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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후, 뭐하고 있을 것 같나요?

기사승인 2012.03.01  23:5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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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기자 세상읽기 17/ 10년후

종종 머리에 맴도는 질문이다. “10년 후, 나는 뭐하고 있을까?” 억지로라도 이 질문 앞에 서 볼 필요가 있다. 내가 제대로 된 길을 가고 있는지 그리고 정말 열심히 달려가고 있는지 등을 점검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크게 두 가지 대답이 나올 수 있다. “그런 것 생각할 틈이 어디 있나요. 모아 둔 돈도 업고... 팍팍한 인생이 그때나 지금이나 다를 게 뭐 있을까요?”라는 어두운 답이다. 또 하나는 “그때면 전원생활을 하고 있지나 않을까요. 배낭여행을 가고 있을지도 모르고... 아! 나를 필요로 하는 곳에서 봉사활동을 하며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고 있을 수도 있겠네요.”라는 밝은 답이다. 이 글을 읽는 독자는 어떠한 답을 가지고 있는가? ‘미래를 생각하지 않는 사람은 마치 여행할 때 지도와 나침반을 가지고 가지 않는 사람이다’는 말도 있다. 앞날을 생각하는 것이 인생여정에 매우 중요함을 알려주는 말이다.

10년 후를 생각해 보자. 오늘을 기준으로 10년 전과 10년 후를 동시에 생각해 보자. 과거에 비해 오늘이 어떻게 달라졌으며, 또 그것을 기준 삼아 앞으로 어떠한 모습으로 세상과 내가 변하게 될 지 또한 가늠해 보자.

‘상전벽해’(桑田碧海)라는 말이 있다. 직역하면 ‘뽕나무 밭이 변하여 푸른 바다가 된다’는 말로 ‘몰라볼 정도로 변했다’는 의미의 4자성어다. 10년 전 사람이 오늘을 본다면 상전벽해를 느낄 것이다. 마찬가지로 10년 후와 오늘을 비교해도 같은 느낌일 것이다. 더 심할 수 있다. 갈수록 그 변화의 속도가 빠르고 그 양 또한 많아지기 때문이다.

   

약 10년 전, ‘Y2K’와 ‘9.11테러’가 뇌리에 먼저 떠오른다. 새로운 천년(밀레니엄)을 맞이한다며 온 세상이 떠들썩했다. 1999년을 끝내고 2000년이라는 세계에 대한 기대가 컸다. 그런데 Y2K라는 문제가 갑자기 등장했다. 컴퓨터가 연도 뒤 두 자리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해서 오류가 발생, 뜻하지 않은 미사일 오류 발사 등을 통해 경우에 따라서는 세계 3차 대전까지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는 설이었다. 그것을 적절히 이용한 이단 단체도 등장했다. 지구가 멸망하고 예수님이 재림한다면서 신도들로부터 재산을 헌납하라고 한 것이다. 종말이 오는데 재산을 왜 바치라고 했을까? 필요없으니까? 그렇다면 자신들의 재산을 나누어 주었어야 하지 않았을까? 필요없으니까.

2001년에 ‘9.11’테러 사건이 발생됐다. 필자(교회와신앙, www.amennews.com)는 그때 미국에서 유학중이었다. 엄청난 테러가 미국땅에서 벌어진 것이다. 말 그대로 ‘난리’가 났다. 한국의 가족들과 지인들에게서 전화가 이어졌다. 괜찮냐는 안부 전화다. 그리고 귀국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조언이다. 미국은 전쟁을 불사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로 인한 중동전쟁과 함께 또다시 지구 종말설까지 돌았다. 이러한 일들이 벌써 10여 년 전 사건들이다.

미래에 대한 연구를 하는 공병호 씨의 책 <공병호의 10년 후 세계>, <공병호의 10년 후 한국>(공병호, 해냄, 2005)이 출판된 지 7년이 지났다. 공 씨는 FTA로 인한 자유무역이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에서 활성화되리라 봤다. 지금 그의 예상대로 세계는 그렇게 돌아가고 있다. 미국은 물론 유럽 등과 적극적으로 FTA를 체결한 한국은 그 중심에 서 있다. 그러나 초강대국 미국에 맞서게 될 국가로 ‘유럽’을 지목한 공 씨의 예측은 빗나갔다. 지금 유럽은 많은 어려움에 빠져있다. 쓰러지기 일보직전의 나라들도 등장했다.

요즘 서점에서 잘 팔리고 있는 신간 <10년 후 세상>(최재천, 청림출판, 2012)을 살펴보자. 오늘을 기준으로 다시 한 번 10년 뒤의 세상을 언급하고 있다. 10년 전을 바탕으로 10년 후 변하게 될 세상을 아주 흥미롭게 잘 그려주고 있는 게 특징이다. 그 몇 가지를 살펴보자.

   
먼저 ‘뇌공학’의 발전이다. 위 책은 이 분야를 제일 먼저 꼽았다. 10년 후, 뇌공학은 급속한 발전을 이룰 것이다. 인간의 뇌와 기계를 연결한다는 말이다. 메트릭스, 아이언 맨 등 공상 과학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이야기다. 그러나 이미 그러한 연구는 진행중이다. 10년 후엔 그 연구가 치매를 비롯해서 각종 뇌질환 치료에 획기적인 결과를 내놓을 예정이라는 것이다. 복잡한 인간 뇌신경계 통제가 미세한 전기신호로 이루어져 있다는 게 연구의 핵심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작은 ‘칩’ 하나를 뇌에 삽입함으로 가능해 질 수도 있다. 뇌공학은 1990년에 처음 시작됐다. 10년 후엔 실용화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줄기세포 치료’도 대중화에 들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1963년 시작된 이 연구는 2001년 배아줄기세포 발견으로 활성화되었다. 10년 후엔 마치 고장 난 전자제품의 부속품 갈아 끼우듯 인간의 장기를 마음대로 교체할 수 있는 세상이 열리게 된다는 말이다. 평균수명 100세 시대가 꿈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다행인 것은 이 분야에서 우리나라의 연구가 세계 수준에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몇 가지 더 있다. 우주여행도 있다. 2001년에 시작된 일반인 우주여행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리라 예상했다. 신혼여행을 달나라로 갈 날도 멀지 않았다. 전자책도 언급했다. 또한 10년 전에는 구경도 할 수 없었던 전자책의 보급도 눈여겨 볼만한 대목이다. 10년 후엔 지금의 종이책 시장의 약 50%가 전자책으로 대체되리라 보고 있다. 이외에도 로봇, 나노공학, 인공광합성, 중국의 역할 등이 10년 뒤의 세상을 볼 수 있는 안경이다.

‘종교’ 관련 이야기도 있어 흥미를 끌었다. 10년 후엔 SBNR이 크게 증가하리라고 했다. ‘Spiritual But Not Religious’라는 영문의 첫 글자를 딴 용어로 ‘영성은 추구하지만 종교적이지 않은 것’이라는 의미를 가진다. 신앙은 인정하고 때로는 그러한 일들을 추구하지만 어떠한 종교 단체에 속하거나 종교 행위에 얽매이지 않겠다는 것이다. 차갑지도 뜨겁지도 않은 ‘미지근’을 추구하려는 또 다른 형태의 종교다. 그것이 미국 사회에서는 이미 시작되었고, 앞으로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10년 후의 세상은 정말 상전벽해를 느낄 만큼 많이 달라질 것이다. 그것을 ‘발전했다’고 표현할 수도 있다. 많은 부분에서 기대되기도 한다. 그렇지만 ‘그 세상이 꼭 행복할까’라는 질문에는 답하기가 쉽지 않다.

뇌공학의 발전으로 사람이 생각만으로 운전을 할 수 있고, 또 회사의 많은 업무를 손쉽게 처리할 수 있게 될 것이다. 하지만 부작용도 있다. 애착형호르몬인 옥시토신과 같은 물질도 동시에 발전하게 된다. 예를 들어 보자. 마켓을 운영하는 주인이 상점 곳곳에 옥시토신을 스프레이로 뿌려 놓는다. 그 냄새를 맡은 고객은 순간 물건을 충동구매하게 되는 뇌의 명령을 받게 된다. 그 정도는 작은 일에 불과하다. 경우에 따라서는 큰 범죄에 악용될 수 있는 다양한 뇌신경 자극 호르몬이 나타날 수도 있다. 줄기세포 치료로 인해 고령화 사회와 또한 양극화 사회라는 또 다른 형태의 사회문제가 발생될 수 있다. 이단 사이비 종교는 오히려 이런 현상들을 반기며 극성을 부릴 것이다.

기업 통계를 살펴보자. 여기 흥미로운 통계가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우리나라 10대 그룹의 시대별 변화표다.

약 50년 전인 1964년부터 지금까지 10대 그룹 중에 계속 살아남은 기업은 삼성과 LG뿐이다(매일경제 2012년 2월 10일자). 다른 기업들은 나타났다가 사라졌다(<표 1> 참조). 세상도 변하고 기업도 변한다.

<표1> 국내 10대 그룹 변화

순위

1964년

1985년

2004년

2011년

1

삼성

삼성

삼성

삼성

2

삼호

현대

현대차

현대차

3

삼양

럭키금성(현재LG)

LG

SK

4

개풍

대우

SK

LG

5

동아

선경

롯데

롯데

6

락희(현재LG)

쌍용

KT

포스코

7

대한

한국화약

포스코

현대중

8

동양

한진

한진

GS

9

화신

효성

GS

한진

10

한국유리

대림

한화

한화

* 총자산 기준. 자료=공정거래위원회

또 다른 통계다.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한 ‘100대 기업의 변천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시가총액 100대 기업 중 41개가 지난 10년 동안(2000-2010년) 탈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20년 사이(1990-2010년)에는 58개, 30년 사이(1980-2010년)에는 73개사가 100대 기업 지위를 유지하지 못하고 사라진 것이다.

그 와중에 장수하는 기업도 있다. 장수 기업의 원인은 무엇일까? 많은 이들이 ‘사회공헌’을 우선으로 꼽는다. 회사가 돈을 벌어 고용, 투자만 창출하는, 즉 자기 배만 불리는 데 돈을 사용하는 게 아니라 사회적 책임으로 이웃을 돌아보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것이 결국 기업에 유익을 주고 장수하게 만든다는 말이다. 대표적인 장수기업으로 GE를 든다. GE는 자원봉사단을 전 세계 135개 지부, 5만명 이상의 회원을 두고 있다. 영국 롤스로이스는 이익공유제를 도입해 협력업체와 공생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었고, 미국 도미노피자도 가맹점들에게 이익을 분배하며 회사를 성장시킨 사례로 거론된다.

우리나라는 어떤가? 지난 2월 20일 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은 ‘2012년 한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매일경제 2012년 2월 21일자). 많이 들어본 기업들이 순위에 올라와 있다. 그중 10대 재벌기업에는 들어가지 않지만, ‘존경기업’에 늘 빠지지 않고 상위권에 들어가는 기업이 있다. 바로 유한양행이다. 설립자 유일한 박사의 노블리스 오블리제 정신 때문이다. 회사의 재산을 직원과 사회에 다시 환원시킨 것이다. 자녀에게는 공부를 시킨 것으로 만족했다.

‘10년 후, 우리는 뭐하고 있을까?’는 질문을 다시 떠올려보자. 세상은 우리가 꿈에 그리던 많은 일들을 현실로 제공해 줄 것이다. 꿈꾸지도 않았던 희한한 일들도 많이 일어날지 모른다. 지금의 대표적인 기업들이 없어질 수도 있고 또 새로운 기업이 등장할 수도 있다. 그 세상 한 복판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의 모습은 과연 어떠할까?

10년 뒤 우리들의 모습이 어떠한 형태나 위치에 있을지 정확히 알 수 없다. 내가 부장으로 승진해 있을지, 다른 회사에 근무하고 있을지 등 말이다. 물론 바라는 바는 있다. 예상도 해 본다. 그러나 정확히 알 수 없다. 5분 앞의 일도 우리는 모르지 않은가?

그러나 이것만은 ‘확신’할 수 있다. 10년 뒤 우리들의 삶의 상태다. 어떠한 자세로 회사생활을 하고 있으며 어떠한 정신으로 가정생활을 하고 있으며 어떠한 마음으로 교회생활 한 복판에 있을 지에 대해서다.

사도 바울도 이에 대해서 언급했다. ‘겉사람’은 세월이 지날수록 낡아지나 ‘속사람’은 날로 새로워진다고 했다(고후 4:16). 낡아지는 것과 새로워지는 것을 대조시켰다. 속사람은 세상이 어떻게 변화되어가든지 날마다 새로워진다고 확신한 것이다. 그것이 과연 무엇인가?

위 성경 본문의 문맥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고후 4:17-18절을 읽어 보면 ‘임시적인 것’과 ‘영원한 것’을 대조시킨다. 생명에 관한 어떠한 것들, 사회생활을 위한 어떠한 능력을 이 땅에서 얻으려고 한다면 그것은 ‘겉사람’에 해당되는 것이고, 그것을 하나님을 통해서 얻으려고 한다면 그것이 ‘속사람’에 해당된다는 말이다(7-12절 참조).

10년, 20년 뒤 이 땅에서 얻을 수 있는 것들은 낡아지고 변해지고 또한 없어진다. 그렇지만 하나님께로부터 얻을 수 있는 것들 날로 새로워진다는 말이다. 은혜, 지혜, 거룩 등도 여기에 속한다.

사도바울은 우리가 그 속사람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18절). 혹, 10년 뒤 우리들의 상황이 비록 ‘사방에 우겨 쌈을 당하여도’, ‘답답한 일을 당하여도’, ‘박해를 받아도’, ‘거꾸러뜨림을 당하여도’ 등(7-12절)으로 어려움에 빠진다 할지라도 오직 속사람만을 바라보고 걸어가야 한다고 강하게 권면하고 있다. 그럴 때 뇌공학, 줄기세포 등으로 예상된 상전벽해의 세상 속에서도 우리는 참 기쁨과 평안을 맛보게 될 것이다. 이것이 우리들의 10년 뒤의 모습이지 않을까?

장운철 기자 kofkings@amennews.com

<저작권자 © 교회와신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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