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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난 중에 부르짖는 기도(5)

기사승인 2021.12.31  12:4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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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훈 교수의 기도 본문 해설

김정훈 교수 / 영국 글라스고(Glasgow) 대학교 신약학 박사, 백석대학교 신약학 은퇴 교수, B and C Mission Center 현대표
 

   
▲ 김정훈 교수

 다윗의 기도(시 86:1-17): 은총의 표적을 구하는 기도

5) 상황 보고, 고백, 간구(시 86:14-17): (상황 보고) 하나님, 원수들이 나를 죽이려 하나이다. (고백) 하나님, 당신은 긍휼과 은혜와 인내와 인자와 진실이 풍성하신 분이십니다. (간구) 하나님, 내게 은혜를 베푸시고, 힘을 주시고, 구원하여 주시고, 은총의 표적을 보여주소서

이 마지막 연(衍)은 세 가지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첫째, 환난 상황 보고(14절), 둘째, 하나님의 정체성 고백(15절), 셋째, 간구(16-17절)가 그것이다.
 

(1) “하나님이여 교만한 자들이 일어나 나를 치고 포악한 자의 무리가 내 영혼을 찾았사오며 자기 앞에 주를 두지 아니하였나이다”(14절).

이 본문은 다윗이 자신이 처한 환난 상황을 하나님께 보고하는 내용이다. 여기서 그는 하나님을 엘로힘이라고 부른다. 그에게 하나님은 천지간에 존재하는 모든 것을 창조하신 삼위 하나님이시다. 그는 자기의 생명의 주인이신 바로 그분께 자신의 처지를 알리고 그분의 도우심을 받는 것이 최선이라고 믿었다.

다윗은 자신이 지금 교만한 자들에 의해 둘러싸여 있다고 호소한다. 그들이 일어나 자기에게 공격해 오고 있다고 호소한다. 이는 자기 원수들이 날을 세우고 자기를 죽이려고 달려들고 있다는 호소다. “일어나다”(쿰)는 “힘 있게 일으켜 세우고 태세를 확고히 하다”라는 뜻이다. 교만한 자들은 오만하고 거칠고 건방진 자들을 가리킨다. 이들은 항상 자신이 다른 사람들보다 우등하다고 생각하여 다른 사람들을 쉽게 무시한다. 이들은 사회적 관계에 있어서 좀처럼 삼가고 조심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는다. 이들은 항상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이어서 대수롭지 않게 다른 사람의 감정을 해친다. 이들은 자기의 판단과 기분, 생각, 감정, 행습은 옳고 다른 사람들은 그렇지 않다고 단정한다. 이들은 흔히 율법주의적 행동으로 자신이 가장 윤리적이고 경건한 것처럼 위장한다.

   
 

다윗은 평행법을 사용하여 한 번 더 자신이 대적자들의 공격을 받고 있다고 토로한다: “포악한 자의 무리가 내 영혼을 찾았사오며.” “교만한 자들”과 “포악한 자의 무리” 그리고 “일어나 나를 치고”와 “내 영혼을 찾았사오며”는 상호 평행이다. “포악한 자들”(아리침)은 “냉혹한 자들, 무자비한 자들”을 뜻한다. “내 영혼을 찾[다]”는 자기를 죽이려고 달려든다는 말이다. 여기서도 “영혼”(네페쉬)은 육과 분리된 다른 한쪽 부분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전인을 가리킨다. 다윗을 공격한 대적자들이 왕국의 내부자들인지 외부자들인지는 알 수 없다. 다윗은 이 두 부류의 대적자들의 공격을 다 경험했을 수도 있다. 아무튼 짐승같이 달려드는 그의 대적자들은 무자비하고 냉혈한 자들이었다. 다윗은 앞에서 이들을 “교만한 자들”이라고 지칭하였는데, 교만은 흔히 포악으로 변질된다. 교만은 그 안에 온갖 유해한 독성요소들을 품고 있기 때문에 포악으로 이행(移行)하기가 쉽다. 교만한 자들은 보통 세상에서 마치 자기 홀로 존재하는 신(神)인 것처럼 행동하기 때문에 폭력성을 나타내는 경우가 많다.
 

(2) “그러나 주여 주는 긍휼히 여기시며 은혜를 베푸시며 노하기를 더디하시며 인자와 진실이 풍성하신 하나님이시오니”(15절).

다윗은 지금 자기가 기도드리고 있는 하나님의 정체성에 대해 고백하고 있다. 그는 하나님을 아도나이라고 부른다. 곧 만유를 다스리시는 주권자라는 뜻이다. 그가 아는 하나님은 가련한 자를 긍휼히 여기는 분이시며, 은혜로 감싸주시는 분이시며, 쉽게 노를 발하지 않는 분이시며, 인자와 진리로 풍성하신 분이시다. 다윗은 지금까지 이런 하나님을 경험해 왔고, 대적자들의 공격이 빗발치는 지금 이 순간에도 바로 이런 하나님께 확신을 갖고 부르짖고 있는 것이다.
 

(3) “16 내게로 돌이키사 내게 은혜를 베푸소서 주의 종에게 힘을 주시고 주의 여종의 아들을 구원하소서 17 은총의 표적을 내게 보이소서 그러면 나를 미워하는 그들이 보고 부끄러워하오리니 여호와여 주는 나를 돕고 위로하시는 이시니이다”(16-17절).

다윗은 환난에서 구출 받기를 소원하며 다음과 같이 세 가지로 기도한다.
첫째, 내게로 돌이키시어 내게 은혜를 베푸소서. 우리는 하나님께서 당신의 얼굴을 우리에게 향하시고 그의 얼굴 빛을 우리에게 비추시면, 만물이 태양 빛에 살아나는 것처럼, 죽은 자와 같은 절망의 늪에서도 다시 살아날 수 있다. 다윗은 항상 하나님의 얼굴을 찾으며 그의 빛으로 구원 얻기를 소원하였다(참조. 시 44:3-4; 67:1; 80:3).

둘째, 주의 여종의 아들을 구원하소서. 다윗은 자신을 “주의 여종의 아들”이라고 호칭한다. 이 호칭은 시편 116:16에 한 번 더 나타난다. 성경에서 하나님을 향해 자기 스스로를 “주의 여종”이라고 호칭하는 경우는 사무엘의 어머니 한나와 예수의 육신의 어머니 마리아뿐이다. 다윗은 왜 자신을 “주의 종”이라고만 하지 않고 “주의 여종의 아들”이라고 하는 것인가? 사실 성경에 다윗의 어머니 이름이 등장하거나 그녀가 자신을 “주의 여종”이라고 호칭하는 곳은 없다. 아마도 다윗은 자신이 왕의 신분을 갖고 있었을지라도 하나님 앞에서 육신의 혈통을 따라 태어난 보잘것없는 존재라는 것을 고백하고자 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는 하나님의 원대하신 뜻 가운데 자신이 하나님의 기름 부음을 받고 이스라엘의 왕위에 올라 그분의 놀라우신 뜻에 동참하는 자가 되었다고 하는 점에서 그는 자기를 낳아 준 어머니를 “주의 여종”이라고 부를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자신이 육신의 어머니의 아들이라고 하는 점에서 자신은 육체를 가진 한 연약한 존재일 뿐이라고 하는 것을 고백하고 싶었을 것이다. 그리고 지금 자신은 대적자들의 공격의 대상이 되어 두려움에 떨고 있다. 요약하면, 그는 하나님 앞에서 자신의 존재의 비루함과 상황의 위급함을 직시하고 그분께 구원을 호소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우리의 존재와 상황에 대한 정확한 인식 없이는 하나님께 겸손히 부르짖을 수 없다.

셋째, 은총의 표적을 내게 보이시어 나를 미워하는 그들이 보고 부끄러워하게 하소서. 다윗은 하나님께 은총의 표적을 보여달라고 담대히 간구한다. 그에게 “은총의 표적”은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는 위기 상황에서 구출 받는 것이다. 그는 끝없는 낭떠러지로 낙하할 위험천만한 상황에 처해 있다. 그리하여 그는 하나님께 자신을 살려 달라고 애절하게 부르짖고 있다. 인간적으로 그는 자신이 구원을 받음으로 자기를 증오하는 대적자들이 수치를 당하기를 원하고 있다. 우리는 아무도, 그 무엇도 도움이 되지 않는 절박한 상황에 처하여 감당할 수 없는 고독과 분노에 휩싸일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그 어떤 경우에도 끝까지 내 편이 되어 줄 마지막 한 분이 남아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분은 곧 하나님이시다.

다윗이 절박한 가운데서도 하나님께 감히 구원의 표징을 보여달라고 간청할 수 있었던 것은 그에게 여호와 하나님이 계셨기 때문이다. 그는 천지를 창조하신 삼위 하나님이 자기편임을 알았기에 담대하게 그분에게 구원을 요청할 수 있었다. 그에게 하나님은 지금까지 자기를 도우신 분이시며 자기에게 위로를 주신 분이셨다. 이러한 믿음의 체험을 바탕으로 그는 하나님께 간구하고 있다.

김정훈 교수 webmaster@ame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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