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잠언의 영성18
방동섭 교수/ 미국 리폼드 신학대학원 선교학 박사, 백석대학교 선교학 교수 역임, 글로벌 비전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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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동섭 교수 |
죽이는 혁명
일반적으로 ‘혁명’이라는 말은 좋지 않은 말로 사용될 때가 많다. 혁명이 일어났을 때마다 누군가 피를 흘려야 했으며 비참하게 죽음을 당해야 하는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그 혁명이 권력을 장악하기 위한 ‘정치 혁명’일 때는 아무리 좋은 대의명분을 내세워도 결국 ‘피의 혁명’으로 귀결될 때가 많았다. 그런가 하면 사람들은 그 대안으로 ‘경제 혁명’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다. ‘경제 혁명’은 사람을 죽이는 ‘피의 혁명’과는 달리 오히려 사람들의 먹거리를 해결하고, 일터의 기회를 주는 살리는 혁명이라고 보고 있는 것이다.
특히 요즈음은 지식인이나 경제인들마다 정보통신 기술의 융합으로 이루어지는 차세대 산업 혁명인 ‘4차 산업 혁명’에 대해 소리 높여 외치고 있다. 이것이 완성되면 인간의 삶의 질을 획기적으로 높여주고, 많은 일자리를 새롭게 제공하면서 인류에게 유토피아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필자는 만일 ‘4차 산업 혁명’이 성공하게 된다면 인류에게는 오히려 비극적이고 위험한 사회가 급속히 다가오게 될 것이라고 본다. ‘4차 산업 혁명’에 인간의 죄악성이 결합되면 과학 정보 기술은 인간의 뇌를 지배하게 되고 소수가 인간의 생각을 마음대로 조작하게 되는 ‘디지털 독재 시대’를 열 수 있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한 상황이 심화되면 그 결과로 나타나는 현상은 인간이 과학 기술에 의해 본질적으로 소외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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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리는 혁명
따라서 ‘정치적인 혁명’이나 ‘4차 산업 혁명’ 같은 ‘경제 혁명’은 모두 인간에게 그럴듯한 구호와 함께 다가오고 있지만 그 결과는 매우 두려운 것이 될 것이다. 잠언은 그 대안으로 ‘영적인 혁명’을 제안하고 있다. 만일 인류에게 ‘영적인 혁명’이 제대로 일어나게 된다면 상처 받은 영혼은 치료가 되고, 죽어야 하는 자들은 새롭게 살아나게 될 것이며, 문제 속에 허덕이던 자들은 삶의 희열을 느끼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영적인 혁명은 언제 어떻게 일어나는 것인가? 그것은 사람의 마음속에 하나님의 말씀이 떨어져 그 말씀이 우리를 본질적으로 변화시킬 때 일어나는 것이다. 인간의 마음속에 하나님의 말씀이 정확하게 들어오면 인간의 어리석음은 사라지고 그 대신 하나님이 주시는 지혜와 명철로 가득 차게 되고 어두운 마음이 밝아져 광명한 빛을 보게 될 것이다. 잠언은 “어리석은 자들아 너희는 명철할지니라. 미련한 자들아 너희는 마음이 밝을지니라. 너희는 들을지어다”라고 했다(5절). 이 말씀은 하나님의 말씀을 제대로 듣고 그 말씀이 우리 마음에서 일하기 시작할 때 일어나는 결과를 보여주는 것이다. 인간이 명철을 얻고 마음이 밝아지는 길로 가기 위해서는 하나님의 말씀이 필요하다.
그동안 우리는 죽는 길인 줄도 모르고 세상의 소리를 너무 많이 듣고 살아왔다. 때로는 본능적으로, 때로는 무의식적으로 세상의 소리를 들으며 살아왔다. 그러나 하나님의 말씀이 내 안에 들어와 영적인 혁명이 일어나고 영적인 눈이 열리게 되면 이 세상의 소리보다 더 중요한 하나님의 소리가 우리를 부르시는 것을 듣게 되는 것이다. 하나님의 소리는 지혜에로의 부르심이다. 귀를 열고 마음을 열고 하나님의 말씀을 들으면 우리를 살리는 지혜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잠언은 “지혜가 부르지 아니하느냐 명철이 소리를 높이지 아니하느냐”고 하였다(잠 8:1). 따라서 영적인 귀만 열리면 길가, 성문 어귀, 어디에서든지 우리는 그의 부르심을 들을 수 있는 것이다(잠 8:2-4). ‘영적인 혁명’은 이 세상의 지식이나 정보를 주는 일반적인 교육으로는 결코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잠언은 “이는 다 총명 있는 자의 밝히 아는 바요 지식 얻은 자의 정직히 여기는 바니라”고 하였다(잠 8:9). 여기 ‘총명 있는 자’ 혹은 ‘지식 얻은 자’는 모두 하나님의 말씀을 제대로 이해한 사람을 뜻하는 것이다. 하나님의 말씀을 이해하게 될 때 우리 안에 ‘영적인 혁명’이 일어나게 되는 것이다.
영적 혁명의 핵심
하나님의 지혜가 부르는 소리를 어디서든지 듣고 따르기만 하면 우리는 마음속에 거하고 있는 큰 어리석음을 깨우칠 수 있게 될 것이다. 사실 이 세상에 가장 큰 어리석음은 “하나님이 없다”고 그 존재를 부인하는 것이다. ‘4차 산업 혁명’이 진행되면 될수록 일어나는 현상은 하나님의 존재를 부인하게 되고 인간의 정보와 과학 기술의 능력이 하나님의 자리를 차지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이 세상에서 가장 어리석은 자는 하나님이 없다고 주장하는 자이다(시 14:1). ‘4차 산업 혁명’이 인간에게 가져올 가장 큰 재난은 사람들에게서 하나님의 존재를 뺏어간다는 것이다. 그러나 하나님의 말씀이 우리 안에 들어오는 ‘영적인 혁명’이 일어나면 이러한 영적 무지는 사라지고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알게 되고 매 순간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영적인 혁명’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 인생에 이러한 ‘영적인 혁명’이 일어나면 다양한 변화가 일어나게 되는 데 그중에 가장 뚜렷한 변화는 내가 사용하는 언어에 변화가 일어나게 된다는 것이다. 잠언은 “내가 가장 선한 것을 말하리라 내 입술을 열어 정직을 내리라”고 하였다(잠 8:6). 사람들이 입만 열면 거짓을 말하고, 모함하고 조작하는 언어를 무례하게 말하던 우리의 언어생활에 ‘영적 혁명’이 일어나게 되면 가장 먼저 나의 언어가 하나님의 선하심을 담게 되고 그 결과 선한 능력이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영적인 경험을 한 후에는 우리는 더 이상 함부로 왜곡된 말이나 패역한 말을 쓰지 않게 된다(잠 8:8). 더 나아가 우리 안에 ‘영적인 혁명’이 일어나게 되면 우리는 보다 적극적으로 하나님의 진리의 말씀을 선포하기 시작하게 되는 것이다. 잠언은 “내 입은 진리를 말하며 내 입술은 악을 미워하게 된다”고 하였다(잠 8:7). 다시 말하면 영적인 혁명을 경험한 사람은 이 세상에 진리를 선포하며 사람들을 바른 길로 인도하는 선교사의 삶을 살게 된다는 것이다.
악을 미워하라
신앙인의 영적 수준이라는 것은 그가 하나님의 말씀에 대해 어떤 태도를 갖는가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우리 안에 ‘영적인 혁명’이 일어나게 되면 이 세상 사람들이 사모하는 금이나 진주 같은 보석은 눈에 들어오지 않고 오히려 하나님의 말씀을 인생 최고의 보물로 생각하게 된다. 그러기에 잠언은 “너희가 은을 받지 말고 나의 훈계를 받으며 정금보다 지식을 얻으라”고 한 것이다(잠 8:10). 이 말씀은 이 세상의 물질을 더 얻기 위해 하나님의 말씀을 들을 수 있는 기회를 희생시키지 말라는 뜻이다. 그 이유는 하나님의 말씀은 그 어떤 것과 비교할 수 없는 이 세상 최고의 가치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잠언은 “지혜는 진주보다 나으므로 무릇 원하는 것을 이에 비교할 수 없음이니라”고 하였다(잠 8:11).
하나님의 말씀이 이처럼 최고의 가치가 있는 것은 하나님의 말씀만이 여호와를 섬기는 길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가르쳐 주기 때문이다. 잠언은 우리에게 하나님을 섬기는 것은 ‘악을 미워하는 것’이라고 하였다(잠 8:13). 사람들은 우리가 하나님을 섬긴다면 그를 위해 무슨 엄청난 일을 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하나님을 섬기는 것은 다른 것이 아니라 우리 삶 속에 악한 것이 있다면 그것으로부터 떠나는 삶을 사는 것을 뜻한다. ‘영적인 혁명’이 우리 안에 일어나면 우리는 어디로부터 또 무엇으로부터 떠나야 하는지 깨우치게 될 것이다. 우리가 떠나야 할 ‘악’에 대해서 잠언은 구체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하나님은 “나는 교만과 거만과 악한 행실과 패역한 입을 미워하신다”고 하였다(잠 8:13). 바로 이러한 것들로부터 우리는 떠나게 되는 것이다. 감사한 것은 하나님은 그의 말씀을 통해 우리가 이런 악으로부터 어떻게 떠날 수 있는지 지혜를 공급해 주시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우리의 행위를 조절하고 움직인다면 우리의 행실을 깨끗하게 하고 악을 떠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시 119:9).
가장 세속적인 영역에서
영적인 혁명을 경험한 자는 일상생활의 다양한 분야에서 하나님의 말씀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예를 들어 정치인이라면 나라를 바로 이끌기 위해 무엇보다 국가의 법을 잘 이해하고 잘 지켜야 할 것이다. 그러나 하나님을 믿는 정치인들은 다 나아가 어떻게 하는 것이 하나님의 공의를 바로 세우는 것인지 생각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에 대한 답은 하나님의 말씀을 통해 구체적으로 얻게 될 것이다(잠 8:15). 재판관들도 나라의 법을 기준으로 재판하게 되지만 하나님을 믿는 재판관들은 내가 지금 진행하고 있는 재판에 대해 하나님의 말씀이 어떻게 보고 있는지를 깊이 생각하게 될 것이다(잠 8:16).
잠언은 하나님의 말씀을 의지하는 사람들에게 일상생활에서 엄청난 복을 누리게 될 것을 약속하고 있다. 그 복은 물질적인 것보다는 인생을 살아가는 도략과 참지식, 그리고 명철과 능력을 얻을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잠 8:14). 따라서 하나님의 말씀이 없는 정치인들은 오직 권모술수를 가지고 권력을 도모하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 세상을 통치하려고 하지만 하나님의 백성으로서의 정치인들은 하나님의 말씀을 묵상하고 그 말씀에 의지하여 나라를 다스리는 것이 무엇인지 깨우치게 될 것이다. 하나님을 믿지 않는 세속의 정치인들은 아무리 그들이 공의를 부르짖어도 그들에게 공의는 존재하지 않을 때가 많다. 공의를 주장하면서도 그 이면에는 언제나 자신의 사리사욕이 숨어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순종하게 된다면 이 세상에서 가장 세속적이라고 할 수 있는 영역인 정치의 영역에서도 하나님의 공의가 나타나게 될 것이다.
방동섭 교수 webmaster@ame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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