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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의 삶과 속, 42개 정거장 이야기

기사승인 2023.05.11  13:2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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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간/ 장진희 <마음의 길을 내는 하루>

<교회와신앙> 양봉식 기자】   동화책같이 예쁜 삽화가 가득 있는 책 <마음에 길을 내는 하루>(장진희, 샘솟는기쁨, 2023)는 인천 효성동 한 작은 상가 지하에 자리 잡은 ‘그이름교회’ 장진희 사모가 쓴 책이다. 일상의 잔잔한 이야기와 청년시절의 연애이야기, 고된 개척 등이 가득 차 있는 장진희 사모의 20년 간의 목회 이야기다.

   
▲ 장진희 사모의 신간 <마음의 길을 내는 하루> 

책 제목이 시사하듯, 이 책은 마음의 씀씀이를 어떻게 하는지, 세상을 살아가는 뜻한 마음을 어떻게 만들어 가는지를 엿보게 한다. 농사짓는 농부의 가정에서 태어난 장진희 사모는 기독교 신앙의 부모 밑에 성장한 저자는 삼대째 그 사랑을 전하는 사람이다. 유아교육과 몬테소리 전문 과정을 마치고, 교회 선교유치원을 개원한 저자는 원장 재임하는 동안 찬양단 리더로도 활동했다.

교회 선교유치원을 맡아 운영하던 원장이었던 저자는 그 교회 청년 담당전도사와의 만남과 애틋했던 연애 이야기를 책에 풀어놓았다. 그리고 결혼과 함께 시작된 교육전도사와 전임전도사 시절의 고된 사역 이야기도 있다. 삶이란 소망과 희망 사항과 달리 녹록하지 않다. 그럼에도 그 지난한 과정에 대해 저자는 교회 개척 이후 20년간의 목회 이야기가 손톱에 물든 봉숭아 꽃물처럼 책 속에 녹여놓았다.

기도는 겉모습이 아닌 속사람을 알게 했고, 믿고 기다려야 하는 날들을 기꺼이 받아들이게 해 주었다. 그 세월을 무작정 견디려고 하지는 않았다.”(23쪽 중에서)

수동적인 기다림도 필요하지만, 저자는 삶의 수동과 능동의 두 축을 적절하게 사용했다. 봉숭아 꽃물이 손톱에 물들이기 위해서는 꽃이 짓이겨져야 한다. 고통이다. 하지만 짓이김이 없으면 손톱은 물들지 않는다. 또한 기다림이 없으면 손톱에서 곱게 물든 봉숭아꽃 물듬을 보지 못할 것이다.

사모라는 운명적인 것 같은 삶에서 저자는 자신의 이야기를 덤덤하게 풀어내지만, 그거에는 하나님의 손길을 발견하게 한다.

출판사의 책 소개를 보면 “저자의 글향은 누구보다 건강하고, 당당하고, 아름답고, 숭고하다. 안산에서 마포에서 인천 효성동에서 일하시는 하나님의 신비를 손글씨처럼 느끼게 하고, 예측하기 어려운 하루하루 깊이 있는 묵상 언어가 큰 울림을 준다. 누구나 자기 삶의 선한 관리자가 될 수 있고, 돈이나 명예, 환경과 상관없이 행복을 만들어 갈 수 있다고 확신하게 한다”라고 말한다.

사람은 자신이 보는 것으로 자신의 삶의 가치와 방향을 정한다. 그래서 보는 것을 매우 중요하다. 그렇지만 보는 것을 또한 어떻게 이해하고 그것을 풀어내느냐이다. 저자는 묵상 속에서 하나님의 신비를 발견한다.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개척교회의 막막한 일상에서 때마다 시마다 마음에 길을 열어주시는 하나님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또한 “사랑은 포개진 두 손안에 있다”라는 장진희 사모의 고백처럼 이 책은 기도로 지난 20년 넘게 목회의 길을 도왔던 든든한 동역자의 이야기다.

이 책은 장진희 사모의 삶과 목회의 여정 속에 지나 온 42개의 정거장들이 소개되고 있다. 정거장들마다 타고 내린 그리운 얼굴들이 그려졌다. 개척 초기 예배당을 채워 준 1호 집사님의 이야기, 썰렁한 예배당을 직접 켠 나무들로 따스하게 인테리어해 준 듬직했던 형부가 어느 날 갑자기 주님 곁으로 떠난 이야기, 남편을 대학원에 보내며 뒷바라지를 하던 이야기, 개척교회 목사의 가정에서 자랐지만 “가난이 불행하지도 불편하지도 않았다”라며 구김 없이 자라 준 두 딸의 이야기, 사연 많은 성도와 그보다 더 애절히 눈물 뿌린 사모의 이야기, 어려운 순간마다 기도하게 하셨고 그 기도로 만난 사람들과 기적 같은 이야기들이 계속된다.

글 속에 담긴 보석 같은 문장들을 몇 개 소개해본다.

첫 성도와의 만남은 목회의 길에 큰 소망이 되었다. 빈자리에 대한 그리움이 한 사람의 성도로 채워지면서 사역의 기쁨을 맛본 순간이었다. 튀코 브라헤의 세밀하고 성실한 눈이 필요할 때가 온 것이다.”(32쪽 중에서)

마음을 다해 들어주는 귀는 사람을 살리는 힘이다. 그래서 하나님은 날마다 기도를 들으시나 보다. 우리가 살아갈 수 있는 이유일 것이다.”(39쪽 중에서)

딸들의 생각은 날마다 커 가고 우리 부부는 그보다 더디다. 세 살 아이에게도 배울 것이 있다는데 청춘을 달리는 딸들에게 얼마나 배울 것이 많겠는가.”(54쪽 중에서)

희망의 개념을 ‘불확실’과 ‘의심’에 방점을 찍었다. 결과에 대한 불확실한 기쁨,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는 의심. 희망 안에 있는 것들이라고 한다.”(66쪽 중에서)

바울은 구원받은 백성을 향해 “마음을 새롭게 하라”고 말한다. 이 말씀을 저자의 버전으로 말하면 “마음에 길을 새롭게 내라”라고 할 것이다. 혼돈과 갈등, 상처와 아픔으로부터 치유와 회복을 조망한 이 책은 부부 사랑, 가족 사랑, <그이름교회>를 개척하게 된 교회 사랑이 생생하게 기록된 사랑의 연대기에서 마음을 길을 보게 한다.

양봉식 기자 sunyang@ame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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