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ault_top_notch
default_setNet1_2

코로나 19 환자들을 돌보며

기사승인 2020.03.27  15:57:36

공유
default_news_ad1

- 중환자실 한 간호사의 생명이야기(4)

김경애 간호사/ 서울대 간호대 학사, 석사, 박사, 영국 런던대 King’s College 수학, 서울대와 제주대 강사 역임, 서울대병원 간호사 복무, 현재 미국 캘리포니아 Santa Clara County Hospital ICU RN

   
▲ 김경애 간호사

한국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될 때 사람들이 불안해 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많이 안타까왔었는데, 미국 전체가 코로나로 인하여 응급상황에 처하자, 강제로 폐쇄(lock down)를 시키게 되었는데, 이에 대한 미국 사람들의 반응은 참 예상하기 어려웠다.

극도로 불안해하는 사람들도 있는가 하면, 나 몰라라 하며 사는 사람들도 있다. 그래서 미국 정부가 강제로 락다운(lock down) 시켰다는 생각이 든다. 한국 사람들에게 있는 '정' 이라는 정서가 있지만, 미국 사람들에게는 없다는 것을 새삼 느끼고 있다. 철저한 개인주의라고 볼 수 있다.

필자가 일하는 병원 중환자실 환자들 중 반 이상이 코로나19(COVID19) 확진자들이다. 미국 서부 시간으로 3월 26일 현재 산타 클라라 카운티(Santa Clara County) 관내에 코로나 19 확진자가 459명이고, 그중에 병원에서 치료 중인 환자가 137명, 사망자가 17명, 기존 감염자와 접촉하여 확진된 사람들이 88명, 그리고 지역사회 감염을 통한 확진자가 217명이다. 중환자실로 실려오는 환자의 수가 시시각각 늘어나고 있다. 점점 간호 인력이 부족하여 근무를 연장하는 경우가 다반사가 되어 피로가 누적되고 있다. 필자가 3월 23일 월요일과 3월 24일 화요일 돌보았던 50대 중반의 여성 환자가 급격하게 경과가 악화되어 삽관(intubation)을 했고, 호흡기에 의지하여 힘겨운 사투를 벌이고 있는 것을 보고 안타까움을 느끼고 있다.

현재 병원을 방문하는 환자의 보호자를 엄격히 제한하고 있기 때문에 자칫하면 사랑하는 가족에게 유언 한 마디조차 남기지 못하고 죽음을 맞이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런 점을 고려하여 예외적인 규정도 적용하고 있는 중이다. 이를테면, 소아 환자, 항시 간병이 필요한 환자, 출산을 앞둔 환자, 임종을 앞둔 보호자에게 보호자 한 명을 두게 하였다.

   
▲ 미국뉴욕의 브루클린 병원 선별 진료소(뉴욕=AP)

의료 실무를 담당하는 필자의 입장에서 안타까운 사실은 카운티 내의 확진자 가운데 미성년자가 19명이나 되고, 60세 이하 확진자의 수가 385명이나 된다. 현재는 각 연령별로 비슷한 비율로 확진자가 늘어나고 있다. 이는 코로나19가 창궐하고 있는 유럽이나 아시아 등 기타 지역과 비교하여 새로운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미국은 한국처럼 노출된 사람을 추적해서 주변 사람들을 검사하거나 격리시키지 않는다. 개인정보를 비밀로 유지하는 것을 가장 우선으로 두기 때문이다. 개인의 권리를 중요시하고 사소한 일에도 소송을 하기 때문이다. 어떻게든 꼬투리를 잡히지 않으려고 일하는 경향이 만들어 낸 안타까운 모습이다.

이런 환경에서, 예수님이라면 어떻게 하실까를 질문하며 일하려고 노력 중이다. 이탈리아처럼 병원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환자가 갑자기 많이 생기지 않고, 마스크며 가림막 같은 방역 물품이 동이 나지 않기를 바라면서 말이다. 미국은 일반인들이 마스크 쓰는 것을 적극 권장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병원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써야하는 마스크가 고갈되고 있는 중이다. 워낙 큰 나라라서 그런지 몰라도 중앙 정부의 말을 잘 듣지 않는 경향이 짙다.

이렇게 지나고 나니까, 한국 사람들이 코로나 사태를 얼마나 잘 극복하고 있는 지가 절실히 느껴진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그런 것 같다는 생각이다.

나는 요즘 코로나19(COVID19)를 이렇게 해석하고 싶었다. 즉 Christ Overcame Virus Infectious Disease. 19는 요한복음 1장 9절의 ‘참 빛이 이 땅에 오셨다’는 구절로 보고 싶었다. 즉 이 땅에 참 빛으로 오신 주님은 아무리 전염력이 강한 바이러스라도 이기실 것을 믿는다.

김경애 간호사 webmaster@amennews.com

<저작권자 © 교회와신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교회와신앙> 후원 회원이 되어주시기 바랍니다.
국민은행 607301-01-412365 (예금주 교회와신앙)
default_news_ad4
default_side_ad1

인기기사

default_side_ad2

포토

1 2 3
set_P1
default_side_ad3

섹션별 인기기사 및 최근기사

default_setNet2
default_bottom
#top
default_bottom_not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