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ault_top_notch
default_setNet1_2

명성세습 결국 통과, “이러니 개독교란 소릴 듣지!”

기사승인 2019.09.27  15:00:13

공유
default_news_ad1

- 통합(104회) 결과에 대한 이수영 목사, 언론, 네티즌들의 반응

<교회와신앙> 장운철 기자】  예장통합이 결국 ‘명성 세습’을 인정했다. 명성교회가 세습을 한다는 것 자체가 103회 총회와 총회재판국의 판결 등으로 볼 때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런데 그 일이 한 순간의 사건으로 인해 뒤집혀졌다. 

그 한 순간의 사건은 이렇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장 김태영 목사) 제 104회 총회가 지난 9월 23일부터 포항 기쁨의교회에서 진행됐다. 총회가 진행되는 둘째 날 김삼환 목사가 느닷없이 총회장소를 찾아왔다. 단상에 선 김삼환 목사는 총대들 앞에서 사과하면서 자신이 어린 시절 아버지로부터 매 맞은 이야기 등 넉두리를 늘어놓았다. 이런 자리를 마련해 준 이는 채영남 목사다. 명성교회가 소속된 서울동남노회 수습전권위원장이었다.

   
▲ 에장 통합 제 104회 총회 장면 

채 목사는 또 다른 수습전권위를 구성해 명성세습 문제를 일괄타결하자고 제안했다. 이를 김태영 총회장이 받았다. 그래서 7인으로 구성된 출처 불명의 수습전권위원회가 즉석에서 만들어졌다. 그들이 내 놓은 ‘안’을 표결에 부치기로 했다. 토론은 없다고 했다. 고소고발 등 법적 소송을 하지도 못하도록 했다. 결과는 예상한대로 나왔다. 총대 1,204명 중 920명 찬성이다.

지난 1년 동안 103회 총회와 총회 재판국 판결 등 모든 법적 절차에서 명성세습 불가 판정이 내려져왔다. 이런 과정이 있었기에 명성교회가 세습을 한다는 것 자체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런데 그 불가능이 뒤집어졌다. 근거 없는 ‘7인 수습전권위’가 만들어지더니, 그들이 요술방망이라도 사용한 듯 총회의 모든 법과 절차가 뒤집어지는 결과를 만들어냈다. ‘법’이 무용지물이 되는 순간이었다.

이러한 통합 총회의 결과에 대해 각계각층에서 반응이 쏟아져 나왔다.

먼저 이수영 목사는 “명성집단(차마 교회라고 부리기 민망하여 그렇게 부른지 오래입니다)의 세습과 관련하여 이번 총회가 내린 결정은 신사참배 결의 이후 가장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신사참배 때는 외세의 압력에 굴복한 것이고 이번에는 돈의 위세에 굴복한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단정합니다”고 비통한 심정을 드러냈다. 이 목사는 계속해서 “이 교단에 소속된 목사라는 것이 오늘처럼 부끄러울 수가 없습니다. 참담한 심정입니다”며 말을 이었다.

이수영 목사는 명성세습이 통과된 날(2019년 9월25일) 밤잠을 설쳤다며 단체SNS방에 다시 글을 올렸다. 이 목사는 “너무 화가 나서 밤잠을 설쳤습니다. 이 카톡방에 한 마디 말이라도 더 올리지 않으면 견딜 수 없을 것 같네요. 어제 총회에서 통과된 수습전권위원회 수습안이라 하는 것은 한 마디로 명성집단과 김 씨 부자에게 백기투항한다는 항복문서에 불과합니다”며 “아들 김 씨가 15개월만 잠시 쉬고 있으면 모든 것을 그들 원하는 대로 다 해드리겠고 앞으로는 그 누구도 명성세습에 대해 찍소리도 못하게 만들어드리겠다는 충성맹세 외의 그 무엇이겠습니까? 그 안에 대해 찬성한다고 손을 든 920명의 총대들은 훗날 옛 신사참배 결의 시 찬성한 자들과 하등 다를 바 없다는 역사적 평가를 받을 것임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고 말했다. 명성세습을 통과시켜준 것을 신사참배와 비교하며 치욕이라고까지 한 것이다.

그는 계속해서 “2019년 9월 26일은 명성집단에게는 위대한 승리의 날일지는 몰라도 예장통합교단으로서는 치욕의 날이고 하나님의 교회에 조종을 울린 날로 역사에 남을 것입니다. 자칭 수습안이라는 항복문서에 서명한 이들은 옛날 한일합방 문서에 날인했던 대신들과 무엇이 다를지를 돌이켜 봐야 할 것입니다. 오호 통재라, 교회가 이렇게 망하는구나!”라고 했다.

최성수 박사도 동일한 심정을 밝혔다. 최 박사는 “예장 통합 총회에서 명성교회 건을 처리한 결과를 숨을 죽이며 보았습니다. 이 결과에 대한 수많은 목회자의 한탄을 들었습니다. 죽었다며 근조를 표시한 분도 있었고, 더는 소망이 없다는 깊은 탄식의 소리도 접했습니다. 정말이지 황망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며 “그러나 이것으로 우리의 소망이 무너진다면, 우리는 그동안 총회를 바라며 살았다는 말이 아닐지요. 명성교회가 원하는 대로 되었다고 소망이 무너진다면, 우리는 그동안 명성교회를 의지하고 살았다는 말이 아닐지요. 비록 부조리가 이긴 것 같이 보이고, 정의가 무너진 것 같아 보이지만, 하나님을 향한 우리의 소망은 결단코 무너지지 않습니다. 그것은 우리의 비전과 바람에 따른 소망이 아니라 하나님이 보여주신 약속에 대한 기대이기 때문입니다”고 말했다. 명성교회가 우리의 소망이 아니라는 냉소적인 언급이었다.

최 박사는 계속해서 “어둠이 짙을수록 빛은 더욱 밝은 법, 무너지지 않고 하나님을 소망하며 약속한 것들이 이루어지길 기대하며 산다면, 곧 정의 실현을 기대하며 산다면, 언젠가 반드시 회복할 것이라 믿습니다. 역사가 말해주고 있는 사실입니다”며 그래서 소망을 기대해 보자고 언급했다.

명성교회 세습이 예장통합 총회에서 얼렁뚱땅 통과된 날(2019년 9월 26일) 각계 언론의 반응은 어떠했을까? 단순한 결과를 뉴스로 보도한 것들 중에 눈에 들어오는 내용들이 있어서 모아보았다. 각 언론사가 명성세습을 어떠한 시각으로 보고 있는지가 잘 드러나 있다. 각 신문 방송에 나타난 제목들이다.

서울신문 - “은퇴 5년 뒤 청빙” 명성교회 부자세습 사실상 인정
중앙일보 – 신도 10만명의 힘? 명성교회 세습 허용에 소송도 금지시켰다
JTBC – 명성교회 ‘부자세습’ 길 터준 교단 .. “모순투성이 결론”
노컷 뉴스 - “명성교회 세습 허용, 정의도 없고 상식도 없다”
오마이뉴스 - “예수만 없는 교회, 명성교회에 예수님을 초대해 주세요”
한국일보 – 명성교회 부자 세습 사실상 허용 ... 개신교 신뢰 추락
SBS - “명성교회 세습 허용은 세상의 상식도 무시한 결정”
서울경제 – 예장, 명성교회 부자세습 인정 .. “악습에 면죄부” 비난

위 언론들은 명성세습에 대해 대체로 부정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개신교의 신뢰가 추락했다는 제목을 비롯해서 세상의 상식도 무시한 결정이라는 지적 등이다. 한국교회가 한국사회에 소망이 되고 대안이 된 때가 있었는지 묻게 된다.

각 언론의 뉴스에 네티즌들의 댓글도 꼬리를 물며 달렸다. 따끔한 비판과 충고들이 대부분이었다. 몇 가지 눈에 들어오는 반응을 모았다. 지나친 표현이 들어있는 내용을 제외한 것들이다.

gail*** 이러니 기독교를 개독교라고 하는 소리를 듣습니다. 참으로 부끄럽네요. 예수님은 약한자, 가난한 자의 편에 서서 사랑을 설파하셨는데 요즘은 힘 있는 자, 가진 자를 위한 사랑 같은 것을 말하는 것 같네요.
ksg3*** 교회가 아니라 기업이다. 썩을 대로 썩어버린 교회, 누굴 탓하겠소..
haiw***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하는 자들이 예수의 반대편에 서 있으니.. 그냥 코미디..
jule*** 세습하는 목사를 추종하는 세력은 무언가? 이들은 정말 하나님을 믿고 잇는 것인가?
maba*** 우리교회도 예장통합 소속인데 이제는 교단을 옮겨야 할 듯..
pigg*** 한국교회가 진정한 기독교냐? 그냥 돈벌이하는 단체이지. 신도들만 불쌍하다.
choo**** 예장 통합은 해산하라. 내 집은 기도하는 집이라 일컬음을 받으리라 하였거늘 너희는 강도의 소굴을 만드는도다 하시니라.
ljss**** 부를 세습할 게 아니라 교인들의 마음을 세습할 수 있도록 깨우쳐라.
cpw3*** 저런 사람들이 목회자라고 하는 자체가 굉장히 혐오스럽다. 내가 교회를 오래 동안 다니지 않게 된 것도 저들의 세습 때문이었던 것이 큰 이유 중 하나였다.
tnun*** 앞으로 헌금은 카드로만 받게 합시다. 그 외는 전부 김영란법 적용.

‘이러니 개독교라는 소리를 듣는다’는 지적에 할 말을 잃게 한다. ‘부를 세습할 게 아니라 교인들의 마음을 세습할 수 있어야’한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헌금을 카드로만 내게 하라’는 말엔 채찍을 맞는 것과도 같다.

통합 총회가 결국 명성교회 세습을 통과시켜주었다. 마음이 답답할 뿐이다.

장운철 기자 kofkings@hanmail.net

<저작권자 © 교회와신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교회와신앙> 후원 회원이 되어주시기 바랍니다.
국민은행 607301-01-412365 (예금주 교회와신앙)
default_news_ad4
default_side_ad1

인기기사

default_side_ad2

포토

1 2 3
set_P1
default_side_ad3

섹션별 인기기사 및 최근기사

default_setNet2
default_bottom
#top
default_bottom_not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