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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겨진 보물을 찾다’

기사승인 2023.01.16  12: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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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교적 관점에서 보는 마태복음(1)

방동섭 교수/ 미국 리폼드 신학대학원 선교학 박사, 백석대학교 선교학 교수 역임, 글로벌 비전교회 담임

   
▲ 방동섭 교수

  마태복음은 나에게는 숨겨진 보물이었다. 이 책을 묵상하고 연구하는 동안에 오랫동안 깊숙하게 숨겨졌던 보물을 하나씩 하나씩 발견하는 것처럼 놀라운 전율과 감동이 내 마음에 넘치는 느낌을 받았다. 마치 2000년 가까운 시간을 넘어 마태가 내 옆에 앉아 나와 함께 깊은 대화를 나누며 자신이 복음서를 기록한 이유를 직접 알려주는 느낌을 받았다. 마태복음을 이해하는 눈이 새롭게 열리는 ‘유레카’의 경험을 하게 된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마태복음은 그동안 연구가 조금 등한시되거나 저평가된 부분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예수님의 인격과 삶을 통해 본격적으로 나타나게 된 하나님 나라의 선교라는 의미심장한 주제가 처음부터 끝까지 끊임없이 마태복음에 흐르고 있지만 그 중요한 사실은 발견되지 않은 채 땅속에 그대로 깊이 묻혀있었다.

마태복음에 대한 관심은 오래전부터 가지고 있었으나 그 연구는 1981년 미국에 유학을 오면서 시작되었기에 벌써 40년이 훨씬 넘었다. 돌이켜보면 백석대학교 신학대학원에서 선교 신학을 강의하면서 마태복음 연구는 더 깊어지게 되었다. 그러나 마태복음 전체를 선교적 관점에서 연구하는 과제는 늘 마음에 부담으로 남게 되었고 그 이후 꾸준한 관심과 연구 과정을 통해 부족하지만 마태복음 전체를 선교적 관점에서 해석하는 시도를 내놓게 되었다. 이러한 시도는 한국 신학계나 외국에서도 그렇게 흔한 작업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 마태복음의 일부를 선교적 관점에서 다룬 글이나 논문들은 간헐적으로 있었지만 부족한 상태이다. 그러나 이미 그런 자료들이 세상에 있었기에 이 연구를 진행하는 데 있어 큰 통찰력과 도움을 얻게 된 것이 사실이다.

마태복음 1장부터 마지막 28장까지 전체를 ‘선교’라는 큰 관점에서 해석하고 적용하려는 작업은 선교신학적인 관점과 함께 성경신학적인 체계 속에서 주해적인 접근이 통합적으로 진행되어야 하기에 고된 작업이 요구된다. 그러나 모든 면이 부족한 저자로서는 너무 어려운 과제이었고 다만 장차 완성될 돌다리에 돌 하나 놓는 심정으로 글을 써나갔다. 기대하기는 누군가 이 작은 돌 하나를 밟고 지나가면서 다음 단계의 돌을 놓을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뿐이다. 이 책이 불쏘시개 역할을 하여 이 시대의 더 많은 마태복음 연구자들이 복음서 내부에 구석구석에 흐르고 있는 선교적인 모티브를 충분히 이해하는 작업에 동참할 수 있다면 감사할 뿐이다. 이런 노력을 통해 그동안 불완전하게 해석되어 온 복음서를 새롭게 구현할 뿐 아니라 온전하게 해석하는 길이 열리게 되어 마태복음이 마태가 쓰려고 했던 목적대로 진정한 마태복음으로 태어날 수 있기를 바라는 것이다.

   
 

전 세계에 코로나 바이러스가 번지면서 사회. 문화 경제, 심지어 교회에 이르기까지 그 피해가 심각해지고 사람들 사이에 사회적인 단절이 위험한 수준까지 이르게 된 이 시대에 저자는 오히려 주님께 집중하고 깊은 대화를 나누며 이 글을 쓸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다. 이 글을 통해 이 시대에 예수 그리스도의 ‘선교대위임령’에 순종하여 선교에 헌신하는 제자들이 지금까지 가졌던 선교에 대한 개념과 생각을 검토해 보고 마태복음을 통해 선교에 대한 새로운 이해와 지평을 넓힐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기를 바란다.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생각보다 많은 신학자들이나 혹은 설교자들이 마태복음을 해석할 때 일종의 고정 관념을 가지고 있음을 보게 된다. 그것은 유대인이었던 마태가 그 복음서를 기록했기 때문에 ‘유대인을 위한 복음서’로 예단하고 있는 것이다.1) 사람들이 마태복음에 대해 이러한 일종의 해석의 고정관념을 갖게 된 가장 큰 원인이 있다면 아마도 복음서 안에 내포되어 있는 유대적인 배경이나 문화적인 특징 때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마태복음을 기록했던 예수님의 열두 제자 가운데 한 사람이었던 마태는 주후 1세기 유대 땅과 문화적 토양 속에서 일상의 삶을 살아가던 평범한 유대인의 한 사람이었을 것이다. 따라서 그의 복음서에 유대적인 특징이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것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당연히 마태복음에는 당시 유대인이 아니면 잘 알 수 없는 문화, 풍습, 사회, 지역에 관한 상세한 내용이 나타나고 있다.2)  사람은 누구든지 자신이 어렸을 때부터 살아온 문화의 환경이나 사회적인 범주를 벗어날 수 없기 때문에 유대 종교 문화의 배경이 그의 복음서에 강하게 나타나는 요인이 되고 있음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마태복음에 흐르는 모티브

마태복음에 강하게
나타난 보편주의는
선교 사상과 깊이
연결되어 있다.
마태복음을 해석할 때
심각하게 간과해온 부분이
바로 이것이다.

그러나 마태복음을 좀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해 노력한다면 이 책이 단지 유대인을 위한 특수한 성격의 복음서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게 될 것이다.3)  물론 이 복음서가 처음 기록이 되었을 때 유대인 출신 기독교인들이 가장 중요한 독자들이었을 것이라고 본다. 그러나 마태가 그의 복음서를 기록하고 있을 때 이미 이방인 출신으로 기독교인이 된 사람들이 상당히 많이 존재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들 역시 마태복음의 독자가 되었을 것이라고 봐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마태가 그의 복음서를 통해 그의 독자들에게 제시하고 싶었던 것은 유대인을 향한 특수한 복음이 아니었다고 볼 수 있다.

오히려 마태는 그의 복음서를 통해 모든 민족을 향한 하나님의 구원의 계획은 무엇이며, 이 땅에 메시야로 오신 예수님께서 그 계획을 어떻게 성취하셨으며, 또 구체적으로 하나님 나라의 선교를 어떻게 실행하셨는지, 또한 그의 제자들이 예수님이 보여주신 하나님 나라의 선교를 어떻게 이어가게 될지에 대해 보여주려고 했던 것이 그의 주된 관심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거트리(D. Guthrie)는 “마태복음에 나타난 의미심장한 사실은 특수주의와 함께 보편주의가 나타나고 있다”라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4) 

마운스(R. Mounce)의 견해도 유사하다. “비록 복음서의 기본적인 메시지는 이방인이 유대인을 대신하는 것은 아닐지라도 전체적인 조망으로 볼 때 마태복음에 보편주의가 있다는 것을 의심할 수는 없다”라고 주장하였다.5) 해그너(D. Hagner)는 마태복음에는 특수주의와 보편주의 사이에 긴장 관계가 있음을 지적하면서 “한편으로 특수주의를 보여주는 부분이 있지만6) 다른 한편으로는 복음서 전체를 통해 특수주의에 반하는 명백한 보편주의가 존재하고 있다”고 하였다.7) 

따라서 마태는 자신의 종족인 유대인에게 깊은 관심이 있었으나 매우 비판적이었고 오히려 그의 복음서에서 “이방인을 향해서 관심을 보여주고 있다”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명확한 사실이라고 할 수 있다.8) 이처럼 마태복음에 강하게 나타난 보편주의 사상은 마태가 보여주려는 선교 사상과 깊이 연결되어 있다. 그동안 마태복음을 해석할 때 많은 해석자들이 심각하게 간과해온 부분이 있었다면 바로 그의 복음서에 분명하게 나타나고 있는 선교 사상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도 마태복음에 나타난 선교 사상은 많은 해석자들이나 설교자들에 의해 여전히 외면되거나 잘 이해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할 수 있다.

마태복음에 대해 이러한 편향적인 태도는 그 복음서를 온전하게 이해하는데 있어서 큰 장애가 되었다. 따라서 향후 우리는 마태복음을 연구하거나 해석할 때 이 복음서가 “선교적 성경신학에 대해 결정적인 공헌을 제공하고 있다”라는 사실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9) 이런 관점에서 마태복음을 연구하는 일이 많아진다면 마태복음에 나타난 유대인과 이방인을 향한 메시야 선교에 대한 확고한 성경 신학적 토대를 새롭게 발견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 책은 그런 측면에서 마태복음 전체를 ‘선교’라는 문으로 들어가 그 속에 숨어있는 선교적인 의미를 파헤치게 될 것이다. 
 

주(註)

1) 이러한 해석학적 경향은 여러 마태복음 주석에서 발견할 수 있다. H. N. Ridderbos, Matthew, Bible Student's Commentary, (Grand Rapids: Regency, 1987), 10-11. William Henderickson, Exposition of the Gospel according to Matthew, New Testament Commentary, (Grand Rapids: Baker Book House, 1975), 106. 그리고 David Hill, The New Century Bible Commentary, The Gospel of Matthew, (Grand Rapids: Eerdmans, 1981), 39. 이상근, 마태복음, (서울: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 교육부), 1983, 13. 특히 이상근은 마태복음에 대해 “본서가 짙은 유대 색채로 된 유대인 상대의 복음서인 것은 일견하여 명백하다”고 주장하였다.

2) H. Ridderbos op cit., 10을 참고하라. 리더보스는 마태복음에 나타난 유대적인 특징의 예로 마태복음 5:23, 9:20, 10:23, 15:2, 23:5, 27, 24:20, 26:17, 27:62을 들고 있다.

3) 예를 들어 모리스(L. Morris)는 “마태복음은 일반적으로 가장 유대적인 복음이라고 가정하고 있다”고 하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모세에 대해 다른 복음서 기자들보다 적게 언급하는 것은 매우 흥미롭다(마태복음 7회, 마가복음 8회, 누가복음 10회, 요한복음 12회)”는 것을 지적하고 있다. 마태복음이 단지 유대적인 특성을 가진 유대인의 복음이라는 주장이 적절하지 않음을 보여준 것이다(Leon Morris, The Gospel according to Matthew, (Grand Rapids: Eerdmans) 1992, 190). 

4) Donald Guthrie, New Testament Introduction, (Downers Grove: IVP), 1970, 22-23. 

5) Robert H. Mounce, Matthew, New International Biblical Commentary, (Peabody: Hendrickson Publishers), 1985, 4.

6) 마태복음 10:5-6, 10:23, 15:24. 

7) Donald A. Hagner, Matthew 1-13: Word Biblical Commentary 33A, (Dallas: Word Books), 1995, lxvi. 해그너는 그 예로 예수님의 족보에서 이방인의 이름들의 언급되어 있고(1:5), 동방박사의 예수님에 대한 경배에 대한 기록(2:1-12), 하인을 고쳐주는 백부장의 믿음에 대한 예수님의 칭찬하신 사건(8:5-13), 구원의 소망을 바라보는 이방인에 대한 이사야 선지자의 예언을 인용한 것(12:21), 씨 뿌리는 비유의 결론으로 주신 ‘밭은 세상이라’는 언급(13:38), 예수님을 찾아온 가나안 여인의 딸의 치료와 그녀의 믿음을 칭찬하신 것(15:21-28), 포도원 비유를 통한 이방인 구원의 암시하신 것(21:33-43), 혼인 잔치의 비유를 통한 이방인 구원을 암시하신 것(22:1-10), 마지막 때 일어날 징조 가운데 ‘복음이 모든 민족에게 증거 될 것이라’는 말씀을 하신 것 (24:14), 로마 백부장의 예수님에 대한 고백(27:54), 마지막으로 “모든 민족을 제자 삼으라”는 선교 위임령(28:19) 등을 들었다.

8) Robert Mounce, op. cit., 4. 

9) Andreas J. Köstenberger and Peter T. O'Brien, Salvation to the Ends of the Earth: A Biblical Theology of Mission, New Studies in Biblical Theology 11, (Downers Grove: IVP, 2001), 87. 

 

방동섭 교수 webmaster@ame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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