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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적 교회론’이란 무엇인가?(8)

기사승인 2020.11.13  14:5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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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동섭 교수의 선교 논단

방동섭 교수/ 미국 리폼드 신학대학원 선교학 박사, 백석대학교 선교학 교수 역임, 글로벌 비전교회 담임

   
▲ 방동섭 교수

제4장 성령의 역사와 ‘선교적 교회’의 탄생’

초대 예루살렘교회는 연약해 보이는 120명의 적은 무리가 모였던 공동체였다. 당시 그 교회를 구성하고 있던 사람들은 사회 정치적인 측면에서 신분이 낮고, 이웃을 향해 어떤 영향력을 주기에는 모든 면에서 부족하게 보였던 사람들이 모인 공동체였다. 그러나 이렇게 연약해 보였던 초대 예루살렘교회가 시대의 물살을 가르고 세상을 변화시키는 강하고 영향력이 있는 공동체가 되었던 이유는 무엇이었는가?” 그것은 그 공동체 안에 그 때까지 유대 땅에 존재하고 있었던 종교 조직과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영적인 특징이 있었기 때문이다. 
 

1. 바람과 불

누가는 주후 1세기 주님의 제자들이 모였던 마가의 다락방에서 일어난 매우 놀라운 사건에 대해 마치 그림을 그리는 것처럼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다. 그는 “홀연히 하늘로부터 급하고 강한 바람 같은 소리가 있어 저희 앉은 온 집에 가득하였다”고 기록하고 있다. 또한 “불의 혀같이 갈라지는 것이 저희에게 보여 각 사람위에 임하였다”고 하였다. 120명이 모였던 비좁은 마가의 다락방에 강한 바람이 휘몰아치고, 불의 혀같이 임하는 이 놀라운 상황을 누가는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매우 극적이고 역동적으로 묘사하고 있는 것이다.

먼저 하늘로부터 불어온 ‘급하고 강한 바람’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대부분의 학자들은 급하고 강한 바람을 성령의 강력한 임재를 보여주는 상징으로 해석하고 있다. 구약 성경에도 ‘바람’이 성령을 상징하는 표현으로 사용되는 경우를 볼 수 있다. 언어학적으로도 ‘바람’은 히브리어로 ‘루카’, 헬라어로는 ‘프뉴마’라고 하는데 문맥에 따라 ‘바람’ 혹은 ‘영’으로 해석될 수 있는 단어들이다.

   
 

요한복음 38절에서 예수님께서 언급하신 바람이 부는 것은 새 생명을 탄생시키는 성령의 신비한 역사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표현으로 해석된다. 그 반면에 사도행전 2장 2절에 나타나는 마가의 다락방에 불었던 ‘급하고 강한 바람’은 성령께서 주님의 교회를 이 땅에 탄생시키기 위해 오셔서 역사하신 것으로 해석이 된다. 개인의 생명이 영적으로 탄생하는 거듭남이나 교회가 이 땅에 탄생하고 세워지는 모든 과정 속에 언제나 성령의 역사가 필연적인 것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또한 마가의 다락방에서 “불의 혀같이 갈라지는 것이 저희에게 보여 각 사람 위에 있었다”고 하였다. 여기 나타난 ‘불’의 의미 역시 하나님 임재의 상징이다. 하나님의 성령께서 불처럼 임재하신 것이다. 부루스(F. F. Bruce)는 출애굽기 3:2 이하에 하나님께서 떨기나무 불꽃 가운데 모세에게 나타나셔서 말씀하신 것처럼 불은 신적 임재를 의미한다고 하였다. 성경 다른 곳에서도 ‘불’은 하나님의 현현하실 때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특히 ‘불’은 성령께서 오셔서 사람들을 정결케 하시는 사역을 하시게 될 것을 암시한다.

중요한 것은 ‘바람과 불’로 상징된 성령께서 마가의 다락방에 임재하셨을 때 당시 그 곳에 있던 제자들은 모두 “성령의 충만함을 받게 되었다”는 것이다. 성령께서 단지 특별한 소수 몇 사람에게 임하신 것이 아니라 마가의 다락방에 모였던 사람들 모두에게 임하신 것은 그 곳에서 탄생하였던 초대 예루살렘 교회를 특징짓는 매우 독특한 현상이었다. 이것이 당시 예루살렘에 존재하였던 종교 조직과는 현저하게 다른 점이었다.

창세기에 보면 하나님이 사람을 흙으로 만드시고 생기를 그 코에 불어넣을 때 사람이 생령이 되었다“고 했다. 여기 ‘생기’는 ‘성령’의 상징이다. 차가운 진흙 덩어리에 불과한 존재에 하나님의 ‘생기’가 들어가니 ‘생령’(a living being)이 되는 것이다. 살아 움직이는 존재가 된 것이다. 매우 연약해 보이고 공포에 짓눌렸던 제자들에게 성령께서 임재하실 때 세상에 들어가 하나님의 선교 계획을 감당할 수 있는 살아 움직이는 공동체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
 

2. ‘선교적 교회’의 탄생

그렇다면 ‘선교적 교회’는 성령과 어떤 관계성을 가지고 있는가? 우선 ‘선교적 교회’의 특성을 가졌던 초대 교회는 성령의 강림으로 예루살렘에서 시작되었다. 우리는 사도행전을 통해 성령께서 의도하시고 계획하신대로 출발되었던 ‘선교적 교회’를 볼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선교적 교회의 독특한 특성은 성령께서 창조하시고 성령께서 유지하신다는 것이다.

사도행전에 기록된 것처럼 성령께서는 처음부터 선교를 이끌어 가시고, 선교가 가능하도록 능력을 부어주셨다. 성령의 능력을 통해 하나님의 백성들은 세상을 향한 증거의 사명을 다하게 될 것이다. “보내심을 받은 하나님의 백성들은 성령의 능력을 통해 선교 공동체로서 조직이 되고, 훈련을 받고, 무장이 되고, 동기를 부여 받아 실천을 통해 양육될 것이다.” 그런 면에서 레슬리 뉴비긴(Lesslie Newbigin)증거는 교회의 사역이 아니고, 교회 안에 거하시는 성령의 사역이다라고 하였던 것이다.

성령의 역사 없이는 초대 예루살렘교회는 단지 공포와 두려움에 눌려있는 무기력한 종교 조직에 불과하였다. 예수님이 승천하신 이후에 엄청난 공포가 제자들에게 몰려왔다. “혹시 자기들에게도 생각지 못한 어려움이 찾아오지 않을까?” “혹시 자기들도 예수님처럼 끌려가 십자가 처형을 당하게 되지는 않을까?” 그들은 극도의 염려, 긴장, 두려움 속에서 마가의 다락방에 머물러 있었다. 그러나 그들에게는 붙들어야 하는 주님의 약속이 이미 주어져 있었다. “너희는 몇 날이 못 되어 성령으로 세례를 받으리라”는 것이다. 사실 그들은 주님이 주신 이 약속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정확하게 모르고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마가의 다락방에 모였던 주님의 제자들은 그 약속을 붙들고 한 마음으로 기도하기 시작하였다. 교회는 이렇게 성령의 임하심으로 탄생한다. 사람들이 모이고 형식과 제도를 갖추었다고 교회가 탄생하는 것은 아니다. 성령의 역사하심이 있어야 교회가 탄생하는 것이다. 초대 예루살렘교회에 임했던 성령의 임재는 공포와 두려움에 사로잡혀 무기력하게 모여 있던 공동체를 생명이 살아 숨 쉬는 역동적인 공동체로 탄생시킨 것이다.

성령의 역사는 제자들이 만들어낸 인위적인 사건이 아니었다. 가끔 어떤 모임에 가면 음악이나, 조명, 분위기를 연출하여 인위적으로 성령의 역사를 만들어 내려고 하는 느낌을 주는 경우를 본다. 성령의 역사는 하나님께서 하늘을 열어 주시고 주권적으로 역사하실 때 일어나는 사건이다. 누가는 초대교회에 일어났던 성령 강림의 사건을 기록하면서 하늘로부터 급하고 강한 바람 같은 소리가 있었다고 했다.성령의 역사는 하늘로부터 임하는 하나님의 주권적인 역사이다.

두려움과 공포 속에 숨조차 크게 쉴 수 없는 질식해 버릴 것 같은 작은 공간이었던 마가의 다락방에서 120명의 사람들에게 유일하게 열려진 공간은 하늘이었다. 120명의 성도들은 마음을 모아 오직 하늘의 하나님을 바라보고 기도하였다. 그리고 하늘 문이 열리면서 이루어진 것은 성령이 그들에게 임하셨다는 것이다. 하늘의 하나님이 그의 백성들을 돌아보시고 큰 사랑으로 역사하신 사건이 성령의 강림이었다.

성령의 역사는 하늘의 하나님이 고통 속에 신음하는 그의 백성들을 돌아보는 역사요, 그 역사는 지금도 교회 가운데 계속되고 있다. 성령의 역사가 공동체 안에 나타나면 절망이 소망으로 변하고, 고통이 기쁨이 되고, 교만이 겸손으로 변하고, 죽음이 생명으로 바뀐다. 또한 교회가 반드시 가야 할 길이 보이게 된다. 교회가 반드시 가야 하는 길을 증거의 공동체선교적 교회가 되는 것이다.

방동섭 교수 webmaster@ame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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