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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사제 성추문, 끝은 어디?

기사승인 2019.09.02  10:5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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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 버몬트 사제들 40명도 70년간

<교회와신앙> 김정언 기자】  천주교 사제들이 세계 곳곳에서 상상을 초월하는 미성년자 상대 성비행을 저질러 온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관련기사 http://www.amen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6533). "끝이 안 보인다"는 표현이 맞을 법하다.

가장 최근엔 미국 버몬트 주에서 수많은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지난 70년간 40명의 사제들에게 성폭행 당해온 사실이 새롭고 보고됐다. 이들중 현재까지 사목을 하는 이들은 아무도 없고 다수는 이미 세상을 떠났다.

   
▲ 성비행 사제들의 사진 

버몬트 전체를 커버하는 벌링턴 로마 천주교 대교구의 크리스토퍼 코인 대주교는 "혐의건 대다수는 이미 최소 1세대전에 벌어졌지만 피해자들은 여태까지도 '비칠거리는'(staggering) 삶을 살아왔다"고 밝혔다. 그동안 보고돼온 사건들중 1건만 빼놓고는 모두 지난 2000년 이전에 벌어졌다.

이 보고는 버몬트 검찰이 지금은 문을 닫은 한 천주교 고아원을 대상으로 수사를 시작할 당시, 주교좌에서 자체 수사를 나선 결과다. 코인은 "이것은 우리네 가족의 비밀이었다"며 이제는 가족 치유를 시작할 수 있을 만큼 진실이 표면에 뜰 상태라고 표현했다. 그는 또 "말없이 덮어두고 지내오다 불과 몇몇에 의해서만 알려지게 된, 해로운 지난날의 경험들은 내버려진 상처들만큼 곪는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대교구의 7인 위원회가 주내 52명의 사제들에 관한 기록을 조사한 것이지만, 현재까지 40명 사제들의 혐의만 구체화할 수 있었다. 7인중 7인위중 자신이 피해자였던 존 매호니 위원(현 65세)은 과거 7학년(중1에 해당) 초였던 시절, 에드워드 포스터 신부가 자신을 어뷰즈(abuse=성학대/성추행/성폭행 등 모든 성비행을 포괄하는 말)했다고 폭로했다. 포스터의 이름 역시 버몬트 보고서에 끼어있었다.

매호니는 "이 보고는 피해자 개인들과 교회에 치유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일말의 희망을 가질 수 있을 뿐"이다고 평가했다.

7월말 뉴햄프셔 맨체스터 대교구에서도 

조금 전인 7월말에는 뉴햄프셔 주 맨체스터 대교구가 자체 웹사이트에 1950년대부터 약 70년간 소아들을 성폭행해온 73명의 사제들의 이름이 전격 공개됐다. 이 사제들도 모두 이미 죽었거나 사목활동에서 손을 뗐거나 사제직을 정지 당한 상태다. 이들 중 2명은 과거 공개된 적이 없었다가 처음 밝혀졌다.

물론 이런 리스트는 현재까지 보고된 건수일 뿐이며, 그밖에도 얼마든지 더 있을 수 있다. '신뢰 회복(Restoring Trust)'이라는 문구를 표어처럼 내건 맨체스터 대교구의 해당 사이트는 2002년 이전에 일어난 사제 성비리 사건 '전체'를 기록했다며, "본 교구는 그 이후에 영구 부제(평신도 사목자)나 사제에 의해 저질러진, 현 기준에 부합한 그 어떤 사건도 보고받은 바 없다"고 주장했다.

피터 리버시 교구담당 주교는 이에 관해, "본 대교구가 '악의 과거'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리스트(https://www.catholicnh.org/restoringtrust-2/)에는 해당 사제의 서임(안수)시기와 현 상태, 역대 사목처(성당 및 기관) 등이 공개돼 있다.

역대 천주교 성비행 데이터 

한편 데이터에 따르면, 천주교 사제, 수녀, 교인들에 의한 아동 상대 성비행은 지난 20세기부터 21세기에 이르기까지 너무나 많은 의혹과 혐의, 수사와 재판, 단죄 및 기소 등을 불렀다. '미투운동'의 시발(始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울러 신고나 보고를 받고도 고위층이 무마하려던 흔적도 함께 발각돼 왔다.

미국 사제성비리 관행의 역사적 흐름을 보면, 1960년대에 증가하기 시작해, 70년대에 정점을 이룬 뒤 80년대에 다소 잦아졌다가, 90년대에 50년대 수준으로 복귀했다.

피해자들은 대부분 11-14세 사이의 소년들이며, 소녀들도 물론 있다. 가장 어리게는 1살까지도 있다! 공식 범죄로 기소된 해당 건에는 성인들 상대의 성추행은 해당되지 않는다. 천주교의 이런 성의혹은 대체로 1980년대부터 산발적으로 대중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사건들 다수는 해당자가 성인이었거나, 어릴 적부터 이미 수십년간 피해를 당해온 결과 성인이 된 후에야 비로소 밝히곤 해왔다. 일부 케이스는 천주교 고위급이 신고건을 무마하려고 덮고는 해당 범행 사제를 다른 교구로 빼돌렸지만 거기서도 계속 그 '짓'을 하는 사례도 흔하다.

1990년대엔 국제 대교구들이 같은 케이스로 주목받기 시작한다. 특히 캐나다, 호주 및 뉴질랜드, 아일런드 등이 그랬고, 중남미, 아프리카, 아시아 등도 예외가 아니었다. 21세기 초엽에 이르자, 미국과 아일런드에서 성비행 사제들과 고위층의 무마 음모에 대한 소송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핵탄 급 존 제이 보고서 

2004년에는 미국 가톨릭 주교회의가 뉴욕의 존 제이 범죄법학대학교(JJCCJ)에 의뢰해 작성된 '존 제이 보고서'가 무려 1950-2002년에 걸쳐, 총 4392명에 달하는 사제와 부제들이 저지른 성비행을 일람표로 만들어 인터넷에 내놓았다.

피해자수는 총 1만667명. 실제로 기소된 피고는 전체 혐의자들의 5.7%에 불과한 252명이었다. 3300명은 이미 죽어서 수사가 진행되지 않았다. 나머지 1021명 가운데는 384명이 혐의를 받았고 254명이 기소돼 100명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해당 여론조사 대상에 오른 사제들은 총10만9694명.

백분율로 따지자면, 4392 사제들중 6%(전체 사제들의 0.25%)가 혐의가 인정됐고, 2%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존제이 보고서가 커버한 50년 기간동안에도 10만명의 새 사목자들이 서임돼 결국 미국 천주교 사목자들중 0.1% 이하가 기소된 셈이다.

JJ 보고서는 말로 한 성희롱부터 실제 성교까지 20여종의 형태로 분류했는데, 해당 범행자 대다수는 다양한 복합성 어뷰즈를 했다. 피해자의 옷 등에 "부적절한 터치"를 한 예는 9%, 오럴섹스는 27%, 성교나 성교 시도는 25%였다.

피해상황을 구체적인 주요 범주별로 보면, 성적 발언, 포르노 사진 및 '야동' 감상, 관음, 옷 위아래 접촉, 범행자나 피해자의 신체노출, 사진 피해, 성적인 오락게임, 포옹/키스, 수음, 오럴섹스, 손가락/도구/성기에 의한 삽입행위, 그룹섹스, 불특정 성행위, 알콜/약물 동반 등 모든 유형을 포함하고 있다.

피해자의 연령대를 보면, 가장 어리게는 1살 전후(4명)로부터 17세까지였고, 12살 피해자(1323명)가 가장 많다. 또 전체적으로 12-15살대의 피해분포율이 가장 높다.

가해 혐의자들 중 59%는 한 건씩의 혐의를 받았으나, 41%는 그 이상. 3%에 해당하는 사제들(149명)은 무려 10건 이상씩의 의혹을 받았고, 이들 149명이 끼친 성 피해는 총 2960건이었다.

더 큰 문제는 이들에 대한 천주교 고위층의 처리 방식. 좀 더 신속한 대응 조치가 필요했다는 주변의 비판에 대해 가톨릭 현직자들은 해당 범행자들의 위험성이나 문제점을 최근까지 몰랐거나 묵과하거나 덮고 숨긴 채 시간을 끌어온 정황이 드러났다는 입장이다.

이에 관해 로스앤젤레스대교구의 라저 매호니 추기경은 "우리가 거듭 말해왔지만, 이 문제에 대한 우리의 이해와 다뤄온 방식은 진화됐다"며 "지난 수십년동안 사람들은 이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깨닫지 못했고, 따라서 해당자들을 사목에서 끌어내리기보다 이임(移任)시키기가 일쑤였다"고 응했다.

일부 주교들은 해당 범인을 영구제명하는 대신, 되레 구제 차원에서 교구에서 교구로 '뺑뺑이'시켜 결과적으로 위험을 가중시켰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경찰에 신고하는 대신, 심리요법, 평가 등을 시키기도 했다.

해당 성비행 사제들의 40%는 관련 성치유 프로그램을 학습했다. 혐의가 많을수록 '치유'를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 일부 주교들은 실제 범행 상황을 알고도 사제직을 박탈하는 대신 재배정을 한 의혹 때문에 많은 비판과 규탄을 받았다. 이에 대한 고위층의 변명도 가지가지다.

JJ 보고서 말고도 아일런드의 펀스(Ferns) 대교구 보고서도 있다.

비판과 부산물 

가톨릭 성비리 가운데 가장 신랄한 비판 대상은 주교들이 저지른 성비행 건이며, 경찰에 신고하지 않은 관행도 그렇다. 매서추세츠 주의회는 2002년, 주내 종교관계자들을 상대로 한, 아동성학대 건 의무신고제 법을 통과시켰다.

부수적인 결과물도 많다. 바티칸 재정의 엄청난 기금들이 배상금으로 빠져나간 것은 물론이고, 지금도 끝없이 나가고 있다. SNAP 같은 사제성비행 피해자 네트워크도 생겨났고, 피해 실화에 근거한 '우리를 악에서 구하소서'(Deliver Us from Evil) 같은 영화도 나왔다.

사제 성비리 문제에 대처하려고 미국가톨릭주교회(USCCB) 산하에 자체 심의기구인 전국평가위원회(NRB)도 구성됐고(2002년), 교황청 아동보호위원회(PCPM)도 형성됐다.

일말의 탈출구

그러나 정작 주요인과 해결책은 따로 있다는 중평이다. 열정과 결의만으로 사목에 헌신한 젊은 사제들이 서임 후 평생 의무적으로 독신생활을 하다 보니 성욕 배출구가 없어 가장 손쉽고(?) 가깝고 빠르고 은밀한 욕구 만족 대상을 찾기 마련이다.

사제들의 소년 대상 성비행은 엄연히 동성애 죄에 해당한다. 천주교가 아무리 '동성애 반대' 목청을 높여도 자체모순이라는 얘기다. 궁극적으로 천주교가 생존하기 위해선 구약적이고 심지어 이교적이기까지 한 '사제' 제도를 없애든가, 사목자들의 결혼을 허용하든가, 둘 중 택일해야 마땅하다는 것이 전통적인 비판이다.

천주교의 관행과는 달리, 성경은 감당할 수 없는 독신을 삼갈 것을 교훈해 주고 있다. 현재의 천주교 체제 그대로 두면, 갈수록 성비행만 더 배가될 뿐이다. 사제 성비행은 어떤 법제와 징벌로도 부분적으로밖에 막을 수가 없고, 사후처방,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가 되기 마련이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 수사 마르틴 루터가 수녀 폰 보라와 결혼한 이유가 그것이다. 그러나 가톨릭교회는 단순히 성비리보다 더 숱하고 복잡한 교리적 문제점들을 안고 있다.

김정언 기자 skm01_@daum.net

<저작권자 © 교회와신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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