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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하던 그대로

기사승인 2020.06.01  13:4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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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오스 선교 이야기

김영진 목사 / 총신대학원 졸업, Fuller 선교학 박사 과정, 라오스 선교사

   
▲ 김영진 목사

코로나가 전 세계를 이렇게 마비시킬 줄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다. 우주의 신비를 읽는 학자들도, 내로라하는 미래학자들까지도 바이러스가 전 지구인들을 공포와 경제 위기로 몰아넣으리라 상상이나 했겠는가? 영화에서나 봄직한 이야기가 영화보다 더 두려운 현실이 되고 말았다. 심지어 아무 영향도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농업국가 라오스까지 마비시키고 있다.

이곳 라오스에는 4,300여 명의 한국인이 코로나에 묶여 있다. 라오스의 경제가 꽁꽁 얼어붙었고, 특히 한국이 주로 하는 관광업과 서비스업의 타격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재라오스 한국인들의 단톡방에서는 '언제 코로나19가 해결되고 다시 장사할 수 있는지', '언제 사업을 재개할 수 있는지', '앞으로 라오스가 어떻게 될 것인지'를 묻는 질문들이 쏟아지지만 뾰족한 답은 없다.

라오스 사람들이 즐겨 사용하는 페이스북(facebook)에서 내 친구 쪼이(Joy)는 전기세, 수도세, 집세, 학비, 식비, 주유비, 전화비가 다 떨어졌다고 하면서 이제 생존을 위해서 싸우고 있다고 고백하였다. 하루에도 수백 명이 일자리를 찾는 글을 SNS에 올리고 있다. 하지만 사람을 구하는 곳은 없다. 관광 수입이 주요 수입원인데 관광객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 아픈 성도들을 위해 약을 나눠주고 있다

누가 이런 상황을 예측했던가? 80년대 경제 성장을 타고 한국 선교가 최고점을 달릴 때 국내 선교 관계자들이 거창한 미래 비전을 제시했다. 어떤 분은 계량경제학의 기법을 사용하여 2030년이면 48,501 명을 파송하여 파송 선교사 1위 국가가 되리라 예측했다. 이런 느낌으로 너도 나도 선교사 10만 명, 평신도 선교사 100만 명 파송을 비전으로 삼기도 했다. 그런 비전이 그 당시나 지금이나 현장 선교사에겐 너무나 허망한 구호인 것을 당사자들은 짐작이나 했을지 모르겠다.

   
▲  코로나 19 기간 동안 교회에서 예배드린 두 장로님

이동과 집회가 가능한 첫 주일 빡떤(Pakton) 교회의 예배는 오히려 두 사람을 전도해서 성도가 늘어났다. 다들 건강하고 밝은 모습이었다. 코로나19로 집회가 금지되었는데 어떻게 지냈느냐고 물으니, 매 주일 예배를 드렸다고 한다. 목사님은 사택에서 소수의 사람과 예배드렸고, 예배당에서는 두 장로님이 빠지지 않고 예배드렸다고 한다. 워낙 연세가 있으셔서 마을 경찰들도 그냥 묵인했다고 한다. 북부 지방의 NP 교회는 마을 관리들의 양해를 얻어 평소처럼 예배를 드렸다고 한다. 일정한 거리를 두고 질서를 지켜서 가능했겠지만, 더 나아가서는 마을의 인심을 얻었기 때문이 아닐까?

또다시 코로나19 이후를 예측하는 세미나가 여기저기에서 열리는 모양이다. 컬럼비아 대학교의 릴라(Lilla) 교수는 최근 뉴욕 타임스 기고에서 '우리는 지금 부여받은 일을 인정하고 마치 안개 덮인 길을 가는 것처럼 캔을 두드리면서 걸어가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의 앞날을 하나님이 알려주시지 않듯이 선교의 앞날도 가려놓으셨다.

   
성도들과 은혜를 나눔

코로나19 때문에 성도가 줄고, 헌금이 줄어들 것이라고 앞날을 걱정하는 라오스 목회자를 본 적이 없다. 이들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전도하면 위험에 처하고 예배드리면 감시당하는 고난의 연속이지만 그 길이 신앙의 길이었다. 라오스 교회는 코로나19 상황에서 늘 하던 대로 삶의 자리에서 전도하고 예배드리고 믿음으로 살아갔다. 선교사인 우리도 지금 이 자리에서 하나님을 경외하며 나에게 맡겨주신 영혼들에게 하나님의 사랑을 베푸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늘 하던 그대로.

김영진 목사 webmaster@amennews.com

<저작권자 © 교회와신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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