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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의 위로(慰勞)

기사승인 2024.08.02  16:5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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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어린 교수의 詩산책

정어린 교수 / 총신대

   
사진출처=서울문화투데이

풋풋한 온기의 날이 언제였던가

태풍 안겨오는 뭉게구름에

내 비밀스런 청춘을 묻던 날이

 

휘어진 척추를 가누며 저 산을 넘던

어머니의 헌신이 내 작은 가슴에 사무쳐

빈 대야에 빗물을 채우면서 중얼거렸지….

“채소 몇 단 남은 손수레 끌며

이글거리는 아스팔트를 지나던

엄마 많이 힘드셨지요?”

 

오물 가득한 내 복부를 무지개처럼

현란한 욕망이 휘돌아 나갈 때 문득

펄펄 끓는 배반의 시절 속에 있음을 알았지

 

칠월이 밀고 구월이 끌고

열기가 밀고 냉기가 끌고

야망이 밀고 절망이 끌고

어미가 밀고 아비가 끌고

 

나는 마그마 같은 사랑에 떠밀려

산처럼 폭포처럼 눈물처럼

이 계절을 지나려면 난파선에 의지해

망망대해 떠도는 방랑자일 수밖에

 

친구가 그대를 속일지라도

연인이 그대를 떠날지라도

가족이 그대를 버릴지라도

이렇게 소리쳐라

 

이 외로움도 곧 지나가리라

이 뜨거움도 곧 지나가리라

이 두려움도 곧 지나가리라

내 푸르름도 그렇게 변색하듯이

내 등을 다독이며 팔월이 속삭이듯이….

 
​  
   
  詩人 정어린 교수

총신대학교 교수(現)
성균관대학교 유학전공(문학사)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대학원 사회윤리전공(문학석사)
성균관대 대학원 동양철학전공(철학박사)
국비 학술 연수(미국 BERKLEY대학교)
민족문화추진회 고전국역연수원 졸업(연수부, 연구부)

정어린 webmaster@amennews.com

<저작권자 © 교회와신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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