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동섭 교수의 선교 논단
방동섭 교수/ 미국 리폼드 신학대학원 선교학 박사, 백석대학교 선교학 교수 역임, 글로벌 비전교회 담임
▲ 방동섭 교수 |
언어는 불이다
야고보 사도는 '온전한 사람'은 '능히 온 몸도 굴레 씌우리라"고 하였다(약 3:2). 여기 '온전하다'는 것은 '텔레이오스'(τέλειος)인데 시간적인 개념이다. 즉 결국 '끝에 도달하게 된 것'(having reached its end)을 의미한다. 마라톤에 선수로 참여하는 자가 골인 지점에 도착했을 때 '텔레이오스'(τέλειος)라고 하는 것이다. '온전한 사람'은 끝에 이른 사람이다. 사역자들은 강단에서 세상 말이나 자기 말을 하고 싶어도 끝까지 참으며 사명을 감당해야 하는 것이다. 그렇게 되려면 '온몸에 굴레 씌우라'고 했다. '온전한 사람'은 단지 ‘입’뿐만 아니라 '온몸'에 '굴레를 씌워야 한다.
성도들은 교회에서 대부분이 말로 교제를 나눈다. 또 ‘말’을 사용하여 봉사한다. 한마디 말이라도 진심으로 하고 따뜻하게 하면 그 한마디 말을 듣고 상처 입은 자를 위로하고 죽어가는 사람들을 살릴 수 있다. 그러기에 사도 바울도 "무릇 더러운 말은 입 밖에도 내지 말고 오직 덕을 세우는데 소용되는 대로 선한 말을 하여 듣는 자들에게 은혜를 끼치게 하라"고 하였다(엡 5:29). 사람들은 '삼사일언'이라는 말을 하고 있다. “말하기 전에 세 번 생각하라”는 것이다.
언어에는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이런 말이 존재하는 것이다. 그러나 야고보가 보여주는 언어의 위험성은 이 정도가 아니다. 그는 "혀는 불이요 불의의 세계라"라고 하였다(약 3:6). 여기 '혀'는 사람들이 사용하는 ‘언어’를 상징한다. 그런데 야고보는 사용하는 ‘언어’가 타는 ‘불’(fire)처럼 주변과 세상을 불태울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혀’는 ‘불의의 세계’(a world of iniquity)라고 하였는데 언어가 온갖 ‘불의’를 조장하고, 불의가 판치는 세상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우리가 사는 세상이 불의가 판치는 세상이 되었다면 그것은 “우리가 쓰는 언어 때문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창세가 3장에 보면 인간이 사는 세상에 최초에 죄가 들어온 것은 사탄의 '거짓 언어' 때문이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사탄이 하와를 찾아와 만일 하나님이 금하신 선악과를 먹으면 "눈이 밝아 하나님같이 된다"고 유혹했던 것이다(창 3:5). 이것은 인류 역사의 최대 거짓말이다. "사람이 하나님처럼 될 수 있다"는 것은 최대의 거짓말이다. 하나님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신 분인데 인간이 어떻게 하나님처럼 될 수 있겠는가? 지금도 사탄은 이러한 거짓 언어를 사용하여 인간을 유혹하고 하나님처럼 될 수 있다고 착각을 하게 만든다. 그 결과 히틀러가 나오고, 모택동이 나오고, 김일성이 나오고, 문선명이 나오고, 신천지의 이만희가 나오게 된 것이다.
'언어'를 '불'(πῦρ)이라고 한 것은 언어의 위험성을 보여준 것이다. 성냥개비 하나가 큰 건물을 순식간에 다 태우고, 담뱃불 하나가 거대한 숲을 순식간에 잿더미로 만들 수 있다. 그러기에 불을 잘 관리해야 한다. 하는가? 조금만 부주의하면 순식간에 집을 다 태울 수가 있다. 불은 잘 관리하면 유용하지만 잘 못 사용하면 자기 목숨뿐 아니라 이웃과 온 동네를 불사르게 할 수 있다. 언어도 마찬가지이다. 잘 사용하면 얼마나 유익한가? 상처받은 자를 위로하고, 죽어가는 자에게 용기를 주어 살릴 수 있다. 그러나 잘못 사용하면 어떻게 되는가? "혀는 우리 지체 중에서 온몸을 더럽히고 생의 바퀴를 불사르나니 그 사르는 것이 지옥불에서 난다"고 하였다(약 3:6) 이 말씀은 언어를 잘 못 사용하면 어떻게 되는지 세 가지를 보여주고 있다.
언어를 잘못 사용하면
(1) 우선 ‘잘못 사용된 언어’는 "온몸을 더럽힌다"고 했다. '더럽히다'는 단어는 '스필로우'(σπιλόω)인데 그 뜻은 ‘모독하다’는 뜻이다. 야고보는 '혀'가 '온몸'을 더럽힌다고 하였다. 사람이 사용하는 언어가 사람의 온몸을 더럽힐 수 있음을 생각해 보았는가? 한국에서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데 아이들이 서로 대화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 아이들의 대화는 욕으로 시작해서 욕으로 끝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그렇다면 그들이 지금 사용하는 언어는 누구의 언어였는가? 아마도 그 아이들의 부모가 사용하는 언어이었을 것이다. 그들의 부모들의 욕설과 더러운 언어가 그 아이들의 인성, 지성, 성품, 온몸을 이미 더럽혔기에 그들이 입을 열면 자연스럽게 욕이 터져 나오는 것이다.
(2) ‘잘못 사용된 언어’는 "생의 바퀴를 불사른다"고 하였다(약 3:6). 여기 '생'이라는 것은 '게네시스'(γένεσις)인데 ‘기원’(origin) 혹은 ‘생애’라는 뜻이다. 또 ‘바퀴’라는 단어는 '트로코스'(τροχός)인데 ‘여정’(course) 뜻이다. 따라서 '생의 바퀴'는 '인생의 여정'이라는 뜻이라고 할 수 있다. 야고보가 '생의 바퀴를 불사르다'라고 언급한 것은 '잘 못 사용된 언어'가 사람의 ‘온몸’을 더럽히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의 ‘생의 여정’ 전체를 불태워버릴 수도 있다는 뜻이다. 잠언은 "죽고 사는 것이 혀의 권세에 달렸다"고 하였다(잠 18:21). 야고보는 "보라 어떻게 작은 불이 많은 나무를 태우는지‘ 그의 독자들에게 묻고 있다(3:5). 숲에 있는 수많은 나무를 불태우는 데는 담뱃불과 같은 작은 불이면 충분하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무심코 사용한 언어의 불에 자신뿐 아니라 다른 사람의 인생을 송두리째 불태울 수 있는 것이다.
(3) 가장 심각한 것은 ‘잘못 사용된 언어’는 사람들을 ‘영원한 멸망’으로 가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야고보는 "그 사르는 것이 지옥 불에서 난다"고 하였다(약 3:6). 이것은 언어를 잘못 사용하게 될 때 사람들을 지옥으로 보낼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어떤 종교를 믿어도 구원을 받을 수 있다"고 가르치면 그 순간 사람들이 듣기는 편할지 모르지만 결과적으로 그들을 지옥에 보낼 수 있는 것이다. 예수님은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 나로 말미암지 않고는 아버지께로 올 자가 없다"고 하셨고(요 14:6), 또 사도들도 "다른 이로서는 구원을 얻을 수 없나니 천하 인간에 구원을 얻을 만한 다른 이름을 주신 일이 없다"고 하셨기 때문이다(행 4:12). 또한 "예수 믿지 않아도 착하게 살면 구원을 얻을 수 있다“고 말하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듣기는 좋으나 이 역시 잘 못 사용된 언어로 누군가를 결과적으로 지옥에 보낼 수 있는 것이다.
내 자신이 언어를 잘 못 사용해도 마찬가지이다. 마 10:33에 보면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누구든지 사람 앞에서 나를 부인하면 나도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 앞에서 저를 부인하리라"고 하셨다. 이 말씀은 예수님이 제자들을 선교 현장에 파송하시며 주신 것인데 그들은 선교 현장에서 당시 정치 세력과 유대교 세력에 의해 핍박을 당하고 죽음의 위기에 빠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예수님은 그들에게 그러한 위기가 찾아올 때에 끝까지 신앙을 지켜야 할 것을 권면하셨다. 만일 그들이 순간적으로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예수님을 부인하는 언어를 사용한다면 "나도 저를 부인하리라"고 예수님은 그들에게 경고하신 것이다.
요즈음 책의 내용이나 신문의 기사, 영화나 드라마의 스토리, 대중음악의 가사를 들어보면 삼위 하나님을 모독하는 내용이 많이 나온다. 물론 그 배후에는 악한 사탄의 세력이 존재하고 있다. 야고보에 의하면 이런 것들이 바로 '지옥에서 나오는 불'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글이나 영화, 음악을 자주 들으면 자기도 모르게 삼위 하나님을 부인하는 자리에 이르게 되고 지옥불에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야고보는 지금 우리에게 엄청난 경고를 주고 있다. 내가 쓰는 언어라는 것은 단지 조금 있다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남에게 상처를 주고 죽이는 언어를 쓰는 자는 자신은 그 말을 잊었어도 그 말을 들은 사람들에게는 영원히 남아 있을 수 있고 특히 하나님이 그 말을 기억하시고 있다는 것이다. 언어는 불이다. 그 불로 많은 사람들에게 치명적인 피해를 줄 수 있다. 무심코 던진 담배꽁초 하나로 모든 산을 태우고 수많은 사람들을 죽이는 것처럼 내가 무심코 던진 말도 누군가의 마음에 남고, 그 말로 누군가의 인생 여정 전체를 불태우고 지옥에 보낼 수 있다.
방동섭 교수 webmaster@ame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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