 사랑의교회를 법을 만들어 살렸듯이 명성교회도 법을 만들어서라도 살려달라는 요구로 들리는 것이 이상한가?

교회를 살려야 한다면, 그 자리에 일방적으로 당산 김수원 목사측도 불러서 화해조정을 하는 것이 마땅했다고 본다. 미처 그런 생각을 하지 못했다고 변명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모든 과정에 석연치 않은 구석이 많고 또 명성 편들기의 일환이라는 냄새가 풀풀 나기 때문이다.

김태영 신임총회장의 말대로 104회기에서 명성교회 세습 문제는 일단락을 짓는 것이 맞는 이야기다. 그러나 수습안에 들어있는 처리 방법을 보면 매우 정치적인 꼼수들이 보인다. “제104회 총회 폐회 이전에 수습방안을 보고하고, 동 수습방안을 총회가 토론 없이 결정”은 결국 총회 마지막 날에 처리할 여지를 둔 것이다. 이것은 총대들이 자리를 거의 비우는 시간대에 명성지지 총대들 중심으로 수습안을 통과시킬 수 있다는 계산에서 나온 꼼수라는 지적이다.

수습위원회의 수습안은 여전히 정치적이고 순수하지 못해 보이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벌써부터 명성교회 수습을 위한 7인의 정권위원에 대해서도 우려스러운 목소리가 있다. 교계는 물론 일반인들도 관심을 갖고 있는 명성교회 세습문제를 수습안마저 명성교회가 바라는 방향으로 작성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동안 법을 지키려고 했던 이들을 고집불통의 교회를 뒤흔드는 이들로 치부했다. 정작 이 문제의 원인을 제공한 명성교회의 김삼환 목사는 사과하는 자리에서 조차 “저희들은 101회, 102회 총회와 지금까지 모든 총회의 뜻을 따른다고 해서 한 일”이라고 항변했다. 세습묘안을 짜내기 위해 헌법위원회의 해석을 뒤흔들었던 것을 여전히 문제없다고 생각하는 김삼환 목사의 발언이다.

진정한 사과는 재심의 판결을 받아들이는 것이었다. 그렇지만 수습안을 통해서 결자해지 하겠다는 결론이 난 이상 수습안에는 재심판결을 수용하는 전제와 그동안 불법을 저지르지 않고도 피해를 입은 김수원 목사를 비롯한 동남노회 비대위도 충분히 명분을 줄 수 있는 수습안이 만들어져야 할 것이다.

양봉식 기자 sunyang@ame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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