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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트럼프 대통령 재선 성공?

기사승인 2020.11.02  11:4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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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수 교수/ 영국 스코틀랜드 글래스고 대학교 교회사 Ph.D. Berkeley GTU 객원교수, IME Foundation 이사장

< 편집자 주>

본 원고는 <교회와신앙> 편집진의 의견과 다를 수 있습니다.

   
▲ 최은수 교수

미국의 대통령 선거가 미국 기준으로 하루를 남겨 두고 있다. 미국의 제46대 대통령을 선출하는 이번 선거는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대유행 가운데서 수많은 화제와 논란으로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주지하는대로, 도널드 트럼프 현 대통령은 2016년 대통령 선거에서 세계의 주류 언론들과 대표적인 여론 조사 기관들의 예측을 일거에 뒤집어 버리고 당선되었다. 워싱턴 정가에서 볼 때, 완전히 아웃사이더였던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은 공화당과 민주당 모두에게 엄청난 충격을 안겨다 주었다. 2016년 당시 모두의 예상을 뒤엎은 그의 당선은 경제백인 중심이라는 두 단어로 성공 요인을 압축해 볼 수 있다. 재임 기간 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사업가이기 때문에 경제인들에게 줄 수 있는 각종 혜택들을 최대한 베풀었고, 인종적으로 소수계에 밀린다는 피해의식을 갖고 있던 백인들에게 실제적이며 상징적인 우호정책들을 펼쳤다. 2016년 당시 대통령 당선과 그 이후 재임 기간 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정치적이고, 공식적이며, 합법적인 백인 중심의 인종 차별 정책을 과감히 실행해 왔다. 아울러 불법 이민을 막고 반이민정책을 통한 사회의 공공 비용을 절감하려는 노력으로 정상적인 납세자들로부터 찬사를 받아 왔다.

이제 ‘그가 재임할 것인가?’ ‘아니면 그냥 4년으로 대통령직을 마감할 것인가?’를 놓고 세계인들의 의견이 첨예하게 갈리고 있다. 좀 더 솔직히 말하면, 한국을 비롯한 세계인들과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재임 가능성이 매우 낮은 것으로 생각하고 있는 듯하다. 특히 세계의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반대하는 입장을 공공연하게 보도하고 있는 중이다. 이같은 경향은 미국 주류 언론들도 마찬가지이다. 필자가 볼 때도 미국의 주류 언론이나 심지어 지역 언론에 이르기까지 반 트럼프 기류는 그의 재임 초기부터 지금까지 거의 변함이 없다고 볼 수 있다. 이런 분위기와는 완전히 다르게, 미국 현지의 분위기로 볼 때,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이 가시권에 들어가고 있다는 이유를 필자는 신학적이며 교회사적인 관점에서 몇 가지로 제시해 보고자 한다.

   
▲ 트럼프 미국 대통령

첫 번째로, 미국 기독교에 기반을 둔 자본주의 정신의 탈선, 그리고 이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주류 기독교의 세속화, 그리고 초고속 인터넷 속도처럼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기독교의 쇠락과 침체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이 세 가지를 한꺼번에 묶은 이유는 하나와 같이 불가불리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뉴밀레니엄 시대에 들어서면서, 2000년 초기에 실리콘밸리의 닷컴(인터넷 기반) 산업의 붕괴, 2006년 서브 프라임 사태를 통한 부동산 시장 붕괴, 2008년 리먼 브라더스의 금융 다단계 사기로 말미암은 미국발 경제 위기를 통한 주식시장 붕괴, 그리고 연이어 이어지고 있는 경제 위기를 거치면서 기독교에 기반을 둔 자본주의 정신이 심각하게 훼손되었고 급기야 탈선하였다. 기독교 정신이 빠진 자본주의는 탐욕과 욕심으로 점철되어 과도한 자기중심과 사회적, 경제적 이기주의가 팽배하게 되는 결과를 낳고 말았다. 미국을 떠받드는 두 기둥, 즉 부동산 시장과 주식 시장의 붕괴를 뼈저리게 체험한 사람들은 과거의 충격을 반복하지 않으려고 극단적인 자기중심적 보호주의로 태도를 전환하였다. 2016년 대통령 선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 점을 꿰뚫고 이슈화 함으로 당선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가 내세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구호는 필자가 제시한 맥락에서 이해하면 될 것이다. 지난 20년 동안 미국의 기독교는 경제 위기의 직격탄을 맞고 급격히 쇠락하였고, 현재도 그런 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허욱적거리고 있는 중이다. 이런 연유로 오래 전부터 진행되어 오던 기독교의 세속화가 가속도가 붙어서 거대한 타이타닉 호가 침몰하듯이 기독교권 전체에 상당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중이다. 수많은 교인들의 탈교회화와 새로운 형태의 신앙 패턴은 신학생 감소와 신학교의 위기로 이어지고 있는 중이다. 이런 현실은 자타가 공인하는 기독교 국가, 미국의 정체성에 심각한 생채기를 남기고 있고, 미국 기독교인들의 자존심에도 충격적인 도전을 주고 있다. 바로 이런 현실이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전략과 정확히 맞아 떨어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백인 복음주의(White Evangelicalism)로 대표되는 미국의 주류 기독교인들은 자신들만을 고려하는 이기적인 위상 회복과 탐욕스러운 유익을 위해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트럼프 대통령을 무조건 지지하고, 트럼프 대통령도 백인 복음주의의 상징과도 같은 빌리 그레함 전도협회사마리아인의 지갑같은 기관들에게 각종 혜택을 주고 있다. 세계인들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들겠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세계보건기구(WHO)를 탈퇴하면서 이 국제기구에 지원하게 되어 있었던 기금을 백인 복음주의 기관들에게 나눠 주려고 했던 일은 놀라운 일도 아니다. 그 기금의 액수가 수천억원에 이르기 때문에 백인 복음주의자들의 환심을 사는 데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였다. 이렇듯 쇠락해 가는 주류 기독교의 이기적이고 세속화된 경향과 트럼프 대통령의 천재적인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므로 그를 지지하는 백인들은 천지가 개벽을 해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우호적인 입장을 공고하게 유지하고 있다. 이런 견지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자들은 사전 투표뿐만 아니라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그의 재선을 위해 발 벗고 나서고 있는 중이다.

두 번째로, 세계인들과 미국의 주류 언론들은 사상 초유의 코로나19 대유행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대처 미흡과 지도력 부실을 부각시키며 그의 재선 실패를 기정사실화하고 있지만, 필자가 미국적 시각에서 볼 때는 코로나19의 대유행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새로운 기회가 되었다고 보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에 사는 한국인들의 견지에서는 이해가 안 가고 역설적인 말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은 세계에서 개인주의가 가장 보편화된 나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민주당 소속의 주지사를 둔 주들은 코로나19 독재라고 할 정도로 개인의 자유를 전래없이 구속하고 얽매는 정책들을 쏟아냈다. 초기에는 코로나19의 대유행을 감안하여 이해하고 인내하던 사람들이 개인의 자유를 구속하는 기간이 길어지면서 집단적으로 반발하며 그들의 자유를 위해서는 폭력까지도 불사할 정도로 거세게 항의하기 시작하였다. 미시간주의 경우는 이런 제한 조치에 항의하는 주민들이 완전무장한 채로 주 의사당에 난입하여 항의하기까지 하였다. 총기 휴대가 일상화되지 않은 거의 대부분의 세계인들은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는 광경일 것이다. 하지만 미국은 각 주의 법에 따라 총기를 휴대하고 공적인 장소에서 항의하는 행위가 합법인 경우가 대다수라고 보면 틀림이 없다. 이런 흐름은 미국의 독립전쟁과 남북전쟁 등 각종 전쟁을 통해서 정규군 못지않게 민병대의 역할이 지대하였다는 측면에서 이해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그래서 미국 헌법은 개인의 총기 휴대를 기본권으로 보장하고 있다.

코로나19의 대유행과 함께 이 와중에 벌어졌던 한 흑인의 이해할 수 없는 죽음은 흑인들의 폭동으로 이어졌고 사회의 불안은 가중되었다. 이런 불안은 정치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왜냐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속한 공화당의 충성스러운 지지 그룹 가운데 총기업체 등 방위산업 분야의 기업들이 이런 사회 불안을 통해 기록적인 총기 매출을 달성하여 엄청난 이득을 챙기고 있기 때문이다. 총기 업체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백인이라는 견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이들의 상호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들이 기독교인이든 아니든 그런 것은 이제 더 이상 고려의 대상이 아니다. 앞서 지적한대로, 기독교 정신이 상실된 자본주의는 탐심과 탐욕의 악마로 변하여 현실적이며 영적인 긴장을 부추기는 데 혈안이 되어 날뛰고있는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방위산업 관련 기업들은 자신들의 경제적인 이득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있으며, 심지어 세계 최강인 미국의 군사력을 이용하여 어느 나라나 어느 지역에서든지 분쟁을 부추기고 불안을 조성하고 심지어 전쟁을 불사하면서까지 탐욕을 드러내고 있다. 정리하자면, 코로나19 대유행을 통해 민주당 소속의 주지사들이 보여준 독재적인 태도가 백인들의 자유를 침해하였다고 생각하면서 더욱 노골적으로 민주당을 반대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가중된 사회 불안을 악용하여 공화당을 적극 지지하는 총기 업체들이 천문학적인 무기류 판매 실적을 달성하고 있으며, 그렇게 벌어들인 돈의 상당 부분이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위해 사용되고 있다.

세 번째로, 기독교의 세속화에 편승이라도 한 듯이 워싱턴 정가에 오랫동안 퍼져있는 고질화된 부패와 정치적인 이전투구에 대하여 미국인들은 아직까지도 불신을 갖고 있으며, 여전히 아웃사이더인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통해 그런 관행들이 지속적으로 개혁되기를 바라고 있기 때문이다. 필자는 미국이야말로 혈연, 지연, 학연 등이 고질화되고 만연하며 심지어 문화화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본다. 특히 기독교 계열은 말할 것도 없고 정치계, 그리고 경제계에 이르기까지 이런 문제들이 폭넓게 자리 잡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만 보아도 자신의 딸과 사위가 백악관에서 최고의 실권자로 군림하고 있는 나라가 미국이다. 이런 가족 관계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는데도 백인 중심의 미국인들이 트럼프 대통령을 적극 지지하는 이유를 볼 것 같으면, 공화당과 민주당으로 굳어진 양당의 정치 관행이 수 많은 문제들을 지속적으로 야기하고 있으며, 결국은 누가 정권을 잡든지 간에 서로에 대한 경제적 이해관계를 보존해 줌으로써 새로운 변화의 물결이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다는 데에 공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에만 전관예우라는 나쁜 관행이 있는 것이 아니고, 미국에서는 더욱 노골적으로 전직 고위 관료들을 고용한 회사나 비영리 기관들이 워싱턴 정가 주변에 기생하며 이전투구에 혈안이 되어 있다. 미국인들은 트럼프 대통령을 통해 이런 이해관계를 개혁하고 새로운 개혁의 바람이 허리케인처럼 휘몰아치기를 바라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보내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주류 언론들이 벌떼처럼 들고 일어나 트럼프 대통령을 성토하는 근본적인 이유도 자신들이 양당 체제 하에서 누렸던 기득권이 심각하게 위협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필자는 미국의 대통령 선거를 바라보면서 신학적이며 교회사적으로 매우 슬프고 자괴감마저 든다. 앞서 지적한 대로, 미국 사회를 강타하고 있는 기독교 정신의 세속화, 그리고 주류 기독교의 천명을 거역하고 민심을 이반시키는 행태가 도를 넘어서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에 동의하는 사람들 중에 많은 이들이 적절한 대안이 없어서 차선책으로 그를 선택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런 측면에서 필자는 공화당의 장점과 민주당의 장점을 적절히 표방하고 기독교 정신이 제대로 살아 있는 제3의 정치세력을 고대하고 있다. 미국의 자본주의는 탈선하여 방향을 잃은 기독교 정신을 하루 빨리 정상화해야 하고, 미국 교회와 성도들도 알맹이가 빠진 자본주의에 함몰되어 그런 분위기에서 헤매지 말고 속히 성경적이고 역사적인 원래의 자리로 돌아와야 할 것이다. 하루가 지나고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이 공론화된다면 필자가 지적한 위의 요인들이 작용을 잘 한 것이고, 만에 하나 그가 재선에 실패하게 된다면 위에서 지적한 문제와 더불어 신앙적으로, 윤리적으로, 도덕적으로 엄청난 도전이 밀물처럼 휘몰아쳐 미국을 강타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어떤 경우에서도 이 지구상에 실현된 하나님의 나라는 완성된 하나님의 나라를 향해 종말론적 진행을 역동적으로 할 것이기 때문에 교회와 성도들은 소망을 가지고 당면한 도전들을 물리치고 전진하게 될 것이다.

최은수 교수 webmaster@ame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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