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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길원 행가래] 한숨도 기왕이면 통 크게..

기사승인 2019.05.27  11:4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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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길원 목사/행복발전소 하이패밀리 대표, 청란교회 담임

   
▲ 송길원 목사

또 몇 사람이 미끄러졌단다. 마음도 함께 무너져 내렸다. ‘저러다가 누가 다치기라도 하면...’ 주기도문 산책길의 가파른 내리막길이 늘 마음에 걸렸다. 적은 비용으로 꾸며낸 주기도문 산책길은 보완해야 할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니다. 장마철이 오기 전에 공사를 끝내야만 했다. 속이 타들어갔다.

아침 시간 재정담당자와 앉아 넋두리를 했다. ‘5백만 원만 있어도...’ 메아리 없는 소리였다. 빈 곳간에 쌀 한 줌이나 거둘 수 있을까? 그도 애써 내 눈을 피했다. 나도 그냥 해 본 허망한 소리였다. 서러웠다. 오늘은 대구까지 강의를 하러 가야 한다. 가방을 울러 맨다. 언제나 그렇듯 나는 아직도 보따리 장사다. 홍정길 목사님 말마따나 아직도 밤무대를 뛰어야 한다. 오후 3시경 강의를 끝내고 문자를 확인했다. 눈이 휘둥그레졌다. “황보OO님의 이름으로 5백만 원 이 국민후원 계좌로 입금되었습니다.” 이럴 때 나는 왜 그런지 새가슴이 된다.

“아, 아침에 필요하다고 했던 그 5백만 원인데.....”

직원들에게 빨리 입금자를 확인해 보라 했지만 확인할 수 없다는 답만 돌아왔다. 세미나 등록자 이름까지를 뒤졌으나 허사였다. 별별 생각들이 다 들었다. 잘못 송금된 돈이라면 얼른 지출해 버리고 ‘후원금인 줄 알고 그랬다며 곧 갚아 드리겠다고 해서 시간이라도 벌어 볼까?’ 다시 몇 시간 후, 아내가 받은 문자 메시지를 통해 이름 몰랐던 천사가 밝혀졌다.

   
 

“원장님, 톡 주셔서. 고맙습니다. 제주도 오는 길목에. 은행 들러서. 5백만 원 입금했습니다. 한평생 축복의 통로로 살게 해 주심에 감사합니다.” 서임중 목사님 사모님이셨다. 돈은 고희를 맞이한 사모님에게 자녀들이 보내온 축하선물이었다. 그나저나 사모님은 자녀들에게 동의나 구했을까? 목사님과 사모님이야 ‘축복의 통로’일지 몰라도 그 자녀들에게 아빠 엄마는 ‘밑 빠진 독’은 아닐까? 만감이 교차했다. 이 땅의 모든 목회자 자녀들이 안쓰럽고 미안하기만 했다.

사모님은 아침 시간, 사도행전 20장 35절 말씀을 묵상하셨단다. 내가 늘 좋아했던 그 말씀이었다.

“여러분이 잘 알다시피, 나는 재물이나 유행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나는 내 자신과 또 나와 함께 일하는 사람들의 기본적인 필요를 맨손으로 해결했습니다. 무슨 일을 하든지, 약한 사람들 편에서 일하고 그들을 이용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여러분에게 본으로 보였습니다. ‘받는 것보다 주는 것이 훨씬 더 행복하다’고 하신 우리 주님의 말씀을 기억한다면, 여러분은 이 부분에서 잘못되지 않을 것입니다.”(행 20:33~35, 메시지 바이블)

신학교 다니던 시절이었다. 난 솔직히 5만 번이나 응답받은 조지 뮬러(1805~1898년)의 기도 응답을 ‘뻥’이라고 했다. 한두 번도 아니고 5만 번이나... 그런데 아니었다. 가족테마파크 W-스토리와 주기도문 동산을 꾸미는 내내 하나님이 보여주신 기적이 있었다.

암으로 투병하며 자신의 머리에 씌워야 할 가발 값을 헌금한 사모, 병원치료비를 꺼내놓고 쏟아지는 하혈(下血)을 멈추게 한 다음 웃음 짓던 ‘혈루증’ 사모, 옥합을 깨뜨리듯 보험을 깨뜨려 바친 눈물의 헌금... 모든 것은 정확한 시간에 왔다. 난 그 때마다 내가 얼마나 믿음 없는 목사인가를 알았다. 그래서 ‘기도의 옷을 입고 산 사람’ 조지 뮬러에게 사과했다.

“뻥이 아니네요.”

난 기도한다. “하나님, 이 주기도문 동산이 조지 뮬러의 5만 번의 기록을 깨는 기적의 동산이 되게 해 주소서” 주기도문 산책길을 찾는 순례자들과 더불어 하늘 이야기를 쓰고 싶다. 늘 새가슴이 되는 나를 다독이며 큰 믿음을 구한다.

“기왕 한 숨 지을 것... ‘5백만 원’이 아닌 ‘천만 원’으로 아니 그 이상으로”

나의 신음에도 응답하시는 주님임을 알기에..

송길원 목사 happyhome100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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