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재하 목사 |
최재하 목사 / 예수사랑의교회
공원을 한 바퀴 돌고 집으로 돌아오고 있었다.
한 남자가 호수가 낚시터에서 빨래를 빨고 있었다.
조금 아는 얼굴이다. 언청이다. 영어가 서툴기도 하지만 그래서 발음이 명확하지 못하다.
그가 나를 보자 말했다.
"너무 추워요."
네팔이 아열대기후이긴 하지만 11월 22일, 이른 아침에 호수에 들어가 빨래를 하는 것은 몹시 추울 것이다.
그가 말했다.
"차를 한 잔 마셨으면 좋겠어요."
그가 내게 차를 한잔 부탁하고 있는 것이다.
3년 전, 그의 집을 방문했을 때의 기억이 떠올랐다.
그가 나에게 쿠키와 차를 대접했었다.
내가 말했다.
"기다려요. 내가 가서 차를 사 올게요."
나는 공원 구석에 있는 가게로 갔다. 남자 둘이 차를 마시고 있었다.
내가 주인에게 말했다.
"차를 한잔 주세요. 저기 옆에 있는 낚시터로 가져갈 겁니다."
주인이 물었다.
"당신이 찻잔을 가져올 수 있습니까?"
"네, 물론입니다."
찻값은 고작 25루피(250원)였다.
차가 넘치지 않도록 나는 조심조심 찻잔을 들고 가서 그에게 건넸다.
그가 큰 몸짓으로 땡큐 했다.
차 한 잔으로 호수를 따뜻하게 만들 수는 없다.
그러나 사람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 수는 있다.
그가 차를 다 마신 후 호수 물에 찻잔을 깨끗이 씻더니 내게 건넸다.
찻잔 안에 사랑이 활짝 피었다.
최재하 목사 webmaster@ame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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