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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이 무섭지 않아요?

기사승인 2020.04.01  11:3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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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하 목사 / 예수사랑의교회

   
▲ 최재하 목사

옥상에 올라갔다.
마루에 카펫을 깔았다.
하늘은 파랗고 봄 바람에 설랑살랑 불어왔다.
나는 누워 따스한 봄 햇살에 샤워를 하고 있었다.
세상이 꽤 조용해졌다.
코로나19때문이다.

사람들의 발걸음도 차량도 뚝 줄었다.
아내가 사과를 쟁반에 담아 가져왔다.
사과를 깎는다.

사과를 다 깎은 아내가 "어머"하고 소리쳤다.
포크를 가져 오지 않았다.
어쩌나?

그러나 포크를 가지러 4층으로 내려가는 건 귀찮다.
아내도 귀찮고 나도 귀찮다.
우리는 포크 없이 좀 위험한 방법으로 사과를 먹기로 합의했다.
보통 때 라면 손가락으로 먹으면 된다.

그러나 지금은 코로나19 비상시기이다.
아내가 포크처럼 칼로 사과를 찌르며 말했다.

"이렇게 드려도 되나요?"

내가 말했다.

"좋지."

   
 

아내가 칼로 찔러 입에 넣어주는 사과를 나는 받아 먹었다.
아내가 물었다.

"무섭지 않아요?"

내가 대답했다.

"무서워."

내 의외의 대답에 아내가 섭섭한 듯이 말했다.

"나의 사랑을 믿지 못하는가 봐요?"
"아니, 당신의 사랑은 믿지. 그러나 당신은 완전하질 못하잖아. 나도 또한 그렇고."

아내가 안도하며 말했다.

"그건 그렇죠."

내가 아내에게 말했다.

"하나 더 줘요."

사과 맛이 좋았다.

포크가 없다고 해서 사과 맛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었다.

최재하 목사 webmaster@amennews.com

<저작권자 © 교회와신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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