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ault_top_notch
default_setNet1_2

자살 그리고 회개와 구원

기사승인 2021.07.26  12:29:56

공유
default_news_ad1

김성일 / K&Lab 대표이사, 배우(탈랜트), 집사

   
▲ 김성일 집사

 ‘자살’이 다른 살인행위와 달리 회개할 기회를 얻지 못한 채 죽기 때문에 구원받지 못할 것이라는 전통적인 생각은 어거스틴으로부터 비롯되었다. 어거스틴은 가룟유다가 예수를 배반한 죄를 속죄하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끊지만, 그것은 오히려 자신의 죄를 가중시켰을 뿐이었다고 주장하고, 그 이유로 가룟유다가 하나님의 긍휼의 기회를 기다리지 않고 자기 파괴적 가책이 발동하여 스스로 생명을 끊음으로 “구원에 이르게 하는 회개의 기회”를 남기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 견해는 나중에 로마가톨릭교회의 자살에 대한 견해로 이어졌고, ‘대죄’를 범했어도 회개하면 용서를 받지만 회개하지 못하면 구원받지 못한다는 생각으로 발전했으며, 결국 자살은 구원받지 못한다는 생각으로 고착되고 말았다.

그렇지만 로마가톨릭교회의 주장대로 지은 모든 죄에 대해 각각 회개해야만 용서받고 그래야 구원을 얻게 된다고 하면 이것은 필연코 ‘행위 구원’과 ‘자기공로 사상’과 다르지 않게 된다. 왜냐하면, 사람은 누구도 자기가 지은 죄를 낱낱이 회개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개신교 신자들에게 단지 ‘사제를 통한’이라는 말은 없다고 하여도, 오늘날 같은 사상을 가진 경우를 만만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결국 ‘회개하지 못하고 죽는 것이기에 자살자는 구원받지 못한다’는 인식이 보편적으로 자리를 잡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성경은 ‘구원은 오직 하나님의 주권에 속하는 것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대속적인 죽음을 믿음으로 받아들이는 자들에게 값없이 주어진 은혜의 선물이란 점이기 때문에 혹 중대한 죄를 짓고 미처 회개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그가 하나님이 택한 그리스도 안에 있는 자라면 받은바 그 아들됨의 자리를 빼앗기지 않는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즉, 성경은 구원은 결코 특정한 죄의 회개 여부에 달린 것이 아니라, 전적으로 하나님의 은혜에 달려 있는 것이다. 따라서 자살한 자가 회개하지 못했기 때문에 구원받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하나님의 무한한 은혜는 이런 것에 제한받지 않음을 보여준다.

성경이 주장하는 사함받을 수 없는 유일한 죄는 ‘자살’이란 죄가 아니라 “성령을 훼방한 죄”(the blasphemy against the Spirit)(마 12:31; 막 3:28-29; 눅 12:10) 밖에 없다. 성령훼방죄의 핵심은 ‘성령의 내적 조명을 받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적으로 일관되게’,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과 명백히 나타나고 있는 그 복음을 대항하고 거부하는 것’이다. 만약 어떤 사람이 구원 얻는 믿음을 부인하는 차원에서 하나님의 존재, 내세, 구원 등도 없다고 주장하며 자기 삶의 주인은 자기이기에 자신이 스스로 운명을 결정한다는 차원에서 혹 자살을 택하였다면 자살이 성령 훼방죄에 해당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어느 순간 삶의 절망에 빠지거나, 또 정신적 질병으로 인하여 자살을 했다면 그것이 “성령에 대항하는 죄”로 간주할 만한 그 어떤 신학적 근거를 찾을 수 없다.

따라서 자살을 영원한 저주라고 하는 주장은 성경적으로 옳을 수 없다. 단순히 '자살하면 지옥 간다'는 통설은 개혁신학적인 관점에 합당하게 다시 정리되어야 할 문제이다. 행여 ‘자살자는 누구나 지옥에 간다’는 주장으로 자살 예방을 위한 협박용 사상으로 이용하는 것조차 옳지 않다.

더 나아가 교회는 하나님은 자살 그 자체의 행동만이 아니라 그 사람의 삶의 과정 전체를 통해 판단하신다는 것을 알려야 하고, 비록 나약함으로 인해 때때로 하나님의 뜻을 벗어난다고 하여도 그 사람에 대한 하나님의 주권적인 사랑을 막거나 무효화 할 수 없다는 걸을 알려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목회자가 ‘자살이 구원 여부를 결정짓는 결정적인 사항이 아니라’는 것을 가르칠 때 매우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다. 이는 “사탄에게 자살을 충동질하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고, 특히 분별력이 약한 청소년들과 신앙이 약한 사람들에게 충동적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평소에 구원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은혜로운 선택과 작정으로 말미암는 것이라는 점을 더 분명하게 성도들에게 가르치고, 하나님께서 주신 생명의 고귀함과 생명에 대한 하나님의 주권과 나아가 그 생명을 하나님의 나라와 이웃을 위해 아끼며 살아가는 삶에 대해 철저히 가르치는 것이 필요하리라 생각한다.

김성일 집사 webmaster@amennews.com

<저작권자 © 교회와신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교회와신앙> 후원 회원이 되어주시기 바랍니다.
국민은행 607301-01-412365 (예금주 교회와신앙)
default_news_ad4
default_side_ad1

인기기사

default_side_ad2

포토

1 2 3
set_P1
default_side_ad3

섹션별 인기기사 및 최근기사

default_setNet2
default_bottom
#top
default_bottom_not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