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신권 교수의 시
고통의 끝
2020년 노벨문학상 수상자 루이스 글릭의
“야생 뭇꽃”을 읽고서
폭풍에 찢긴 나뭇가지
그 끝에 진 흉터에서
새 가지가 움직이는
소리들이 들려요.
하늘을 휩쓸던 아우성
그 후의 정적. 여린 햇살들
할퀴어 찢긴 이파리들을
소성(蘇醒)하게 비추어요.
빈사(頻死) 상태 속에 묻힌
어두운 아픔을 안고
살아간다는 건 참으로
끔찍하고 힘든 일이예요.
허나 그 고통의 끝에서
새눈 터지면, 하늘이 열리고
무지개 탄 비둘기도 날아들고
맑은 생명수도 솟구쳐요.
▲ 조신권 교수/ 시인, 문학평론가, 연세대 명예 교수, 청암교회 원로 장로 |
조신권 교수 webmaster@ame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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