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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오시는 하나님

기사승인 2020.05.04  14: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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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병하 박사의 구약 이야기(2)

김병하 박사 / 연세대 졸업, 총신대학원 졸업, 영국 쉐필드대학교 구약학 Ph.D, Leeds Korean Church 담임

   
▲ 김병하 박사

하나님께서 만드신 세계는 삼위 하나님 세 위격 간에 서로 나누시는 넘쳐흐르는 사랑의 대상이다. 그 피조세계는 시간과 공간이라고 하는 물질세계에 놓여져 있다. 특별히 인간은 창조하신 뒤에 하나님께서 생기를 불어 넣어주셔서 생령이 되게 하셨다고 성경은 말해주고 있다(창 2:7). 인간에게 생기를 불어 넣어주셨다고 하는 것은 하나님의 ‘인격(persona)’를 나누어 주셨다는 것이다. 하나님의 지식, 지혜, 선, 사랑, 거룩하심, 의, 진실성, 자비 등과 같은 하나님의 속성을 인간에게 부어주신 것을 의미한다. 그와 같은 은혜를 인간에게 주신 하나님은 사랑을 나누시기 위해서 피조물 인간이 머물고 있는 시간의 역사 속으로 들어오셨다.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가지고 있는 인간이 하나님의 사랑을 느낄 수 있도록 인간의 시간 역사 속으로 들어오신 것이다. 사랑하는 인간에게 능동적으로 오셔서 그분의 뜻을 알려주시는 ‘찾아오시는 하나님’의 모습이다.

인간의 역사 속으로 들어오신 하나님의 모습을 성경은 여러 곳에서 말해주고 있다. 아담과 하와가 거니는 에덴동산에 찾아오셔서 함께 해주셨고, 의인 노아를 찾아오셔서 구원의 방도를 알려주셨으며, 아브라함을 찾아오셔서 약속의 땅에 대한 소망을 주셨고, 수많은 하나님의 사람들을 찾아오신 시간의 역사 속으로 들어오신 하나님의 모습을 말씀은 우리들에게 전해주고 있다. 출애굽기에서도 하나님은 시간의 역사 속으로 찾아오셔서 모세를 만나주시고 친히 이름을 알려주시며 감당해야 할 사명을 맡겨주셨다.
 

   
 

출애굽기와 모세

출애굽기는 이스라엘이 신정국가 백성으로서의 삶을 시작하는 것을 묘사해주고 있다. 고난 받는 이스라엘, 모세의 소명, 바로를 굴복시킨 열 가지 재앙들, 유월절과 출애굽 사건, 시내산 언약체결식, 성막 제작 명령과 제사장 규례 그리고 성막 건축에 대한 내용들을 담고 있는 책이다. 이스라엘 백성을 구원해내야 할 사명을 가지고 태어난 모세는 태어나면서 생명의 위협을 받게 된다. 섭리 가운데 강성해져 가는 이스라엘 백성들을 견제하려고 하는 바로의 이스라엘 학대 정황 속에서 태어났던 것이다. 출애굽기 기자는 이렇듯 어려운 상황 속에서 태어난 모세가 하나님의 도우심 가운데 그 생명이 보존되는 장면을 나일강에 갈대 상자에 뉘어져 떠내려가는 모습으로 그려내고 있다.

히브리어 원문은 모세가 뉘인 갈대 상자를 테바(Tevah)라고 기록하고 있다. 이 히브리어는 성경에 단 두 번 나오는 단어인데 출애굽기의 모세의 갈대상자(출 2:3)와 노아의 방주(창 6:14)를 나타낼 때 쓰이고 있다. 이것은 모세가 앞으로 감당해야 할 사명이 노아의 사명과 같은 것이라고 하는 것을 암시해주고 있는 것이다. 노아는 타락한 인간 세상을 하나님께서 물로 심판하실 때 그 물의 위험으로부터 구원해주는 방주를 만들어 구원 사역을 이루었다. 이런 노아와 같이 모세도 생명을 위협하는 물로부터의 구원을 이루어낼 하나님의 사람으로 묘사되고 있는 것이다. 갈대 상자는 나일강의 위협적인 물로부터 모세를 구원해주었다. 이후에 모세는 이스라엘을 위협하는 홍해의 위협으로부터 구원해내는 사역을 감당하게 된다. 글을 통해서 하나님의 구원의 섭리를 나타내고 있는 출애굽기 기자의 지혜를 볼 수 있다.
 

모세를 찾아오신 하나님

애굽에서 자신의 힘으로 이스라엘 민족을 해방해보려고 했던 모세에게 주어진 결과는 살인이었고 목숨을 연명하기 위한 미디안 광야로의 도망이었다. 출애굽기 3장은 모세를 찾아오시는 하나님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미디안 광야로 도망간 애굽 왕자 모세는 장인 이드로의 양을 치는 목자의 신세로 전락했다(1절). 역사 속에 들어오셔서 인간을 찾아오시는 하나님은 불붙는 떨기나무 속에서 모세를 찾아오신다(2-3절). 하나님은 “모세야 모세야”라고 부르시며 그를 찾아오신다(4절). 모세의 인격을 대변하는 그의 이름을 불러주신 것이다.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을 인격적으로 천하보다 소중한 존재로 기억해주시고 있는 하나님의 모습이다. 이사야는 이런 하나님의 모습을 “여인이 어찌 그 젖 먹는 자식을 잊겠으며 자기 태에서 난 아들을 긍휼히 여기지 않겠느냐 그들은 혹시 잊을지라도 나는 너를 잊지 아니할 것이라 내가 너를 내 손바닥에 새겼고 너의 성벽이 항상 내 앞에 있나니”(사 49:15-16)라고 표현하고 있다. 우리의 이름을 친히 당신의 손바닥에 새겨놓으시고 우리를 기억하시며 함께 하고 계신 하나님의 모습이다. 우리 자신보다도 우리를 더 잘 아시고 사랑하시는 하나님을 묘사하고 있는 것이다.

모세에게 네가 선 땅은 거룩한 곳이니 신을 벗으라고 말씀하시는 하나님(5절)은 역사를 주관하시는 역사의 주인 되신 하나님의 모습으로 나타난다(6절). 인간의 역사는 하나님의 경륜 속에서 이루어져 가고 있는 것임을 말해주고 있다. 하나님은 그 역사를 이루어가는 사역을 감당할 하나님의 사람을 시대마다 찾고 계신다. 말씀과 기도 속에서 하루하루의 삶을 하나님 앞에서 살아내려고 노력할 때, 우리는 역사의 한 획을 긋는 요긴한 도구로 사용되는 하나님의 사람들로 부름을 받게 될 것이다. 모세를 찾아오신 하나님은 택한 백성들의 신음을 돌아보시는 하나님이시다(7절). 우리의 아픔과 어려움 속에 친히 함께 하는 하나님이시다. 우리의 고난의 현장에서 친히 우리의 고난에 동참하면서 우리의 아픔을 나누고 계신다. 고난을 통과하는 것이 우리에게는 어렵고 힘든 일일 수 있다.

그러나 그 고난을 통과하면서 우리는 하나님의 율례를 배우게 되고 마침내는 더 좋은 것으로 우리에게 허락하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우리의 삶 속에서 경험하게 된다. 다윗은 이런 하나님의 섭리를 “고난 당한 것이 내게 유익이라 이로 말미암아 내가 주의 율례들을 배우게 되었나이다”(시 119:71)라고 노래하고 있다. 고난과 역경 속에서 주어지는 사명을 감당하기에 충분히 겸손해진 모세에게 하나님은 소명을 주신다(8-10절). 겸손한 가운데 능히 사명을 감당할 수 있는 모세의 내면의 성숙을 하나님께서 인정하신 것이다. 그런 모세를 이제 하나님의 도구로 쓰기 위해서 부르시고 있는 것이다. 무익한 종임을 고백하는 겸손 속에 더욱 누르고 흔들어 넘치는 복을 부어주시는 하나님의 모습이다.
 

하나님의 이름

모세는 자신에게 사명을 주시는 하나님에게 “… 너희의 조상의 하나님이 나를 너희에게 보내셨다 하면 그들이 내게 묻기를 그의 이름이 무엇이냐 하리니 내가 무엇이라고 그들에게 말하리이까”(13절)라고 질문을 한다. 모세의 질문에 하나님은 친히 “나는 스스로 있는 자이니라”(14절)고 하는 ‘에흐예 아셰르 에흐예’(Ehyeh asher ehyeh)로 답하신다. 이는 하나님의 유일 영존성을 말해주고 있는 이름이다. 능동적이고 활동적인 존재 자체로서의 존재가 되시는 하나님이심을 나타내주는 이름이다. 그리고 이어서 “너희 조상의 하나님 여호와 곧 아브라함의 하나님, 이삭의 하나님, 야곱의 하나님께서 나를 너희에게 보내셨다 하라”(15절)고 말씀하시면서 하나님 당신의 이름이 “여호와(야웨-YHWH)”이심을 모세에게 알려주신다.

이 출애굽기에는 처음으로 인간에게 당신의 이름을 알려주시는 하나님의 모습이 나타나 있다. 인간을 찾아오시는 하나님의 모습은 인간이 구도의 길을 걸으며 자신들이 섬기고 있는 신에게 다가가려고 하는 다른 종교의 신과는 확연히 구별되는 성경의 하나님의 모습이다. 마찬가지로 출애굽기 3장에 나타나 있는 모세에게 이름을 알려주시는 하나님도 세상의 다른 신들과는 분명하게 구별되는 모습이다. 인간 세상에 존재하는 신들의 이름은 인간이 이루고자 하는 염원들을 담아서 인간이 신의 형상을 만들어낸 뒤에 그 신의 이름을 지어붙이곤 한다. 그러나 출애굽기 3장은 하나님이 당신의 이름을 인간에게 친히 알려주시는 모습을 기록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를 찾아오시는 하나님

비록 모세는 약했을지라도 모세를 보내는 하나님 그리고 모세와 동행하는 하나님의 이름은 능력이 있었다. 모세는 이 하나님의 이름으로 이스라엘 백성의 출애굽이라고 하는 엄청난 일을 이루어낼 수 있었다. 성경에 기록된 수많은 믿음의 선조들을 찾아가신 하나님께서는 오늘도 우리들을 부르시고 친히 찾아오신다. 모세와 함께 하셨던 하나님이 바로 우리와 함께 해주신다고 하는 것이다. 우리에게 오셔서 우리의 힘으로 이룰 수 없는 ‘구원’을 선물로 주시고 우리에게 하나님의 자녀라고 하는 은혜를 주신다.

‘자기 주장의 의’로 인해서 실패할 수밖에 없었던 모세와 같이 우리들도 우리의 힘으로는 맡기어지는 사명들을 감당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광야의 연단의 과정을 통과한 모세와 같이 우리 자신의 무능을 깨닫고 하나님의 함께 하심을 겸손히 구하는 우리들에게 하나님께서는 섭리 가운데 찾아와 주실 것이다. 그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해주시면 우리들은 겸비한 가운데 사명을 감당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찾아오신 하나님의 사랑을 깨달아 알고 나면 우리는 이 땅에서의 삶을 수동적으로 살아갈 수 없게 된다. 우리에게 임한 그분의 사랑을 깨달아 알고 마음으로 느끼게 되면 그분의 나라를 위해서 행동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나의 삶 속에 다가온 사랑을 느끼고 그 사랑에 반응하는 삶은 구원을 얻기 위해서 노력하는 삶과 결코 같을 수가 없다. ‘나의 삶’에 찾아온 사랑의 감격 속에서 기쁨으로 감당하게 되는 섬김이고 희생의 삶이 되기 때문이다. 우리 속에서 역사하는 사랑의 힘으로 감당하는 일이 되기 때문에 아무리 좁은 길이라 할지라도 우리는 능히 걸어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오늘도 끊임없이 우리를 찾아오시는 하나님의 사랑으로 말미암아 우리는 우리 전존재를 향기나는 산제사로 드리는 삶을 살아가야 할 것이다. 우리가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여 거룩한 삶을 살기 위한 좁을 길을 걸어갈 때,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뜻을 이루는 사역의 도구로 우리를 사용해주실 것이다. 우리가 하나님의 은혜를 귀히 여기고 교만한 자리에 앉지 않을 때, 우리가 앞으로 이루게 되는 모든 것을 가지고 오직 주님께만 영광을 돌려드릴 때, 하나님께서는 그분의 경륜을 이루어가는 우리의 삶을 보시고 ‘착하고 충성된 종’이라 인정해주시며 참으로 기뻐하실 것이다.

김병하 박사 webmaster@ame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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