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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나무는 살아있다

기사승인 2021.02.24  11: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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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희경의 문화와 생태 이야기

김희경 교사/ 김희경은 감성 생태 동아리 ‘생동감’의 교육부장과 생태교사로서 초등학교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으며, 신기루나래 그림 작가로 활동 중이고, 안양교육희망네트워크 위원장이다.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안양문화예술재단 뮤지컬 단원과 주인공으로 활동했다. 세 아이의 엄마이기도 한 김희경은 흰돌교회 집사로 섬기고 있으며, 산림청 공인 유아숲지도사 자격증 취득 및 전문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 김희경 교사

봄이 되면 작고 귀여운 여린 잎들이 나온다. 우린 이 잎들을 ‘새싹’이라 말하며 아주 사랑스럽게 여긴다. 여름이 되면 새싹이 잘 자라 진한 녹색을 띄면서 광합성을 활발하게 하며 시원한 그늘과 맑은 공기를 찾는 사람들에게 ‘싱그러운 나뭇잎, 초록잎’이라 불리며 사랑을 받는다. 가을이 되면 아름다운 색들로 알록달록 물들인 나뭇잎들을 보며 사람들은 ‘단풍’이라 말하며 매일매일 사랑하는 사람들과 단풍을 즐기러 나무들을 찾아온다. 늦가을이 되면서부터 그동안 사랑받던 나뭇잎들은 영양분을 모두 몸통에 흡수시키곤 말라 비틀러져 ‘낙엽’이 되어 떨어진다. 그로 인해 봄여름가을 동안 보여주었던 사람들의 그 사랑도 같이 떨어져 내려간다. 겨울의 나무들은 쓸쓸하다.

겨울나무의 아름다움을 아는 사람들은 과연 얼마나 될까? 사실 나조차도 겨울나무에 애정을 가지고 관찰하기 시작한 지가 얼마 되지 않았다. 치장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아름다움이 무엇인지 알려주듯 당당한 모습으로 나를 내려다보며 웅장함이 무엇인지, 경이로움이 무엇인지 이야기해 준다. 특히 겨울나무는 아주 작은 보물들을 가지마다 드문드문 가지고 있다. 위치와 모양은 나무마다 다르지만, 그 신비하고 상상력을 자극시키는 그 사랑스러움은 호기심을 자극시키고 설레게 한다. 겨울나무의 그 작은 보물이란 겨울에도 계속 살아있음을 표현하고 있는 ‘겨울눈’을 말하는 것이다.

겨울눈은 대게 여름부터 겨울을 위해 준비를 하기 시작한다. 아주 작은 모습으로 조금씩 조금씩 정성을 가득 담아 키워 나간다. 그런데 어떻게 겨울눈들은 춥고 매서운 겨울바람을 이겨내고 있을까? 그 비결은 사람들처럼 겨울눈도 털옷과 여러 겹 되는 얇은 비늘옷, 여러 겹 입은 얇은 비늘옷 위해 진액을 바른 따뜻한 옷으로 나무들마다 각자에 맞는 겨울옷을 입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겨울눈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많은 애니매이션에 나오는 작은 숲속 요정들을 이 겨울눈들을 보고 그렸을까?’라고 생각이 될 정도로 작은 요정들의 얼굴이 숨겨져 있다.

   
 

물푸레나무의 겨울눈 요정이 느릅나무의 겨울눈 요정과 반갑게 인사를 나눈다. 작은 요정들은 바로 옆 은빛이 나는 조리뽕 과자를 닮은 보리수 겨울눈을 따 서로 나누어 먹으며 생강나무의 겨울눈을 살펴본다. 이 동네 봄을 가장 먼저 알리는 숲 속 나무이기에 겨울눈에서 꽃이 나오고 있는지가 궁금한 것이다. 숲속으로 들어오기 전 개천에 있는 갯버들은 벌써부터 봄소식을 알리며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는 소식을 얼마 전에 들었기에 매일같이 들여다보고 있다. 목련 겨울눈은 터질랑말랑 4~5번의 옷을 갈아입고 봄이 오길 기다리고 있다. 겨울나무들을 관찰하며 혼자 이런저런 이야기를 상상하며 나무사잇길을 지나쳐 걸어간다. 누군가 나에게 속삭여 주듯 아주 즐거운 이야기들이 겨울산 가득 따뜻함을 입혀준다.

겨울눈 안에는 무엇이 있을까? 봄이 오면 가지마다 꽃을 가득 피우는 목련과 벚꽃, 산수유, 진달래 나무들을 보았을 것이다. 이처럼 겨울눈 안에 봄을 알리는 꽃들을 어린아이 다루듯 힘을 빼고 정성스레 다루어 활짝 피게 한다. 꽃만 있을까? 아니다. 아파트 화단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감나무, 화살나무는 겨울눈 안에 잎을 간직하고 있다. 따뜻한 봄이 오면 새잎을 꼬물꼬물 꺼내어 기지개 펴듯 잎을 활짝 펼칠 것이다. 그럼 꽃과 잎이 같이 있는 겨울눈은 없을까? 우리가 좋아하는 사과나무, 단풍나무, 버즘나무 등이 겨울눈 안에 꽃과 잎을 가지고 있는 나무들이다. 예로 들은 나무들만이 그런 겨울눈을 가지고 있지 아니하다는 걸 알고 있을 것이다.

봄이 오면 잎보다 꽃이 먼저 피는 나무는 어떤 나무가 있는지, 잎만 나오는 나무는 어떤 나무가 있는지, 꽃과 잎이 같이 나오기 시작하는 나무는 어떤 나무가 있는지 관찰해 보길 권하여 본다. 그 나무의 이름이 무엇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 모습을 관찰하고, 그 안의 비밀들을 하나씩 발견해 나가며 스며드는 감정들을 느끼며 미소를 짓고 있는 당신을 발견하는 것이 난 중요하다 말하고 싶다. 그 시작이 우리가 잊고 있었던 하나님께서 주신 유산을 깨닫는 시작이 되고, 이어받고 보존하여 다음 세대에게도 물려줄 수 있는 행위로 이어질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태초에 하나님께서 이 세상을 창조하실 때 ‘...보시기 좋았더라’라고 말씀하시며 우리에게 주신 유산을 우린 누리지 못하고 있다. ‘다스리라’라고 하신 말씀을 ‘마음대로 해도 된다고’ 해석을 했던 것인지 우린 아이들의 미래의 자원까지도 다 끌어다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그럼 우리 아이들이 우리에게 이어받게 될 유산은 어떤 상태가 될 것인가?

작년 코로나 시대를 겪으면서 우린 온몸으로 잘못되어진 것들을 알게 되었고 그 무서움을 깨닫게 되었다. 코로나19로 인해 거리두기를 하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은 겨울나무와 같다 보인다. 봄, 여름, 가을 나무들처럼 살다 겨울이 와 외로워 보이고, 추워 보이고, 가지가 말라가고 있는 듯 보인다. 하지만 우린 기억해 내야 한다. 겨울나무의 겨울눈을. 그 속에 꽉 차게 품고 있을 잎을, 꽃을 기억하자. 우리 안에도 겨울눈들이 있을 것이다. 그 안엔 잎으로, 꽃으로, 잎과 꽃으로 아주 작게 조금씩 봄이 오길 기다리며 커가고 있을 것이다.

봄이 오면 어떤 나무가 되고 싶나? 우린 나무가 아니기에 봄이 왔음을 스스로를 관찰하고 준비하며 찾아야 할 것이다. 부정적인 생각일랑 하지 말자. 나무가 성장하지 않으면 고목이 된다. 사전을 찾으면 ‘말라서 죽어버린 나무’라는 말이 뜬다. 하지만, ‘여러 해 자라 더 크지 않을 정도로 오래된 나무’라는 뜻도 함께 적혀 있다. 고목나무는 완전히 죽지 않는 한 매년 잎을 내고, 꽃을 피운다. “봄이 나에겐 안 온다” 말한다 해도 우린 이미 살아 있는 한 꽃과 잎을 가지고 있는 겨울눈을 우리 속에 간직하고 있다. 하나님께선 한 사람, 한 사람에게 가장 잘 어울리고 가장 좋은 것들로 벌써 모든 계획들을 끝내셨기 때문이다. 우리의 겨울눈에게 봄 햇살을 느낄 수 있게 꺼내는 일은 우리의 몫인 것이다.

봄이 왔다. 나무들과 풀들을 봄소식을 전하기 위해 지금 이 순간에도 겨울눈 껍질을 밀어내고, 땅을 가르고 싹을 내고 있을 것이다. 똑똑, 지금 어느 계절에 서 계시나요? 개인마다 처한 상황에 따라 마음의 계절이 상이할 것이다. 바라기는 기나긴 겨울을 인내하며 생명을 뿜어내기 위해 꿈틀거리는 겨울눈처럼 봄을 향해 솟구쳐 오르자. 다가오는 3월은 영어로 ‘March’, 즉 행진이며, 봄은 영어로 ‘Spring’(솟구쳐 오름)이다. 우리도 솟구쳐 올라 행진하며 ‘생명’이 있음을 만천하에 선포하자.

김희경 교사 webmaster@amennews.com

<저작권자 © 교회와신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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