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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중에 부르짖는 기도(1)

기사승인 2021.10.13  16:0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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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훈 교수의 기도 본문 해설

김정훈 교수 / 영국 글라스고(Glasgow) 대학교 신약학 박사, 백석대학교 신약학 은퇴 교수, B and C Mission Center 현대표
 

   
김정훈 교수

 다윗의 기도(4)(시 57:1-11)

이 시(詩)에는 “다윗의 믹담 시, 인도자를 따라 알다스헷에 맞춘 노래, 다윗이 사울을 피하여 굴에 있던 때에”라는 표제가 붙어 있다. 이 표제 안에는 세 가지 정보가 담겨 있다.

첫째, 이 시의 출처가 큰 돌이나 암벽에 새겨져 있는 시들 중의 하나일 가능성을 암시한다. “믹담”이라는 말의 뜻은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어떤 자료(바이블 웤스)는 “inscription”(비문)이라고 번역한다(참조. ESV는 “아마도 음악 또는 예전 용어일 것”이라고 난하주에 설명을 덧붙인다). 따라서 “다윗의 믹담 시”란 “다윗이 암벽에 새겨 넣은 시”란 뜻일 것이다.

둘째, 이 시의 장르가 탄원시일 가능성을 제시한다(시 34, 52, 54, 56, 59, 63, 142편도 볼 것). “알다스헷”은 “파멸시키지 마소서”란 뜻이다(비교. 시 57-59, 75편). 아마도 알다스헷은 장르를 표시하는 음악 용어로서 구원을 호소하는 시의 장르를 가리키는 말로 보인다. 그러므로 “알다스헷에 맞춘 노래”라는 말은 지휘자가 탄원시 장르에 어울리도록 노래 분위기를 이끌어 가라는 뜻일 것이다.

셋째, 이 시가 다윗이 사울의 추격을 피해 쫓겨 다니던 암울하고 절박한 상황에서 작시 된 사실을 보여준다. 다윗은 자신을 죽이려고 공격해 오는 사울을 피해 자신의 추종자들과 함께 아둘람 굴(삼상 22:1)과 엔게디 굴(삼상 24:3)에 몸을 숨긴 적이 있었다.

이 시편은 구조상 1-5절과 6-11절 두 부분으로 나누어 음미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이는 5절과 11절이 평행적 후렴구 기능을 하기 때문이다. 1-5절은 위기 속에서도 견고한 믿음으로 구원의 확신 가운데 하나님의 영광을 간구하는 내용을, 6-11절은 하나님의 공의에 의한 궁극적 승리에 대한 확신 가운데 하나님의 영광을 간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1) 위기 중에 하나님의 구원을 확신하며 그분의 영광이 온 세계에 높아지기를 간구함(시 57:1-5)

   
 

이 시편에 수록된 다윗의 기도는 신실한 성도라면 한 마디도 놓칠 수 없는 보배로운 내용들로 가득하다. 모든 내용을 낱낱이 음미하고 믿음으로 간구한다면 다윗이 체험했던 은혜를 체험할 수 있을 것이다.

(1) 내게 은혜를 베푸소서, 내가 주의 날개 그늘 아래 피하나이다(1절)
“하나님이여 내게 은혜를 베푸소서 내게 은혜를 베푸소서 내 영혼이 주께로 피하되 주의 날개 그늘 아래에서 이 재앙들이 지나기까지 피하리이다.” 다윗은 하나님의 은혜가 절실하였다. 자기의 목숨을 찾는 원수들에게 쫓겨 다니는 중에 그는 하나님의 은혜를 구하는 길밖에 없었다. “내게 은혜를 베푸소서 내게 은혜를 베푸소서”라는 반복절은 그가 얼마나 절박한 상황 가운데 있었는지를 반영한다. 우리는 세상에서 대적자들에게 추격당하듯이 두려움 가운데 쫓기며 살아간다. 이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하나님께 은혜를 구하는 것뿐이다. 하나님의 은혜만이 살길이며 최선이다. 천지를 창조하시고 만물을 다스리시는, 인간의 삶에 섬세하게 간섭하시는 하나님의 은혜보다 더 큰 해결책은 없다.

다윗은 자기가 비록 굴속에 몸을 숨기고 잠시 안전을 담보 받고 있을지라도 자기가 완전히 안전을 보장받을 수 있는 길은 하나님께 피하는 것뿐이라고 확신하였다. “내 영혼이 죽게 피하되”는 단지 영혼만 주께 피한다는 말이 아니라 “나의 존재 전체를 주께 맡깁니다”라는 뜻이다. 구약과 신약 모두에서 “영혼”은 단지 육과 분리된 존재의 한 부분만이 아니라 전인을 가리킬 때가 많다.

“주의 날개 그늘 아래에서 이 재앙들이 지나기까지 피하리이다”는 다윗이 하나님께 자신의 몸을 맡기면서 큰 안전을 느끼고 있었음을 암시한다. 다윗은 다른 시편들에서도 하나님의 날개 아래 피한다는 표현을 반복적으로 사용한다(시 36:7; 61:4; 91:4). 그는 “날개” 이미지로 하나님의 언약적 보살피심과 보호하심을 표현하고자 했던 것이 분명하다. 그는 아마도 날개를 활짝 펴고 새끼들을 돌보는 독수리 이미지로 하나님의 보호와 인도를 묘사하는 출애굽기 19:4나 신명기 32장의 “모세의 노래”(신 32:10-11을 볼 것)에서 영감을 얻었던 것으로 보인다. 믿는 우리가 사방이 콘크리트 벽으로 막힌 것 같은 절망적 상황에 처해 있다 할지라도 하나님의 날개 그늘 아래 피한다면, 언약에 신실하신 하나님은 독수리가 날개를 너풀거리며 둥지 안의 새끼들을 지키고, 천 길 낭떠러지로 추락하는 그것들을 받아 등에 업어 구출하는 것처럼 우리를 안전하게 보살펴 주실 것이다.

(2) 나는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께 부르짖나이다(2절)
“내가 지존하신 하나님께 부르짖음이여 곧 나를 위하여 모든 것을 이루시는 하나님께로다.” 우리는 우리의 기도의 대상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그분은 “지존하신 하나님” 곧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이시다. 그분은 모든 하늘들 위에 뛰어나신 분이시며, 존재하는 모든 것들의 정점에 계신 분이시다. 그분은 하늘과 땅의 모든 권세 위에 계신 우주적 주권자이시며 승귀의 그리스도께 만물 통치권을 부여하신 분이시다. 우리는 기도할 때 최고의 권세자이신 하나님께 부르짖고 있다는 확신을 가져야 한다. 다윗은 대적자들에 의해 사방으로 포위된 상황 속에서 하나님께 기도하면서 “당신은 나를 위하여 모든 것을 이루시는 분이십니다”라고 고백하였다. 하나님은 지극히 높으신 위엄과 권능을 가지신 분이시다. 그분은 이루지 못하실 것이 없는 전능자이시다.

(3) 주의 인자(仁慈)와 진리로 나를 구원하실 것을 믿습니다(3절)
“그가 하늘에서 보내사 나를 삼키려는 자의 비방에서 나를 구원하실지라(셀라). 하나님이 그의 인자와 진리를 보내시리로다.” 이는 다윗이 하나님께서 당신의 인자와 진리로 자신을 구원해 주실 것을 확신하며 고백하는 내용이다. “그가 하늘에서 보내사”는 목적어를 생략하고 있으나 후반절은 그것이 “인자와 진리”임을 암시한다. 다윗은 하나님의 인자하심이 자신을 향하고 그분의 진리가 자신을 감싸주시는 한, 자신이 그들의 위협으로부터 구출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 하나님의 사랑은 다윗을 품어주시고, 그분의 진리는 다윗의 대적자들을 심판하실 것이다. 하나님의 인자와 진리는 공포에 떠는 영혼에게 구원의 소망을 준다. 한글개역개정에서 “진리”로 번역된 에메트는 “견실, 신실, 진리” 등의 뜻을 가진 단어로서 대부분의 영역본들은 “faithfulness”라고 번역하고 있다. 하지만 나는 다윗이 이 단어를 자신을 구출해 주시는 하나님의 도구 개념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하는 점에서 “진리”로 번역하는 것이 시인의 의도에 더 가깝다고 본다. 만일 이 단어를 “성실, 신실, 충실”로 번역한다면 구원의 도구 개념보다는 하나님의 성품을 묘사하는 개념으로 이해해야 할 것이다. 나는 이 방향으로 해석한다 할지라도 다윗의 의도에서 어긋난 것은 결코 아니라고 본다.

김정훈 교수 webmaster@ame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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