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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 ‘차별인식 조사’ 의도적 왜곡.. 공청회 여론조사 등이 우선

기사승인 2020.11.03  11:3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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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은경 발제 1/ 포괄적 차별금지법, 과연 차별시정이 가능한가?

한국복음주의협회가 10월 16일에 남서울교회에서 '기독교가 보는 차별금지법'의 주제로 월례회를 개최했다. 이날 월례회에 발제자로 나선 이은경 변호사(법무법인 산지 대표)는 ‘포괄적 차별금지법, 과연 차별시정이 가능한가?’라는 제목의 발제를 통해 정의당이 제안한 ‘포괄적차별법’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비판하였다. 이 변호사는 기독교적 관점에서 비판한 것보다 법률적 차원에서 정의당의 법안이 매우 미숙하고 또 대한민국의 헌법의 틀을 고쳐야 가능하다는 점과 새로운 차별을 가져오는 법이라는 점을 문제점으로 지적하고 있다. 또한 국민의 대다수가 차별을 반대한다는 설문조사의 문제점 역시 날카롭게 비판하고, 국민의 눈을 속이고 여론을 왜곡하는 주장을 비판하고 있다. 본지는 이은경 변호사의 발제는 3회에 걸쳐 전제한다. - 편집자 주 -

이 은 경 변호사(법무법인 산지 대표변호사)

   
이은경 변호사

1. 머리글

2020년 6월 28일 정의당 장혜영 등 10명의 의원은 ‘차별금지법안’(이하 ‘정의당안’)을 발의했고, 같은 달 30일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도 ‘평등 및 차별금지에 관한 법률’(이하 ‘인권위안’)의 제정을 국회에 권고했다. 두 안 모두 법조문 체계가 유사하다. ‘차별개념’, ‘차별사유’, ‘차별영역’, ‘차별구제 및 제재’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는데, 문제는 법안 내용을 국민들이 너무 모르고 있다는 것이다. ‘차별개념’ 자체가 모호하고, ‘차별사유’는 논란도 많다. ‘차별영역’은 지나치게 확대됐고, ‘차별구제 및 제재’는 사회를 순식간에 극심한 투쟁사회로 만들어버릴 만큼 아주 위험하다.

논의에 앞서, ‘정의당안’과 ‘인권위안’ 모두 ‘남성과 여성’ 이외에 ‘분류할 수 없는 성’ 또는 ‘분류하기 어려운 성’이란 제3의 성을 인정한다는 점부터 짚고 싶다. 이는 ‘여성과 남성의 2분법적 구분’을 없애 혼인과 가족제도를 재편성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헌법이 규정한 전통적인 가족개념을 바꾸려는 것이다. 실제로 ‘가족제도 자체가 차별을 양산한다. 사회가 이성애 중심적이고, 성별이분법을 공고하게 유지하려 하기에 차별이 발생한다’(출처: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0073111205656488 )고 주장한다.

그런데, 헌법은 ‘혼인과 가족생활은 개인의 존엄과 양성의 평등을 기초로 성립, 유지되어야 하고, 국가는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고 한다(제36조 제1항)(이 조항이 호주제의 위헌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평등권 제정 당시의 ‘성별’도 남성과 여성(제11조 제1항)을 전제로 근로 영역의 여성 차별을 금지하고(제32조 제4항), 여성의 복지와 권익의 향상을 위한 국가의 노력 의무를 명시했다(제34조 제3항). 헌법재판소는 ‘현대 사회는 너무나 많은 사회환경의 변화가 있었음을 부정할 수 없지만, 혼인이 1남 1녀의 정신적, 육제적 결합이라는 점에 있어서는 변화가 없다’고 판시했고, 대법원 또한 혼인을 ‘남녀 간의 육체적, 정신적 결합’으로 정의했다. 실제로 남성과 여성 이외의 ‘제3의 성’을 인정하는 것은 당장 ‘양성’을 명시한 헌법의 문언적 의미에 반하기 때문에, 법률로 쉽게 논의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20대 국회 개헌특위가 헌법 제36조 제1항에서 ‘양’자를 삭제하는 방향으로 논의를 했던 것도 제3의 성을 도입하려는 의도와 무관치 않다. 또한, 단순히 차별문제를 넘어 여성, 남성과 동등한 ‘제3의 성’이란 사회적 신분을 창설하는 것이므로, 헌법 개정 없이 가능할지 입법 형식의 적절성부터 검토해야 한다. 그러므로, ‘제3의 성’ 하나만으로도 헌법 개정에 버금갈 정도의 전 국민적 의견수렴절차가 반드시 필요하다.

   
▲ 지난 2020년 9월 25일 (금) 한국 프레스센터 20층 국제 회의실에서 젠더주의 기독교 대책협의회 츨범 기념 학술 포럼에서 139개 대학교 1016명의 교수들은 포괄적차별법안을 반대하는 입장성명서를 발표했다

한편, 차별금지법 제정 여부는 굳이 ‘진영논리, 정치논리’가 개입할 문제도 아니다. ‘과연 대한민국에서 인간의 2분법적 구분을 폐지하고,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는 것이 타당한지’는 여야 모두 머리를 맞대 같이 토론하고, 깊이 고민해야 할 중차대한 문제다. 단순히 ‘해외 몇몇 선진국이 동성결혼까지 도입했으니 우리도 제3의 성을 인정하는 입법을 해야 한다’고 쉽게 말할 문제가 아니다. 인류가 “성적지향”, “성별정체성”을 법률에 이식한 것은 그리 오래지 않다. 그런데, 지금 해외 입법들은 적지 않은 문제점을 양산하고 있다. 소위 선진국이라 불리는 몇몇 국가들이 최근 급격하게 주도해 온 이 대담한 실험이 과연 인류사적으로 어떤 평가를 받을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인간이 이제까지 경험하지 못한 가장 위험한 변화가 될 수도 있다. 대한민국은 이들 상황을 좀 더 지켜보고 부작용도 파악한 후, 사회적 합의를(본래 ‘사회적 합의’란 용어는 ‘노사정 합의’ 같이 정부의 중재자적 역할을 통해 상호 양보를 이끌어내는 것을 의미하곤 했다. 그러나, 본 발제문은 국민의 대표인 국회에서 간접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토론 의사 결정을 도출하는 과정을 중심으로 포괄적 차별금지법에 대한 ‘사회적 합의’의 유무를 서술한다) 시작해도 늦지 않다는 말로 글을 시작하려 한다.

2. 포괄적 차별금지법에 대한 ‘사회적 합의’의 유무

가. 민주사회에서 입법이 ‘사회적 합의’로 이뤄져야 하는 필요성

현대 정치의 근간인 ‘대의민주주의’는 사회 구성원들의 대화와 토론을 통해 갈등과 문제를 해결하고, 다수결의 원칙으로 의사를 결정한다. 그러나, 찬성이 더 많은 쪽이 언제나 옳은 것도 아니고, 소수 의견을 담아내지 못하는 한계도 있기 때문에 다수결의 원칙이 최선의 선택이라 할 수 없다. 무엇보다 다양한 생각의 존중이 민주주의의 기본 중 기본이므로, 충분한 대화와 토론을 통해 각 의견의 장단점을 깊이 생각해 보고, 이를 통해 몰랐던 사실도 드러날 수 있는 경우라야 비로소 ‘사려 깊은 다수결’로 정당성을 갖추는 것이다.

특히 ‘대의민주주의’는 유권자들이 대표들과 유리되는 ‘대표의 실패’, 대표들이 정파적 이해관계나 사익을 추구하는 ‘대리인의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이의 극복방안으로 등장한 것이 ‘숙의민주주의’다. 이를 구현하는 ‘공론화’의 방법은 ‘참여자의 대표성 확보, 토론, 충분한 숙의 기간, 판단을 위한 객관적이고 사실적인 정보제공, 논의 성과의 도출’이다(하동현, “정책 결정 과정으로써의 공론화 단계분석: ‘2018 서울시 지역균형발전 공론화 사례’”, 한국거버넌스학회보 제27권 제1호(2020), pp27-55).

특히 ‘편 가르기’를 가장 경계하며, 숙의 전과 후의 의견 변화에 주목한다. ‘여론’과 ‘공론’의 구분에도 유의해야 한다. ‘여론’이 소극적이고 수동적인 개별 의견의 합이라면, ‘공론’은 논쟁의 형태로 등장해 숙의 과정을 통과한 ‘정제된 여론(refined public opinion)’이다(정정화, “공론화를 통한 사회적 합의형성의 성공조건”, 한국정책과학학회보 22권(2018), p105).

무릇 ‘공론화’란 의도적인 조작을 철저히 배제한 ‘높은 수준의 공론’을 형성하는 과정이고 (김대영, “공론화를 위한 정치평론의 두 전략: 비판전략과 매개전략”, 한국정치학회보 38권, 2004, pp69-70), 특정 쟁점을 둘러싸고 있는 사회적・정치적・환경적・문화적・과학기술적 측면을 검토하여 선택 가능한 대안들 중 가장 적합하고 합리적인 방안을 도출하는 과정이다.

나. 발의안이 제시하는 공론화 예시의 문제점

국회는 2007년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을 시도한 이래 매번 국민들 반대에 부딪혀 이를 폐기 또는 철회했다. 차별금지법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없다는 이유로 법제화를 못했던 것이다. 그런데, 지금은 포괄적 차별금지법, 과연 ‘사회적 합의’를 했다고 볼 수 있는가? 최소한 본격적인 ‘공론화’라도 시작했는가?

‘인권위’는 6월 23일 “1월~4월에 인권위원 등 위원회 내부 구성원과 외부 전문가가 함께 쟁점검토회의를 9회 진행하여 초안을 마련했고, 초안에 대한 의견수렴을 위하여 4월~5월에 전문가 자문회의(3회)나 시민사회단체 간담회 등을 진행했다”고 한다. 그리고 ‘인권위’가 (주)리얼미터에 의뢰한 차별에 대한 국민인식조사(이하 “차별인식조사”) 결과를 공개하면서 ‘법 제정을 위한 국민적 공감대가 무르익었다’고 발표했다.

“차별인식조사” 응답자 10명 중 9명이 ‘나의 권리만큼 타인의 권리도 존중돼야 하며, 누구도 차별로부터 자유롭지 못하고, 나, 그리고 나의 가족도 언제든 차별받을 수 있기에 차별을 해소하려는 적극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고, 응답자의 88.5%가 평등권 보장을 위한 법률 제정이 필요하다고 했을 뿐 아니라, 법제정 반대이유로 들고 있는 성적지향·성별 정체성과 관하여도 응답자의 73.6%가 “동성애자, 트랜스젠더 등과 같은 성소수자도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존중받아야 하고 동등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고 답했다는 것이다.

우선, ‘인권위’는 초안에 대한 의견수렴을 위해 어떤 성격의 시민단체들을 불러 간담회를 진행했는지, 찬반 논쟁을 균형 있게 수렴했는지부터 묻고 싶다. 법안에 반대한 인원위원도 있었을 텐데, 과연 소수의견을 개진하고 집필할 권리를 보장했는지도 묻고 싶다.

“차별인식조사”는 2020. 4. 22.부터 같은 달 27.까지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000명을(2019년 기준 대한민국 주민등록인구는 통계청 자료상 5,184만 9,861명인데 반해, 인권위 조사표본은 1,000명에 불과하여 통계 결과가 부실할 수밖에 없다는 비판이 많다) 대상으로 ‘차별 경험 유무, 차별 사유, 차별 경험 장소, 차별 후 대처, 도움 요청 대상, 무대응 이유, 구제절차 실효성에 따른 조치 의향 여부, 우리 사회 차별 심각성, 우리 사회 가장 심각한 차별,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차별대상 유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차별대상, 코로나19 계기 차별대상, 우리 사회 차별 의식에 대한 동의 정도, 우리사회 과거 대비 차별 심화 정도, 우리 사회 차별 심화 이유, 향후 차별 상황 전망, 차별에 대한 대응 정책’이란 17개 항목에 관하여 무선 모바일조사를 한 것이다.

그런데, 막상 조사결과를 검토해보면,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에 대한 국민적 합의가 존재한다는 ‘인권위’ 주장에 지나친 비약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첫째, ‘사회적 합의’는 적극적인 국민의 의견표출이 논쟁을 통해서 ‘공론’으로 수렴될 때 비로소 형성되는 것이지(김대영, “공론화를 위한 정치평론의 두 전략: 비판전략과 매개전략”, 한국정치학회보 38권(2004), pp119), 물어보니 마지못해 대답하는 ‘여론조사’ 방식으로 파악할 수 있는 성질이 아니라는 점이다.

‘공론’은 소극적이고 수동적인 개별 의견을 모아놓은 것이 아니라, 공동체적 관점에 입각한 정제된 의견이기 때문이다. 둘째, 그나마 개별 의견을 수집하는 여론조사 표본도 5,000만 명이 넘는 대한민국 인구에 비해 지나치게 작은 1,000명이기 때문에 신뢰성이 낮고, 설문대상인 17개 항목도 “차별은 그 해소를 위해 적극적 노력을 기울여야 할 사회문제이다” 등과 같이, 누구든 공감할 수밖에 없는 당위 영역에 해당하는 질문이 많았을 뿐,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초래할 실제적, 구체적 변화에 대한 인식을 조사하는 문항은 단 한 문항도 없다는 문제점이 있다.

“차별 경험 유무” 항목은 ‘지난 1년 동안 어떤 이유로든 차별을 받은 적이 있다’는 27.2%, ‘없다’는 72.8%이고, “차별 사유” 항목은 ‘성(性)’ 48.9%, ‘성소수자’ 0.7%, ‘종교’ 5.9%, ‘장애’ 4.0%, ‘연령’ 43.4%, ‘경제적 지위’ 23.9%, ‘고용형태’ 15.8%, ‘출신지역’ 16.9%, ‘인종/민족’ 3.3%, ‘신체조건’ 18.0%, ‘혼인상황’ 7.7%, ‘임신/출산’ 3.3%, ‘가족상황’ 2.6%, ‘사상/정치적 의견’ 12.1%, ‘전과’ 1.1%, ‘학력’ 21.3%, ‘질병’ 6.3%다. 성(48.9%)과 연령(43.4%)이 높은 편이고, 성소수자는 0.7%에 불과했다.

그런데, “사례수 50명 미만은 이상치(outliers)의 영향이 크게 작용하여 결과 해석에 유의해야 함”을 규정하면서 특히 성소수자의 한 경우 50명 이상을 대상으로 실시한 문항이 전무함을 밝히고 있다. ‘차별 경험 장소, 차별 후 대처, 무대응 이유, 구제절차 실효성에 따른 조치 의향 여부 등’ 성소수자를 대상으로 한 문항이 50명 미만으로 유의미한 설문이 될 수 없음을 스스로 인정했다. 그나마,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 경험 장소’에 대한 응답은, ‘직장, 학교, 공공기관, 상업시설, 의료·보험, 온라인, 기타’ 중 유일하게 ‘온라인’ 영역에만 있다. 과연 우리사회가 성소수자를 어떻게 차별하고 있다는 것인지 의구심이 드는 대목이다.

“차별에 대한 대응 정책” 항목은 “1. 정부 차원 종합적 대책 수립, 2. 인권·다양성 존중 학교교육 확대, 3. 국민인식 개선 교육·캠페인 강화, 4. 차별 금지 법률 제정, 6. 인권위 등 차별시정기구의 혐오차별 규제 강화, 6. 악의적 차별에 대한 형사처벌, 7. 정치인·언론의 혐오조장 규제”를 들고 있다. 구체적으로 어떤 법률을 의미하는지 아무 설명도 없이 여러 항목 속에 4.항을 끼워 놓았다. 그나마 “4. 차별 금지 법률 제정”에 관하여도 “매우 반대”, “반대하는 편”, “찬성하는 편”, “매우 찬성” 4가지 구간이 있는데, “찬성하는 편(50.8%)”과 “매우 찬성(37.7%)”을 더해 ‘평등권 보장을 위한 법률 제정이 필요하다’는 찬성이 88.5%라고 발표했다. 정보제공도 없이 ‘차별 금지 법률 제정’이란 추상적 질문만 던졌을 경우 그냥 반대하기는 어려운 질문 아닌가?

이 결과를 토대로 마치 국민 대다수가 ‘인권위 안’을 찬성한다는 식으로 주장하는 것은 조사결과를 크게 호도하는 것이다. 더욱이 “매우 찬성(37.7%)”보다 “찬성하는 편(50.8%)”이 더 많은 것은, 당장 시급하게 입법을 추진하라고 한 것은 아니라는 메시지로 보인다. 그리고, “구제절차 실효성에 따른 조치 의향 여부” 항목에선 ‘귀하가 받은 차별에 대해 국가기관의 시정명령이나 소송지원 등 실효성 있는 구제절차가 마련된다면 요청할 의사가 있다’가 61%, ‘없다’가 18.5%, ‘잘모름’ 41.0%였다. 바로 ‘나의 차별’을 시정해준다는 것인데도 부정적인 의견이 적지 않았다. 발의안이 예정하는 차별구제 및 차별제제의 실상을 알 경우 과연 국민들이 쉽게 받아들일까?

“우리 사회 차별 의식에 대한 동의 정도” 항목 중 “모든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자유로우며 그 존엄과 권리에 있어 동등하다.”라는 문항 직후 “동성애자, 트랜스젠더 등과 같은 성소수자도 다른 사람과 마찬가지로 존중받아야 하고 동등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를 배치했다. 당연히 반대하기 어려운 질문 아닌가? 그런데, 해당 문항에 대한 응답이 “전혀 동의 안 함”, “별로 동의 안함”, “다소 동의”, “매우 동의” 4가지 구간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다소 동의(48.5%)”, “매우 동의(25.1%)”를 합해 응답자 73.6%가 동의했다고 주장했다. 더욱이 성소수자도 존중받아야 한다고 응답한 것이지 차별금지법을 제정해 고용 등에서 차별을 당할 경우 강력한 제재를 하란 의사는 아니다.

“우리 사회 차별 심각성” 항목은 ‘매우 심각하다’는 19.9%, ‘약간 심각하다’는 62.1%, ‘별로 심각하지 않다’는 17.0%, ‘전혀 심각하지 않다’는 1.0%였다. ‘인권위’는 이 수치를 들어 응답자 10명 중 8명이 우리 사회 차별이 심각하다고 본다고 호도한다. 그러나, “차별 경험 유무” 항목에서 ‘지난 1년 동안 어떤 이유로든 차별을 받은 적이 ‘없다’가 72.8%였다.

그리고 정도를 달리 평가해야 할 ‘매우 심각(19.9%)’과 ‘약간 심각(62.1%)’을 동일선상에 두고 이를 단순히 합한 수치를 인용해 마치 우리나라가 차별 공화국인 양 호도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해 보인다. 또한, “우리 사회 가장 심각한 차별” 항목에 관하여 “성 정체성 또는 성적지향에 따른 차별”이란 응답은 7.5%에 불과할 뿐, 성별(30.8%), 고용형태(13.8%), 장애(10.8%), 빈부격차(8.0%)에 따른 차별이 더 심각하다고 응답했다.

이렇듯, ‘인권위’의 “차별인식조사” 당시 차별금지법의 내용에 관한 정보가 제공되지 않았다는 점 때문에 한국기독문화연구소가 2020. 6. 25. 별도로 실시한 여론조사(아이디 lordlove, “차별금지법 실체 알게된 국민 다수가 ‘법 제정’ 반대...‘인권위’ 설문조사는 술수”, 복음기도신문, 2020. 7. 6., http://gnpnews.org/archives/62960)에 의하면, 이행강제금이나 징역형, 벌금형과 같은 처벌규정에 대해 ‘반대’ 46%, ‘찬성’ 38.8%로 나타났고, 바른성문화를위한국민연합이 2020. 7. 1. 실시한 여론조사도, 동일한 내용에 대한 ‘반대’ 40.8%, ‘찬성’ 32.2%였다. 특히, ‘성적 지향’을 성별 등과 같은 지위로 보는 것에 관하여 한국기독문화연구소의 2020. 6. 25. 여론조사는 ‘반대’ 55.2%, ‘찬성’ 31.8%로 나타났고, 바른성문화를위한국민연합의 2020. 7. 1. 여론조사도 ‘반대’ 52.2%, ‘찬성’ 26.9%로 반대비율이 높았다. 그리고, 바른여성인권연합은 2020. 7. 16. 포괄적 차별금지법에 대한 여성 의견(박주연, “바른인권여성연합 ‘여론조사 결과 여성 다수가 차별금지법 반대’”, 미래한국, 2020. 7. 24., http://www.futurekorea.co.kr/news/articleView.html?idxno=137181)을 조사했는데, 인간의 성별을 남성, 여성, 그리고 그 외에 여러 가지 성으로 분류하는 것에 대해 ‘찬성’ 30.6%, ‘반대’ 44.0%, ‘잘 모르겠다’ 25.3%였다.

다. 차별금지법 제정에 관한 ‘공론화’ 부족 - 사회적 합의는 ‘국민의 알권리’부터!

과연, 포괄적 차별금지법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무르익었는가? 진실은 무엇인가? ‘차별금지법 반대 청원’은 21대 국회에서 14일만에 10만 명을 돌파해 첫 번째로 청원에 성공했다. 헌데, ‘차별금지법 찬성 청원’은 25,123명에 불과해 청원조차 실패했다. 박래군 소장 등 찬성론자들이 ‘일부 보수 기독교 세력들이 대거 조직적으로 참여해서 무난하게 10만명의 벽을 넘었다. 분명 차별금지법 제정에 찬성하는 시민들이 훨씬 더 많을 텐데도 반대 청원은 성사되고 찬성 청원이 실패하면, 이를 빌미로 입법에 더 소극적일 것이기 때문에 차별금지법의 운명을 가르는 중요한 시간’이라 주장하면서(박래군 인권재단 사람 소장, “포괄적 차별금지법, 사회적 합의는 끝났다”, 경향신문, 2020. 7. 21), 심지어 위 칼럼은 ‘여기에는 한국 사회의 극우 기독교 세력들이 차별금지법이 마치 동성애 조장법인 것처럼 왜곡해온 게 주된 원인으로 작용했다. 보수 기독교 세력은 자신들의 교세가 줄어드는 것에 대해 위기를 느꼈고, 그로부터 동성애를 공격함으로써 자신들의 교세 하락을 만회하려고 했다. 지금도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교회 파괴법이니 가정 파괴법이니 하면서 동성애에 반대했다가는 목사가 교회에서 마치 체포되는 것처럼 왜곡·선전하고 있다. 차별금지법이 먼저 시행된 영국이나 캐나다 등 나라들에서 일어난 일이라며 사실이 아닌 이야기들을 그럴싸하게 포장한 가짜뉴스를 퍼뜨려왔다. 이런 일부 교회세력들의 동성애 혐오 활동은 우리 사회의 혐오 세력들에게 용기를 주고 부추겨 왔다. 교회 목사님들의 거침없는 혐오 발언이 부끄러움과 죄의식을 무디게 했을 뿐만 아니라 그런 혐오 활동이 마치 정의로운 용기 있는 행동처럼 오인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런데, 이런 류의 글이야말로 특정 집단(기독교)에 대한 전형적인 차별과 혐오표현이 아닐까?) 청원을 적극적으로 독려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국민 관심을 끌지 못했다. 20대 국회는 44명의 의원이 ‘성적지향’을 삭제하려는 ‘국가인권위원회법 일부개정 법률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실상 ‘인권위’ 박찬운 상임위원조차 ‘평등법이 우리 사회에서 성숙한 논의를 통해 합의가 되어 있지 않은 상황이다’라 했다(박찬운 ‘인권위’ 상임위원, “차별금지법이 동성애 보호법? 동성애도 보호하는 법”[인터뷰], 프레시안 2020. 7. 21).

이렇듯 차별금지법안 상정이 충분히 “공론화”되었다고 볼 수 없는 것은, 첫째, 유권자들에게 객관적이고 사실적인 정보가 제공되지 못하였고, 둘째, 충분한 숙의 기간조차 없었기 때문이다. 우선, 유권자에게 균형 잡힌 정보가 제공되고, 차별금지법에 관해 알 권리가 제대로 보장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인권위’가 법제화가 무르익었다는 논거로 들고 있는 “차별인식조사”는 통계해석을 의도적으로 왜곡한 측면이 있고, 차별금지법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하여 찬반을 조사한 것도 아니었다. 그리고, 충분한 숙의 기간을 거치기는커녕, 차별금지법 찬반 토론에 앞서 필수적으로 알아야 할 사항조차 국민에게 고지하지 않았다. 그저 ‘입법 세력화’를 위한 정치선전만 횡행했을 뿐이다. 그러나, 포괄적 차별금지법은 사회 전반에 엄청난 변화를 수반하는 매우 강력한 입법이므로, 공청회, 여론조사 등 본격적인 논의에 앞서 ‘국민의 알 권리’부터 충족시켜야 한다. 그리고 찬반 논쟁을 뜨겁게 하는 것이 ‘사회적 합의’의 시작이다. 도입 여부에 대한 찬성과 반대, 의견의 대립을 가능하게 하고, 논쟁을 적극적으로 고취하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을 향한 첫 걸음이다. 마치 차별금지법 반대론자들은 차별을 조장하는 혐오세력인 듯 매도하는 것은 그야말로 ‘민주주의 죽이기’다. 다양한 견해를 짓밟기 때문이다. 공론의 장, 입장부터 막겠다는 것 아닌가.

이은경 변호사 webmaster@ame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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