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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나라 건설, 애굽에선 불가능했나?”

기사승인 2023.01.05  15:3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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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진일 목사 <구약성경, 책별로 만나다> 출간

<교회와신앙> 이신성 기자】    “왜 이스라엘을 출애굽시키셨을까요? 왜 애굽에서는 하나님나라 건설이 안 됐을까요? 애굽은 강한 자가 약한 자를 착취하고 억압하는 승자독식 사회였기 때문입니다.”

   
▲ 양진일 목사 

양진일 목사(53, 가향공동체 전 대표목회자, ‘말씀과함께’ 강사)는 구약성경의 출애굽 이야기에서 우리가 배울 점을 간략하게 언급했다. 양 목사가 2023년 새해에 성경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참고서를 출간했다. <구약성경, 책별로 만나다>(비아토르)이다. 책 출간을 맞아 그를 만나 책 내용과 함께 그동안의 사역 이야기를 들어봤다.

양 목사는 이 책에서 출애굽을 3단계로 구분했다. 1단계는 애굽 탈출, 2단계는 가나안 정복, 3단계는 하나님나라 건설이다. 그는 약속의 땅에 하나님 나라 건설하는 것이 출애굽의 목적이지만 한국교회는 한국사회에 의해 심겨진 가치관에 따라 교회를 또 하나의 세상으로 만드는 경향이 강하다고 지적했다. 세상의 가치와 하나님 말씀이 혼합되어 있는, 도리어 하나님의 이름으로 세속의 성공과 승리를 추구하고 욕망을 정당화하고 자본주의 가치를 옹호해주는 기독교가 됐다고 탄식했다. 세상과는 전적으로 다른 하나님나라를 보여줘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다는 말이다.

특별히 이스라엘은 몸은 애굽에서 벗어났지만 삶의 양식은 애굽에서 여전히 탈출하지 못했음을 민수기가 보여준다. 오늘날 한국교회의 크리스천 역시 몸은 교회 안에 들어왔지만 세계관은 대한민국 사회를 지배하는 세속의 가치, 자기 중심주의, 욕망에 지배받는 경우가 많다.

구약성경을 보면 하나님은 매 시대마다 예언자를 보내셔서 경고하셨는데, 이스라엘 백성이 예언자의 말에 콧방귀 뀐 이유는 성전신학, 왕정신학, 시온신학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성전이 무너지는 것을 하나님이 무너지는 것으로 이해했고, 하나님이 계시니 당연히 성전은 무너지지 않을 것이고 예루살렘과 나라를 끝까지 지켜줄 것이라고 확신하고 안심했다는 말이다. 하지만 하나님의 경고를 무시하다가 결국 북이스라엘과 남유다 모두 멸망했고 성전은 훼파됐다.

양 목사는 하나님 앞에서 모든 것을 상대화시키고, 하나님 외에는 절대화시키면 안 된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한국교회는 하나님과 목사, 하나님과 교회를 동일시한다. 즉, 자기 교회 목사가 무너지면 하나님이 무너지는 것으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 의식을 가지고 책을 내게 됐다고 알리며 구약 이스라엘의 실패를 통해서 한국교회를 성찰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바는 무엇인지 반면교사 삼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 양진일 목사의 <구약성경, 책별로 만나다>

그는 ‘하나님이 왜 출애굽시키셨을까? 왜 애굽에서는 안 됐나?’라는 질문을 던진 후 애굽은 강한 자가 약한 자를 착취하고 억압하는 승자독식 사회였기 때문이라는 답을 성경에서 발견했다. 출애굽해야 했다는 점은 하나님이 애굽과 다른 나라를 이 땅에 세우려 하셨다고 볼 수 있다.

그럼 하나님 나라는 애굽으로 대표되는 제국과는 어떻게 다를까? 양 목사는 두 가지 가치를 실현하는 사회라는 점에서 다르다고 말한다. 바로 미쉬파트와 체다카이다. 이 말은 한글 성경에서는 ‘의와 공도’, ‘공의와 정의’, ‘공평과 정의’ 등으로 다양하게 번역된다. 그는 ‘미쉬파트’는 강한 자나 약한 자나 법 앞에서 평등한 사법적 정의가 구현되는 사회를 뜻하고, ‘체다카’는 형제자매로 대하며 함부로 대하지 않고 나의 이익을 위해서 상대를 도구화하지 않고 약탈하지 않는 사회라고 설명했다.

이스라엘은 가나안 땅에서 이러한 가치를 실현하지 못하고 실패했다. 오히려 그들은 가나안 땅에 새로운 애굽을 세우려 했는데, 대표적인 인물이 솔로몬이다.

하지만 양 목사는 성경에는 그러한 실패로 인한 심판과 멸망만 있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하나님은 우리가 실패했다고 즉각적으로 심판하시는 분이 아니라면서 돌이킬 수 있는 기회를 주시고 끊임없이 경고하시는 분이시라고 알린다. 다만 경고에도 불구하고 돌이키지 않을 때 하나님의 심판이 임한다. 그는 심판의 임계점을 넘지 않을 때 한국교회는 잘못 인정하고 돌이켜야 한다고 말한다. 하나님은 돌이키는 자를 용서하시고 회복시켜 주시는 분이시기 때문이다.

그가 성경에서 발견한 ‘미쉬파트’와 ‘체다카’를 삶에서 어떻게 실현하며 살았는지 궁금하다. 그래서 지난 시간 어떻게 말씀을 적용하며 사역을 했는지 질문했다.

양진일 목사는 그리스도의 피값으로 교회를 세우셨다는 말을 자주 들었다면서, 일주일에 몇 시간 모여 예배드리고 교제 나누고 금방 헤어지는 그런 교회를 하나님이 원하셨는지 의문을 가지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세상 사람들과 다른 하나님나라의 가치관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이 하나님이 원하시는 교회 모습이 아닌가 생각했다. 그러면서 오늘날 교회는 세상 사람들에게 무엇을 보여줄 수 있을까 고민했다.

   
▲ 충북 괴산에 위치한 농촌공동체 숙소와 논과 밭

그래서 말씀을 살아내는 공동체를 세우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라는 마음으로 대학생 때부터 기독교 공동체 운동에 뛰어들었다. 결국 1991년에 공동체를 만들었다. 공동체를 처음 만들었을 때 학교 교수, 선배, 동료 모두 그런 공동체 안된다고 말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자기 욕심을 채우려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 뜻을 이루려는 열망 때문에 하는 것이니 하나님이 도우실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

양 목사는 2007년 6월에 가향공동체로 파송받았다. 그에게는 가족과 같은 공동체이다. 보통 성격과 기질은 성령님도 못고친다는 말을 한다. 하지만 그는 하나님의 능력을 믿는다면 하나님 앞에서 못 고칠 것이 뭐가 있겠냐고 반문했다. 공동체 지체들이 인격적으로나 기질적으로도 많은 변화를 보였고, 옛사람 벗고 새사람 입으려는 애쓰고 있다고 한다. 그는 날마다 새로워지는 신앙인으로서의 모습이 기적 같은 사건이라고 말했다. 그런 지체를 보고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기쁨이 되고 힘이 된다고 고백했다. 또한 공동체 지체들은 주체적으로 말씀을 묵상하고 말씀 앞에서 자신을 비춰 보고, 날마다 새롭게 하기 위해서 분투하고 있다고 전했다.

양 목사는 15년 동안 ‘가향공동체’의 대표목회자였다. 하지만 지난 해(2022년) 사임하고 공동체의 한 지체로 섬기고 있다. 지금은 ‘말씀과함께’ 강사로만 일하고 있다.

   
▲ 수확한 농산물 

가향공동체는 어떤 모임인지 물어봤다. 양 목사는 “가향공동체는 2007년 9월부터 시작된 모임으로, 현재 도시공동체는 안양에 있고, 농촌 공동체는 충북 괴산에 있습니다”고 밝혔다. 자녀들까지 포함해 100여 명이 모이고 있다. 안양 도시공동체는 대안학교를 운영하고 있으며 ‘함께 공부하고 운동하고 예배하는 모임’이라고 소개했다. 괴산 농촌 공동체는 벼농사와 토마토 농사 등을 하고 있는데, 한 달에 한 번은 안양에서 같이 예배를 드리고 나머지는 괴산에서 예배를 드린다고 했다. 물론 괴산 공동체 안에 목회위원을 세워서 그가 예배를 인도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공동체 운동 사역을 하면서 어려운 점은 없었냐고 묻자 양 목사는 “사탄은 욕망을 자극해서 유혹하는 공격을 하는데, 공동체에서 가장 어려운 점은 욕망과의 싸움”이라고 알렸다. 개인은 그런 유혹을 이겨내기 힘들지만 공동체 안에서는 서로 노출되어 있고 가깝기 때문에 조금 더 안전하다고 전했다.

양 목사는 “공동체는 상호목회를 하는 것이며 서로 돕는 배필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돕는 배필의 첫 번째 의미는 반대하며 돕는 것이라면서, 잘못된 생각을 할 때 누군가가 반대해서 그릇된 생각이 현실이 되지 않도록 돕는 것이 돕는 배필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 자신의 욕망, 내 맘대로 하고 싶은 욕심이 클 때 순종하라는 하나님의 말씀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어느 시점이 되면 자연스러워진다고 알렸다. 순종하는 삶이 불순종하는 삶보다 쉬워지는 단계가 있다는 말이다.

이와 함께 다른 지체에게 유익하고 덕이 되기 위해서는 절제해야 하고, 절제가 기쁨이 되려면 많은 훈련이 필요하다고도 언급했다. 공동체에서는 자기밖에 모르던 사람이 타인을 배려하고 지체들을 위해서 시간과 물질을 사용하는 존재의 변화가 일어나는데, 그게 바로 기적이라고 알렸다.

말씀과함께는 1년동안 창세기부터 요한계시록까지 살펴보는 성경공부 모임이다. 이번 책은 이 성경공부 강의안이 기초가 되어 나오게 됐다. 창세기부터 요한계시록까지의 말씀을 보다 상세하게 공부하는 심화과정이 있는데 ‘길벗모임’이다. 이 모임에는 목회자뿐만 아니라 비목회자들도 참석하고 있다. 한달 회비를 내면 녹음파일과 강의안을 나누고, 1주일에 한 번 줌(Zoom) 온라인 모임을 갖는다. 물론 가끔 오프라인 모임도 한다고 언급했다.

성경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 물었다. 양 목사는 하나님이 원하시는 바가 무엇인지 제대로 알고, 그것을 알 수 있는 유일한 루트가 성경 말씀이기에 공부하지 않을 수 없다고 답했다. 그는 하나님이 그분의 백성에게 원하시는 삶이 무엇인지 성경 말씀을 통해서 지혜를 얻고 그때의 말씀을 오늘에서 어떻게 살지 머리를 맞대고 생각하는 것이 말씀을 공부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는 오늘도 성경 말씀을 ‘길벗 모임’의 사람들과 함께 공부한다. 무엇보다 하나님 앞에서 순종하며 진실되게 살아가기 위해서 말씀을 진지하게 공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말씀을 더 공부하고 공동체 지체에 대해서 관심을 가진 사람이 중요합니다. 가장 영적으로 깨어있는 자가 공동체의 구심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신성 기자 shinsunglee7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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