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ault_top_notch
default_setNet1_2

여러분의 심장은 안녕하십니까?

기사승인 2020.05.15  15:54:31

공유
default_news_ad1

- 중환자실 한 간호사의 생명이야기(9)

김경애 간호사 / 미국 캘리포니아 Santa Clara County Hospital ICU RN

   
김경애 간호사

코로나(corona) 바이러스 이름의 유래는 이 바이러스가 왕관 모양으로 생겼기 때문이다. 우리 몸에도 ‘코로나’라는 이름을 가진 구조가 있는데, 바로 심장을 둘러싸고 있는 관상동맥(coronary artery)이다. 심장은 일분에 60-100회 정도를 뛰면서 몸의 모든 조직에 혈액을 공급하는 근육 덩어리이므로 심장 자체도 혈액을 받아야 한다.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들을 관상동맥(coronary artery)이라고 하는데, 이를 위에서 보면 심장을 둥그렇게 둘러싸고 있다고 하여 이렇게 부른다.

2017년 가을 차량 충돌로 사망한 연예인 김주혁 씨의 사망 원인에 대해 사망 직후에는 심근경색(myocardial infarction, MI)을 의심했으나 부검 후에는 부정맥(arrythmia)의 가능성을 높이 두고 있다. 심근경색과 부정맥은 모두 심장과 관련된 질환이다. 급성 심근경색으로 사망할 경우 관상동맥에서 혈전(피떡)을 볼 수 있지만 일차성 부정맥은 부검 시 심장에 나타나는 게 없다. 우리의 심장은 2심방, 2심실로 되어있다. 심방(atrium)은 피가 들어오는 곳이고 심실(ventricle)은 피를 내뿜는 곳으로 매우 중요한 기능이다. 실제로 생명과 직결되는 부분은 심실이다. 산소와 영양소를 온 몸에 전해주고 돌아오는 피는 우심방(right atrium)으로 모이고 바로 밑의 우심실(right ventricle)로 내려가 폐(lung)로 뿜어진다. 폐로 간 피는 이산화탄소를 내보내고 산소를 받으면서 좌심방(left atrium)으로 들어오고 좌심실(left ventricle)에서 전신으로 다시 뿜어진다. 좌심실에서 대동맥을 통해 피가 전신으로 나갈 때 관상동맥으로도 피가 공급된다.

   
 

협심증(angina)이나 심근경색(myocardial infarction)은 관상동맥이 막혀서 생기는 질환이다. 무거운 돌로 가슴을 누루는 것 같은 압통과 호흡곤란이 있거나 어깨나 목, 팔이 저린 것 같은 느낌이 있으면 협심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운동을 안하고 쉴 때에도 가슴통증이 있거나 통증의 강도가 점점 심해지면 병원에 가봐야 한다. 나이가 많을수록 위험도가 올라가고, 고혈압, 고지혈증, 동맥경화, 당뇨병이 있거나, 음주, 흡연, 비만 등이 있을 경우 중년 나이에도 관상동맥이 막힐 수 있다. 여성인 경우에는 가슴 통증 외에도 속쓰림 같은 소화불량 증상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 관상동맥 확장술(angioplasty)을 통해 스텐트(stent)를 삽입하거나 혈전용해제를 투여할 수 있다. 관상동맥 확장술은 팔목이나 허벅지에 있는 혈관을 통해서 심장의 관상동맥까지 올라가는 가느다란 도관을 넣고 막힌 관상동맥에 그물관처럼 생긴 스텐트를 삽입하는 것으로 보통 의식이 있는 상태로 이루어지므로 시술(procedure)이다. 왼쪽 관상동맥이 막혔거나 3개 이상의 가지가 막혔을 경우에는 시술보다는 관상동맥 우회로 이식술(Coronary Artery Bypass Graft, CABG), 즉 심장을 직접 열어서 하는 수술(open heart surgery)을 권하기도 한다.

급성 심근경색을 유발하는 요인으로 위의 여러 가지 신체적 질병들에 더불어 심리적인 상태도 들 수 있다. 작년 중환자실에 입원한 40대 환자의 가족이 무엇인가에 의해 속상해서 의료진에게 언성을 높이며 화를 내고 나간 다음날 심경색으로 응급실에 들어왔었다. 또한 담당간호사에게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하면서 소동을 피워 중환자실 메니저까지 출동하게 했던 60대 환자가 며칠 후 급성 심경색으로 입원한 후 하루만에 사망한 경우도 있다. 물론 이 환자는 혈액투석을 받고 있던 기저질환자였다. 형제나 자매에게 성내거나 바보라고 말하는 사람은 심판을 받고 지옥 불에 던져질 것이라는 마태복음 5장 22절의 말씀이 떠올랐다.

   
 

부정맥(arrythmia)은 심장 박동의 문제이다. 심장은 일분에 60-100회를 규칙적으로 뛰도록 설계되었다. 너무 느리게 뛰거나(서맥, bradycardia), 너무 빠르게 뛰거나(빈맥, tachycardia), 불규칙적으로 뛰는 경우(fibrillation)를 모두 부정맥이라고 한다. 관상동맥의 혈관이 막혀서 부정맥을 초래할 수도 있고 수면무호흡증이나 갑상선 문제, 혹은 폭음으로 부정맥이 나타날 수도 있다. 가슴이 막 뛰거나 식은땀이 나거나 숨쉬기가 곤란하고 정신이 아찔한 것같은 증상이 있으면 자신의 맥박을 체크해 볼 것을 권한다. 오른손가락 검지와 중지를 왼손 팔목 안쪽에 살짝 누르듯이 올려놓고 1분 동안 맥박수를 체크해 본다. 맥박이 규칙적인지, 60회-100회 정도인지 확인한다.

부정맥의 한 종류인 심방세동(atrial fibrillation)은 심방이 파르르 떨고 있고 심실은 정상적으로 기능을 하고 있으므로 당장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 계속 떨고 있는 심방 안에 있는 피가 심실로 제대로 내려가지 않아서 빈혈 비슷한 어지러운 증상이 나타날 수 있고, 심방 안에서 형성된 피떡이 뇌로 이동하여 뇌졸중을 일으킬 수도 있다. 그러므로 심방세동으로 진단이 난 경우에는 피를 묽게 하는 약을 계속 복용해야 한다. 부정맥은 일차성 심실빈맥(ventricular tachycardia) 혹은 심실세동 (ventricular fibrillation)이다. 일차성이란 말은 관상동맥 질환이나 심장판막, 심장근육의 일차적 문제가 원인이 아니라 아무런 원인질환이 없는 심실성 부정맥이기 때문이다. 원인이 있건 없건 심실성 부정맥 상태가 되면, 심실 안에는 번개가 치는 듯한 전기 자극은 많은데 심실을 수축할 수 있는 힘이 없어 심장이 마비된 상태가 되어 전신으로 피가 뿜어나가지 않는다. 심실성 부정맥은 돌연사의 90%를 차지한다. 서맥인 경우에는 심장박동기(pacemaker)를, 빈맥인 경우에는 자동심장충격기 (AICD, automated implantable cardioverter defibrillator)를 가슴 피부 밑에 삽입할 수 있다. 지역사회에서 성인이 의식을 잃고 쓰러진 응급상황일 때, 심장 압박을 시행함과 동시에 자동심장충격기(AED, automated external defibrillator)를 얼마나 빨리 시도하냐에 따라 생명을 살릴 수 있는 확률이 올라간다는 연구가 계속 발표되고 있다. 한국도 대부분의 공공건물에 자동심장충격기(AED)가 구비되어 있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심폐소생술(BLS, basic life support)을 교육받으면서 자동심장충격기(AED) 사용법을 숙지할 수 있게 되기를 소원해본다.

미국의 팀하스(Timhass) 건축설계회사의 회장이고 {P31}과 {페이버}라는 책을 출간한 하형록 목사님도 김주혁 씨와 거의 비슷한 상황을 경험했다. 33세의 나이에 고속도로 한가운데서 의식을 잃었던 것이다. 얼마동안 의식을 잃었는지 모르나 본인 차는 서 있는데도 지나가는 차들이 충돌하지 않은 것이 첫 번째 다른 점이다. 정신을 차리고 병원에 갔더니 심실빈맥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30년 전에는 심장을 열고 자동심장충격기를 삽입했다고 한다. 그러나 몇 년 후에는 심장 근육의 문제로 심장 이식을 받지 않으면 더 이상 살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고 한다. 심장 이식을 기다리다가 50%는 사망하고 심장 이식을 받은 후에도 25% 정도는 이식 거부 증상 같은 수술 합병증으로 사망한다고 했다. 심장 이식을 받기 위해 기다리는 6개월 동안 성경을 여러번 읽고 꼼꼼히 공부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건강하게 살게 된다면,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말씀을 지키며 살겠다고 와이프와 대화했다고 한다. 막상 자신의 몸에 맞는 심장이 와서 내일이면 이식 수술을 받게 되는 순간이 왔을 때, 이식을 받지 않으면 이틀밖에 살 수 없다는 옆방의 여자 환자에게 양보했다고 한다. 하 목사님은 자신의 심장을 양보하고 혼수상태로 빠졌다가 다른 병원에서 퇴짜를 받은 알코홀리즘 심장을 이식 받았다. 그리고 몇 년 후에 다시 건강한 심장을 이식받게 되었다고 한다.

나는 이 얘기를 들었을 때, 어떻게 나와 같은 인간이 이렇게 자신의 생명을 다른 사람을 위해 내어놓을 수가 있을까 질문하지 않을 수 없었다. 간증을 들으면서, ‘네 이웃을 사랑하라’는 말씀에서 ‘네 몸과 같이’라는 구절을 포함해서 적용하니, 그 당시에는 심장을 양보하는 것이 ‘네 몸과 같이’라는 것이었다. 본인이 있는 자리에서 본인이 할 수 있는 것으로 말씀을 지키려고 했을 것이다. 그리고 성경 말씀을 통해 하나님과 함께 할 때 성령님께서 이런 감동을 주신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십자가에서 죽으심으로 ‘네 이웃을 네 몸(특히 심장)과 같이 사랑하라’를 몸소 보여주신 예수님의 사랑이 기독교인들의 기본 정신이라는 것을 다시금 되새기는 계기가 되었다. 나는 묻고 싶다. 여러분의 심장은 두루 안녕하십니까?

김경애 간호사 webmaster@amennews.com

<저작권자 © 교회와신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교회와신앙> 후원 회원이 되어주시기 바랍니다.
국민은행 607301-01-412365 (예금주 교회와신앙)
default_news_ad4
default_side_ad1

인기기사

default_side_ad2

포토

1 2 3
set_P1
default_side_ad3

섹션별 인기기사 및 최근기사

default_setNet2
default_bottom
#top
default_bottom_not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