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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 된 나의 주말사역

기사승인 2019.02.26  10:2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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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길원 목사/행복발전소 하이패밀리 대표, 청란교회 담임

   
▲ 송길원 목사

“어제도 우리 아들 텔레비전에서 봤다.”
전화를 받자마자 어머니가 하는 말씀이다. 이런 말을 들을 때면 나도 모르게 뻐기는 마음이 생기곤 했다. (속으로) ‘그래요. 아들이 괞찮지요?’ 그러던 어느 날, 이 말이 슬프게 다가왔다. 무척 아파 있는데 어머니는 이미 녹화한 영상에다 분장한 얼굴을 들여다보고 아들이 멀쩡하다고 여기고 있으니....

서글펐다. ‘아, 내가 모니터 인간이라니.’ 지척에 아들을 두고 두 분은 스크린을 통해 안부를 확인해야 할까? 이건 아니었다. 결심했다. 주말이라도 찾아뵙자. 그렇게 해서 ‘주말 사역’이 시작되었다.

단단히 결심에도 불구하고 웬 놈의 주말은 그렇게 자주 오는 건지? 토요일이 오면 나도 모르게 몸살을 앓는다. 아버지 어머니에게는 굳이 이야기를 안 했으니 안 가면 그만인데도 한 번 마음에 작정한 일을 그만둘 수는 없었다. 바쁜 때는 장충동 족발을 사다 던져놓고 나올 때도 있고 어떤 때는 새벽같이 찾아가 얼굴만 보고 나올 때도 있다.

어느 날, 집에를 들렀는데 아버지는 모임에 가시고 어머니만 반기신다. 아버지가 없는 사이 어머니는 아버지 흉을 본다. 난, 내 아버지가 꽤 괜찮은 분이라 여겼다. 그런데 어머니 이야기를 듣고 보니 처음으로 ‘내 아버지가 그렇게 나쁜 놈(?)이구나’ 하는 것도 알았다. 거기 내 모습도 고스란히 담겨 맞장구도 못 쳤다. 아들 앞에서 한 없이 어린애가 되어 있는 어머니. 나름 시간을 충분히 드렸다고 생각하는데도 어머니는 항상 아쉬운가 보다.

   
 

“어머니 갈게요.”
어머니는 그 말이 그렇게 서운한가 보다. 나보다 먼저 일어선다. 관절염과 류마티스 그리고 척추에 장애가 있어 허리도 못 펴시고 제대로 걷지 못하시는 분이 작대기를 짚고 일어선다.

“어머니, 바깥에 눈발도 날리고 안 돼요. 그냥 계세요.”

한사코 말리는데도 어머니는 한마디로 자르시고 만다.

“우리 아들 얼굴 좀 더 봐야제.”

더 할 말이 없다. 어머니하고 엘리베이터에 갇히는 순간, 나도 모르게 숨이 막힌다. 어머니를 와락 안고 젖가슴을 더듬어 버린다. 그런데도 어머니는 아들의 재롱과 몸 개그가 좋은가 보다. 차를 몰고 돌아선다. 그 때까지 꾸부정한 허리의 어머니는 아들 잘 가라고 손을 흔들고 계신다. 차를 몰면서 나도 모르게 눈물을 훔친다.

주말사역은 이렇듯 괴로운 심정으로 시작했다 눈물로 마치기 일쑤다.

나의 주말사역의 미션이 있다. 두 분을 환하게 웃게 하는 일이다. 그러면 내 임무가 끝났으려니 하고 자리를 털고 일어선다. 이렇게 웃음을 남겨놓고 가면 일주일을 버텨내겠지 하는 생각을 한다. 노인성 우울증도 이겨내겠지 하는 마음에 한 번은 기어이 웃게 만든다.

어느 날의 유머 베스트다.
“아부지, 거 왜~ 돌방위 있잖아요. 이 녀석이 민원 접수를 받는데 민원이 사망신고를 하러 왔어요. 그 서류를 받아들고 민원인에게 뭐라고 한 줄 아세요? ‘본인이신가요?’ 뭐 이런 녀석이 있을까요? 그런데 아버지, 더 웃기는 거는요. 민원인이었어요. (아주 진지한 표정으로) 방위에게 묻더래요. ‘꼭 본인이 와야 하나요?’ ”

파안대소하는 아버지에게 말한다.
“아버지는 아버지가 사망신고하고 가면 안 될까요?”

임종유머가 탄생하는 순간이다.

미켈란젤로는 말했다.
“삶이 즐겁다면 죽음도 그러해야 한다. 그것은 같은 주인의 손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송길원 목사 happyhome1009@hanmail.net

<저작권자 © 교회와신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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