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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하는 게 하나님의 ‘모략’인가?

기사승인 2020.03.24  14:4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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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천지가 잘못 사용하고 있는 성경구절(롬3:7)

<교회와신앙> 장운철 기자】  신천지(교주 이만희)에는 이상한 교리가 있다. 바로 ‘모략 교리’라는 것이다. 이는 신천지 신도들이 전도를 위해 자신의 신분을 서울대학생, 카툰 작가 등으로 속여 상대에게 접근하는 것을 말한다. 그러한 거짓된 신분으로 설문조사 등을 부탁한다며 접근한다. 상대방으로 하여금 호감을 갖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한마디로 ‘거짓말’을 동원하여 전도라는 행위를 한다는 것이다.

   
▲ 신천지의 모략 전도 실제 현장. 설문조사나 심리테스트 등을 한다며 접근한다. 화면 왼쪽 학생이 전도 대상자다(자료제공 전국신천지피해자연대)

여러 명이 팀을 이루어 한 사람을 속이는 ‘복치기 전략’이라는 것도 있다. 전도 대상자가 자신들의 뜻대로 호응을 해오지 않을 경우, 신도 중 한 명이 승려복, 수녀복 또는 무속인의 옷을 입고 나타나 승려, 수녀, 무속인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들이 전도 대상자에게 신천지에 입교해야만 하는 신적인 메시지(?)를 한다. 그 메지지를 ‘복술’이라고 한다. 하나의 연극이다. 역시 그들의 행위가 ‘거짓말’이다.

신천지를 이탈한 이들이 한 결 같이 증언하는 것이 바로 이 ‘모략 교리’다. 자신들도 당했고, 더욱이 자신도 그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지난 3월 17일 MBC PD수첩은 <코로나19와 신천지> 2부 ‘신천지 고속성장이 비밀’이라는 제목의 방영분을 통해 이 부분을 보다 깊이 있게 취급하기도 했다(MBC PD수첩 2020년 3월 17일 자 https://www.youtube.com/watch?v=5aFHupUMIfw 참조).

신천지 신도들은 그들의 ‘모략 전도’ 즉, 거짓말로 전도하는 행위가 성경적이라고 믿고 있다. 성경에 그러한 전도 방식이 그렇게 나왔다는 말이다. 성경에 거짓말로 전도하는 행위가 ‘옳은 것’이라고 나온다는 말이다. 정말 그런가?

‘거짓말=하나님의 모략’을 주장하는 이들이 그것을 정당화하기 위해 사용하는 대표적인 성경구절이 바로 로마서 3:7이다. 이 성경구절을 근거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기 위해서는 거짓말을 해도 된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자신들의 ‘모략 전도’는 성경적이라고 한다.

롬3:7이 과연 그런 의도로 기록된 것일까? 신천지의 ‘모략 전도’를 뒷받침해주는 성경구절일까? 정말 그것이 옳다면 한국교회는 물론 전 세계 교회의 선교 전략이 대거 수정되어야 할 것이다. 그동안 전혀 발견되지 못했던 놀랍고도 기묘한 세계 최고의 선교 전략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거짓말을 사용해서 전도하는 것 말이다.

성경 구절이 궁금하다. 곧바로 살펴보자.

그러나 나의 거짓말로 하나님의 참되심이 더 풍성하여 그의 영광이 되었다면 어찌 내가 죄인처럼 심판을 받으리요”(롬 3:7, 개역개정)

위 성경구절 중 밑줄 친 부분을 언뜻 보니 정말 그런 뜻처럼 보인다. 로마서의 저자 사도바울이 자신의 거짓말로 하나님의 참되심과 영광을 드러내려고 했다는 식으로 읽혀질 것 같기도 하다. 위의 구절만 보면 그렇다는 것이다.

   
▲ '거짓말이 하나님의 모략'으로 사용된 대표적인 성경구절이 로마서3장7절이다

성경 이해의 핵심은 언제나 ‘문맥’이다. 문맥 없이 읽는 것은 자살 행위와도 같다. 성경만이 아닐 것이다. 소설, 수필 등 모든 읽을 것은 반드시 문맥을 통해서 이해를 해야 한다. 문맥, 즉 글의 흐름 없이 성경을 읽는 것은 차라리 성경을 읽지 않는 것보다도 못하다. 하나님 말씀의 의미가 왜곡되기 쉽다. 엉뚱한 논리가 하나님의 말씀으로 포장되기도 한다. 위 롬3:7이 바로 여기에 해당된다.

위 성경구절, 롬3:7을 전후 문맥을 포함해서 다시 한 번 천천히 읽어보자. 주해와 해석이라는 구체적인 방법에 들어가기 전 읽기만 잘해도 올바른 성경 이해의 문제는 상당 부분 해결된다. 롬3:7은 문맥 하나만으로도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어렵지 않게 발견될 수 있다.

롬3:7을 이해하기 위해 3:5부터 3:8까지 읽어보자.

5 그러나 우리 불의가 하나님의 의를 드러나게 하면 무슨 말 하리요 내가 사람의 말하는 대로 말하노니 진노를 내리시는 하나님이 불의하시냐 6 결코 그렇지 아니하니라 만일 그러하면 하나님께서 어찌 세상을 심판하시리요 7 그러나 나의 거짓말로 하나님의 참되심이 더 풍성하여 그의 영광이 되었다면 어찌 내가 죄인처럼 심판을 받으리요 8 또는 그러면 선을 이루기 위하여 악을 행하자 하지 않겠느냐 어떤 이들이 이렇게 비방하여 우리가 이런 말을 한다고 하니 그들은 정죄 받는 것이 마땅하니라”(롬 3:5-8, 개역개정)

7-8절에서 ‘나의 거짓말로 하나님의 영광이 된다’는 문장과 비슷한 논리의 또 다른 문장 ‘선을 이루기 위하여 악을 행하자’는 것도 보인다. 그런데 그 다음 문장(두 줄짜리 밑줄 친 것) “어떤 이들이 이렇게 비방하여 우리가 이런 말을 한다고 하니”(8절)라는 구절이 눈에 들어온다. 무슨 말인가?

사도 바울은 자신이 무엇인가 오해 받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즉, 하지도 않은 말을 한 것처럼 누명을 받고 있다는 말이다. 그 누명의 내용이 바로 그 윗 구절이다. 크게 두 가지다. ‘나의 거짓말이 하나님의 영광이 된다’와 ‘선을 이루기 위하여 악을 행하자’ 등이다. 다시 말해 ‘거짓말로 하나님의 영광을 돌리는 일을 한다’와 ‘선을 이루기 위해 악을 행해도 된다’는 것을 자신이 한 말이 아니라고 적극적으로 해명하고 있는 장면이다. 그렇지 않은가?

따라서 롬3:7절은 ‘거짓말=하나님의 모략’을 지지해 주기 위해 사용된 구절이 ‘전혀’ 아니다. 오히려 정 반대다. 그렇게 말하는 자들은 정죄받아 마땅하다고 말한 것이다.

위 성경구절을 좀더 쉬운 언어로 풀어 쓴 <쉬운성경>을 보면 좀더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살펴보자.

[5 내가 사람들이 사용하는 논리의 방식대로 말해 보겠습니다. 우리가 의롭지 못한 것 때문에 하나님의 의로우심이 더욱 밝히 드러날 경우, 뭐라고 말하겠습니까? 우리에게 진노를 내리시는 하나님을 의롭지 못하다고 하겠습니까? 6 결코 그럴 수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의롭지 못하시다면, 어떻게 하나님께서 세상을 심판하시겠습니까? 7 사람들 중에는 내가 거짓말을 하여, 그 때문에 하나님의 참되심이 드러난다면 오히려 하나님께 영광이 되는데, 왜 내가 죄인 취급을 받아야 하는가?”라고 우기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8 이것은 마치 “선한 결과를 얻기 위해 악을 행하자”라고 말하는 것과 같습니다. 사람들은 우리가 그렇게 가르친다고 우리에 대해 비난을 하고 다닙니다. 그러나 그런 사람들은 정죄를 받아 마땅합니다.](롬 3:5-8, 쉬운성경)

롬 3:7의 ‘거짓말’ 부분은 사도 바울이 한 말이 아니라, 어떤 사람들이 한 말을 인용한 것이다. 쌍따옴표 부분이 이를 잘 보여주고 있다. “내가 거짓말을...하는가?”, “선한 결과를 ... 행하자”라는 부분은 사도 바울이 한 말이 아니라 그렇게 오해 받고 있는 말이라고 인용한 부분이다. 따라서 위 내용은 그렇게 사도 바울이 오해로 인해서 비난 받고 있는 부분을 적극 해명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영어 성경도 살펴보자.

[5.But if our unrighteousness brings out God's righteousness more clearly, what shall we say? That God is unjust in bringing his wrath on us? (I am using a human argument.) 6.Certainly not! If that were so, how could God judge the world? 7.Someone might argue, "If my falsehood enhances God's truthfulness and so increases his glory, why am I still condemned as a sinner?" 8.Why not say--as we are being slanderously reported as saying and as some claim that we say--"Let us do evil that good may result"? Their condemnation is deserved.](롬 3:5-8, NIV)

마찬가지다. 위 밑줄 친 부분들은 사도 바울이 그렇게 오해로 비난 받는(slanderously reported) 내용들이라고 말한다. 그러한 내용은 “정죄를 받아 마땅”(Their condemnation is deserved)하다고 밝히고 있다.

위의 사도 바울의 선언을 신천지 ‘모략 교리’로 적용시키면 ‘거짓말로 하나님께 영광 돌린다는 모략 교리’는 “정죄를 받아 마땅”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사도 바울은 거짓말을 하지 않겠다고 분명히 선언하고 있다.

내가 그리스도 안에서 참말을 하고 거짓말을 아니하노라”(롬9:1)

이런 사도 바울이 롬3:7절에서 ‘거짓말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린다는 것은 상식으로도, 성경 문맥으로도 맞지 않다.

‘거짓말=하나님의 모략’이란 주장은 궤변이다. 자신들의 목적을 위해 만들어 낸 허무맹랑한 논리에 불과하다. 성경을 오해한 것이며, 하나님을 모르는 일이다. 그런 주장을 하는 이들을 향해 “진정한 그리스도인이 아니다”고 한 제임스 몽고메리의 지적이 지나치지 않다(제임스 M. 보이스, <로마서 1>, 줄과 추, 1997, p.379). “정죄받는 것이 마땅”하다(롬3:8)는 성경의 내용과 맥을 같이 한다

성경은 거짓(말)에 대해서 수없이 많은 경고를 하고 있다. 하나님도 거짓말을 하지 않으니 우리도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는 가르침이다. 훑어보자.

네 이웃에 대하여 거짓 증거하지 말라”(출 20:16)
너희는 도둑질하지 말며 속이지 말며 서로 거짓말하지 말며”(레 19:11)
하나님은 사람이 아니시니 거짓말을 하지 않으시고 인생이 아니시니 후회가 없으시도다 어찌 그 말씀하신 바를 행하지 않으시며 하신 말씀을 실행하지 않으시랴”(민 23:19)
네 혀를 악에서 금하며 네 입술을 거짓말에서 금할지어다”(시 34:13)
의인은 거짓말을 미워하나 악인은 행위가 흉악하여 부끄러운 데에 이르느니라”(잠 13:5)
내가 그리스도 안에서 참말을 하고 거짓말을 아니하노라”(롬 9:1)
너희가 서로 거짓말을 하지 말라 옛 사람과 그 행위를 벗어버리고”(골 3:9)
그러나 성령이 밝히 말씀하시기를 후일에 어떤 사람들이 믿음에서 떠나 미혹하는 영과 귀신의 가르침을 따르리라 하셨으니 자기 양심이 화인을 맞아서 외식함으로 거짓말하는 자들이라”(딤전 4:1-2)

우리 하나님은 불의한 방법인 거짓말을 통해서 하나님의 나라를 이룩하실 만큼 무능한 분이 결코 아니다. 선교 전략에 한계를 느끼신 분도 아니다. 거짓말은 결코 하나님의 모략, 모사 또는 성스러움의 어떠한 행동이 되지 못한다. 양심에 화인을 맞은 이들이 하는 비성경적인 주장에 불과할 뿐이다.

장운철 기자 kofking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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