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길원 목사/행복발전소 하이패밀리 대표, 청란교회 담임
▲ 송길원 목사 |
청란교회를 방문하는 이들이 성미함을 보고 말한다.
“요새 쌀이 넘쳐나는데....”
구닥다리로 보이나 보다. 내가 반박한다.
“아직도 쌀 한 톨 때문에 목숨 거는 이들이 있는데요.”
신문을 보다 손이 떨렸던 기사 한 대목이다.
“‘따뜻한 밥 한 끼’가 탈북의 이유였다. 열 살 딸이 말라비틀어진 손가락을 들고 ‘엄마, 딱 한 번만 쌀밥을 먹어봤으면 소원이 없갔어’ 하는데 가슴에 칼이 와 박히는 것 같았다고 했다. ‘당과 수령을 위해 산다면서 내 아이를 굶기는 나는 엄마도, 사람도 아니었지요.’” (김윤덕 기자, 조선, 문화부장)
▲ 구휼미 자루 |
구휼미 운동은 구제를 넘어선 평화운동이다. 평화(平和)란 말의 한자를 파자(破字)해 보라. ‘화’자는 ‘벼 화(禾)’변에 ‘입 구(口)’다. 그러니까 ‘입에 벼가 있으면 평화’라는 뜻이다. 거꾸로 암(癌)은 한 사람이 세 입(品)으로 산(山)더미처럼 음식을 먹을 때 발생하는 불평등의 병(疾)이다.
한 가지 더. 구휼미를 통해 자녀들에게 입으로 떠드는 사랑이 아닌 행동하는 사랑을 가르치고 싶었다. 구휼미 함(函) 앞에 써 붙여둔 해설문이다.
▲ 구휼미 함 |
<사랑의 나눔 있는 곳에 하나님께서 계시도다.>
Ubi caritas et amor Deus ibi est
‘하나님이 어디 계시냐고?’ 묻지 말라!
‘하나님이 안 보인다고?’ 말하지 말라!
내가 사랑을 실천하고
내가 나눔을 실천하는 그 곳!!!
바로 그 곳에 하나님이 계신다.
이 정도면 쌀을 모아야 할 이유가 충분하지 않은가?
작품소재: 월넛(walnut)과 유창목(guaiacum 癒瘡木)을 썼다. 고급 목조각이나 악기 제작에 널리 쓰이는 월넛의 흑갈색은 드넓은 대지의 상징이다. 유창목의 심재(心材)는 녹색을 띤 갈색이고 변재(邊材)는 노란색이다. 파릇파릇 돋아나는 벼 이삭과 노랗게 익어 출렁거리는 가을 들녘을 떠올리게 한다. 목재의 산미(酸味)와 방향(芳香)이 입안 그득한 밥 냄새만 같다.
송길원 목사 happyhome100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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