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집회 시설이 종교시설과 설계가 같을 수 있을까?”의 여부 따지기로 결정

신천지가 소유 중인 (구) 인스파원드 건물의 용도변경 문제를 놓고 신천지와 인천광역시 간에 행정소송이 벌어졌다. 사진은 지난 2024년 1월 인천광역시청에서 열린 용도변경 반대 규탄집회 모습

신천지가 소유 중인 인천광역시 중구의 (구) 인스파월드 건물에 대해 행정소송이 벌어진 가운데 재판부가 과거와 현재의 설계도면을 비교해 신천지가 신청한 대로 문화집회 시설에 적합한 시설이 맞느냐의 여부를 따져보기로 했다.

2024년 8월 30일 인천지방법원 제2행정부(재판관 호성호, 신창용, 임현화)는 신천지가 인천광역시 중구청을 상대로 제기한 건축물착공신고 거부처분에 대한 취소청구 소송 1차 공판을 진행했다.

이 사건은 신천지가 인천광역시 중구청으로부터 신천지 소유 (구) 인스파월드 건물에 대해 ‘문화집회 전용시설’로 허가받아 착공신고를 받았으나, 이 사실을 파악한 중구 구민들의 반대로 인천광역시 중구청이 2023년 12월 7일에 공익상의 이유를 들어 건축물 착공신고 거부처분을 내렸고, 신천지는 이에 불복해 인천광역시청에 행정심판을 청구했으나 기각당했다. 이에 신천지는 인천지방법원에 건축물착공신고 거부처분을 취소해달라는 행정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이날 공판에서 재판부는 양 측의 입장을 정리했는데 “신천지가 해당건물을 ‘종교시설’로 용도변경하려 했으나 여러 차례 불허되고 결국 대법원까지 가서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이에 ‘문화집회시설’로 용도변경 신청해서 용도변경 허가와 착공신고까지 받았지만 피고인 인천광역시 중구청이 판단하기에 중대한 공익상의 문제가 있고, 원고인 신천지가 다른 지역에 소유하고 있는 건물들을 살펴보면 얼마든지 종교 및 예배시설로 활용될 것으로 충분히 예상되어 공익상 착공신고를 거부할 충분한 근거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재판부는 “원고인 신천지는 피고인 인천광역시 중구청이 중대한 공익상의 이유를 들어 착공신고를 거부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피고 측이 주장하는 대로 종교시설로 사용된다고 할 만한 충분한 근거가 없다고 주장한다”

피고 측 인천광역시 중구청 법률대리인은 “원고 측 신천지의 과거와 현재의 설계도면을 비교해서 증거로 제출하고, 이와 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는 지자체에 사실조회신청서를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즉, 피고 측의 주장은 관련 설계도면을 확보해서 종교시설로 용도변경을 신청했을 때나 설계도면이나 문화집회시설로 용도변경을 신청했을 때나 사실상 설계가 똑같다는 사실을 통해 신천지가 인스파월드 건물을 종교시설로 쓰겠다는 사실을 입증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면서 “문화집회시설에는 필요가 없으나 종교시설에는 필요한 부분이 설계도면에 들어갔느냐의 여부로 피고인 인천광역시 중구청의 착공신고거부처분이 정당하다는 것을 입증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원고 측 신천지 법률대리인은 “문화집회시설과 체육시설이 인테리어의 차이 외에 도면에 구체적인 내용이 없다면 그저 큰 공간으로서 사용되는 것은 같다”며 “설사 종교시설로 사용된다 하더라고 그것이 착공을 거부한 사항인지가 의문이다”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피고 측이 증거로 신청하고자 하는 설계도면을 제출하면 특별한 문제가 없을 시 증거로 채택하도록 하겠다”라면서, “원칙적으로는 설계도면과 유사한 문제를 겪고 있는 지자체로부터 사실조회확인서를 받으면 결심을 할 수 있으니 이에 대한 서류준비를 해달라”고 주문했다.

재판부는 다음 기일을 10월 25일 2시 40분으로 지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