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훈 ‘대통령 하야’ 발언, 기독인 71.9% 반대

【<교회와신앙> 양봉식 기자】  기독교인의 정치 참여에 대해 개신교인 5명 중 4명은 반대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이 10월 31일 프레스센터에서 발표한 개신교인 1천명과 비(非)개신교인 1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9 주요 사 회 현안에 대한 개신교인의 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교회 목회자와 교인들이 기독교를 표방하는 정당을 창당해 정치에 참여하는 것'에 대해 개신교인 79.5%가 반대, 찬성 5.2%로 압도적으로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2019 주요 사회 현안에 대한 개신교인의 인식 조사 결과에 대한 세미나가 (사)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 주최로 지난 10월 31일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반대율은 50대에서 가장 높고 자영업과 화이트칼라 직업군에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으며 직분별로 보면 목회자가 찬성률이 가장 높고 중직자에서 가장 반대율이 높게 나타났다.

막말 논란 중심에 선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전광훈 씨의 대통령 하야 발언에 두고 기독교인들은 71.9%가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했으며 ‘동의한다’는 응답률은 8.8%에 그쳤다.

또한 전광훈 씨의 최근 언행에 대해 기독교인 3명 중 2명에 가까운 64.4%가 ‘전광훈 씨는 한국교회를 대표하지 않고 기독교 위상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한국교회와 기독교가 폐쇄적이고 독단적으로 비칠 것 같아 우려된다’ 입장도 22.2%였다.

▲ 발제하고 있는 이상철 원장(가운데)

이와 함께 ‘일부 언행은 다소 지나치나 그의 주장들은 동의한다’는 10.1%, ‘한국사회가 좌경화되는 것을 저지하는 것은 교회의 사명이기에 적극 지지한다’는 3.3%로 응답했다.

‘기독교위상 훼손과 한국교회와 기독교에 대한 시선 우려’의 응답은 직분이 낮을수록 높게 나타난 반면 ‘그의 주장에 동의’, ‘적극지지’ 응답은 직분이 높을수록 높게 나타나는 경향을 보였다.

‘태극기 부대’ 집회 참여 경험에 대한 질의에는 기독교인 2.9%만이 참여해봤다고 응답했으며 5회 미만 참여가 2.6%, 5회 이상은 0.3%에 불과했다. 참여율은 60대와 대구/경북 지역, 그리고 목회자에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기독교인을 대상으로 ‘태극기 부대 집회에 기독교인이 참여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4명 중 3명 가량인 74.4%가 부정적, 7.5%가 긍정적이라는 응답했다.

한편 이날 ‘한국개신교의 정치의식에 대한 보고서:극우정치와의 관련성을 중심으로’라는 발제를 한 크리스찬아카데미의 이상철 원장은 “전광훈 목사는 한기총 회장이라는 명함을 지닌 채 극단적 극우 행보를 보이고 있으며 이에 대해 2/3가량의 개신교인들은 반감을 보이고 있으나, 13.4%라는 무시 못 할 옹호 세력이 있다”고 지적하고 “개신교가 극우 정치에 말릴 수 있는 충분한 잠재적 위험성과 가능성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라고 밝혔다.

또한 “기독정당의 성적은 우려할만한 수준은 아니나, 일말 염려스러운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니다”며 “전광훈 목사를 중심으로 엮이는 일부 근본주의 개신교인들이 극우정치와 결합할 경우”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 원장은 “전광훈 목사에 대한 동의를 보내는 13.4% 교인들, 기독교정당에 5.2% 지지를 보내는 개신교인들이 기세가 어떤 형국을 띄게 될는지는 앞으로 좀 더 지켜보아야 할 성질이지만, 태극기와 촛불로 첨예하게 걸린 광장의 양극화 속에서 그들이 운신할 수 있는 폭이 넓어지고 기세가 커진 것은 사실이다”며 “한국의 근본주의 개신교는 부정적 에너지로 작동하면서 극우정치의 훌륭한 동반자가 되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