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계 단체들, 총회 회관 앞 기자회견, “거대한 개별교회의 권력 앞에 시녀 역할”
2024년 9월 1일 예장통합총회(총회장 김의식) 역대 헌법위원장 7명이 “세습금지법을 폐기해야 한다”는 입장문을 발표해 파문이 일어난 가운데 이를 규탄하는 교계 단체들의 규탄 기자회견이 열렸다.
교회개혁실천연대, 기독교윤리실천운동, 교회개혁평신도행동연대, 평화나무 기독교회복센터, 명성교회평신도연합회, 명성교회정상화위원회 등은 2024년 9월 13일 예장통합 총회 회관인 서울 종로구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교계단체들이 예장통합 교단의 교회세습 금지법 폐기 시도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
교회개혁평신도행동연대 대표 정태윤 집사는 “저도 한때는 명성교회 교인이라는 것이 자랑스러웠고 영락교회, 소망교회, 새문안교회 등과 같은 통합교단에 소속되어 있다는 것에 자부심이 있었으나, 지금 아사리판이 된 통합교단을 보면서 이제 이곳에서 벗어나고 싶고 연을 끊고 싶은 마음뿐이다”라면서, “109회 총회를 불과 23일 앞두고 7명의 전직 총회 헌법위원장들이 공청회 한 번 없이 기습적으로 손바닥 뒤집듯이 2014년에 명문화된 일명 '세습금지법', 헌법 제28조 6항의 삭제를 요청하며 세습금지법이 ‘비합법적’이고 ‘비성경적’이고 ‘비윤리적’이라는 해괴한 말을 늘어놓았다는 소식을 들으면서 심히 부끄러웠다”고 말했다.
이어 “설령 세습금지법의 개정이나 폐기가 꼭 논의되어야 한다면, 사전에 다양한 많은 분들이 함께 할 수 있는 공청회를 통해 깊이 있는 논의와 합의가 반드시 선행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총회 23일 전에 기습적으로 계획된 입장문을 발표한 모습을 보면서 그럴거면 차라리 세습금지법을 폐기하고 오히려 세습을 장려하는 '세습장려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일갈했다.
또 정 집사는 세습금지법 폐지 문제의 원인 제공자인 명성교회 김삼환 원로목사를 겨냥했다. “80세를 넘긴 김삼환, 그는 지금 무엇을 꿈꾸고 있을까요?”라고 질문하며, “세습금지법이 제정되고 10년이 지난 지금 불법세습으로 왕좌를 차지한 김하나가 왕좌를 굳건히 지키고 있으니 그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손주에게 향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100세 시대에 걸맞게 기력이 왕성한 그는 계속 상왕 노릇을 하면서 세습금지법을 폐지시켜, 살아생전에 3대 세습의 대관식을 꿈꾸고 더불어 명성의 왕좌가 자손대대로 이어지기를 원하는 노욕의 포석에 착수했다는 생각이 든다”며, “앞으로 자손대대로 세습을 하기 바란다”고 지적했다.
교회개혁실천연대 기숙영 실장은 연대발언을 통해 “예장통합총회 전직 헌법위원장 7인은 명성교회의 ‘ 대표자 지위 부존재 확인 소송’ 판결문을 근거로 내세우며, ‘총회헌법 제 28조 6항’이 ‘비합법적’, ‘비성경적’, ‘비윤리적’이라 폄훼하고, 그동안 교단의 법리 부서를 섬겨 온 경험자들로서 부끄러움을 부인할 수 없다"고 말하면서, “이들의 발언은 그동안 일어난 교회와 목회자의 범법 혐의에 대해 ‘세상 법정의 판단은 교회의 현실을 제대로 모르고 한 판결’이라면서 범죄를 저지른 이들에 대해 제대로 된 치리를 하지 않았던 그동안의 행태와 비교할 때 자가당착이며 심히 가증스러운 행위다”라고 규탄했다.
그러면서 “2013년 9월 명성교회에서 열린 98회 총회에서 세습금지조항이 제정될 당시 '한국교회의 생사가 걸린 문제'라며 총대 1033명 중 870명이 찬성하였고, 당시 교계 안팎에서 한국교회 건강성에 진보를 이룬 것에 대해 많은 박수를 받았는데, 이제 오히려 이 헌법조항을 어기며 교회의 분열을 가져온 개별 교회의 권력 앞에 시녀 노릇을 한 자신들을 부끄러워해야 할 것이다”고 경고했다.
기 실장은 “혹시라도 이번 109회 총회에서 세습방지조항이 삭제된다면 통합교단 109회 총회는 교단 내 큰 돈과 권력을 가진 개별교회가 교단헌법을 어기면서 교회를 분열시켜도 괜찮다는 메세지를 선포하는 치욕의 날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평화나무 김용민 이사장은 규탄성명문에서 “예장통합교단 역대 헌법위원장들이 총회 헌법 28조 6항, 즉 교회 세습을 금하는 헌법 조항의 삭제를 요청하는 입장문을 발표하면서 ‘미래’와 ‘회복’의 구실로 아예 이 법을 없애자고 강변하고 있다”며, “교회의 교회다움, 세상의 상식에 발맞춰 제정된 세습금지법이 어째서 불편한지 그들은 말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 김현아 사무처장은 “명성교회가 세습반대를 외치는 이들을 향해 욕설과 폭력을 행사했지만 그런 와중에도 세습금지법은 꿋꿋이 지켜져 왔다”며, “누구보다 헌법을 수호하고, 정직하고 정의로워야 할 역대 헌법위원장들이 (입장문을 발표한 것은) 명성교회의 하수인이 아니고서야 집단적으로 이런 일을 벌일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예장통합 총회 측에 질문을 던졌는데, "역대 헌법위원장들의 이번 입장문이 총회의 입장과 같은지?", "이들의 입장문이 예장통합 총회의 총대들과 총회원들의 일반적인 생각과 일치하는 것인지?", "예장통합 총회 역대 헌법위원장들이 교회세습 금지조항 제정 이후 10년을 ‘잃어버린 10년’이라고 평가하고 있는데 총회는 이러한 평가에 대해 어떠한 입장인지?", "총회는 이러한 입장문을 발표한 역대 헌법위원장들을 대신하여 한국교회와 한국사회에 사과할 의지가 있는지?"를 질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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