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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캘주 산불 난민, 교회 팔걷고 나서

기사승인 2019.11.01  15: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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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럴 때 안 도우면 어떻게 이웃사랑인가?”

<교회와신앙> 김정언 기자】  지구촌에서 구호활동을 가장 열심히 잘하는 구심체는 어떤 단체들일까?

   
▲ 미국 캘리포니아 산불 진화 모습 

물론 한국교회를 비롯한 기독교 단체들이다. 부정 못할 사실이다. 미국도 그렇다. 최근 산불이 계속되고 있는 캘리포니아 북부의 내퍼 지역에서도 크로스워크커뮤니티교회(CWCC)가 맹활약하고 있다.

주일인 지난 10월 27일, 새벽 4시45분. 이 교회의 스태프는 킨케이드 지역으로부터 급한 전화를 받았다. 교회당을 화재피해 난민 셸터로 제공해 달라는 것이었다. 오전 6시가 되자, 이 교회의 모든 문들이 활짝 열려있었다.

교인들은 드넓은 교회구내 체육관에다 난민들을 위한 임시 대피 시설을 마련해놓았다. 주일예배 후에는 추가비용을 들여 공간을 더 넓혔다. 주일밤, 화마에 쫓긴 20여명의 난민들이 교회에서 묵었다. 화요일까지는 45명이 묵으며 지원을 받고 있었다.

   
▲ 교회 체육관 공간을 난민들에게 제공한 크로스워크커뮤니티교회

수요일 아침 소노마 카운티 포도주 양조 지역에 킨케이드 산불이 8일째 지속되면서, 76,000에이커(약57만7600제곱미터)를 불태웠다. 그날 오후까지는 94채의 주택을 비롯한 206개 구조물을 파괴하고, 초동 대처한 사람 2명에게 화상/부상을 입혔다. 31일 현재 약 8만 400여 가옥을 포함한 9만 개 구조물이 위험 상태에 놓여있다. 소방당국은 6개 지역 교회를 난민 대피 센터로 지정했다.

남쪽에서도 월요일에 고속도로 I-405 서쪽 계곡에서 발생한 게티 산불이 커져 745 에이커를 잿더미로 만들면서 12채의 주택을 불태우고 5채엔 손상시켰다. CWCC의 피터 쇼 담임목사는 여러 달째 이런 재난에 대비해 왔다고 밝혔다.

쇼 목사는 "내 경험상, 난민센터에 여러 날 묵는 사람들 대다수는 달리 어쩔 방도가 없고 다른 시설과의 커넥션도 못 가진 사람들이다"고 말했다. 이 교회는 지난 2017년, 무려 22명을 죽이고 가옥 5000을 불태운 북가주의 텁스 산불 때도 셀터를 제공했다.

텁스 산불 당시엔 내퍼 밸리를 방문중이었던 관광객들, 울타리나 담벽으로 둘러싼 주택을 보유한 부자들, 그리고 사회경제적으로 "덜 가진" 주민들이 몰려들었다. 교회는 그때로부터 매달 지역단체들과 함께 협력하면서 재난대비 훈련을 해왔다. 반려동물 돌보기와 욕실 설비까지 논의했다.

그 결과 교회는 지역 재해대책 본부 같은 중요성을 띠게 됐다. 2년간 매달 모여 협력과 의논을 해온 결과물이다. 쇼 목사는 재난 대비를 위해 교회문을 여는 것을 곧 "교회가 마땅히 해야 할 일"로 본다.

쇼 목사는 말한다. "이런 때에도 너무나 많은 교회들이 멍하니 빈손으로 앉아만 있는 경우가 흔하다"며 "과연 그런 모습을 하나님이 기뻐하실까?"라고 의문을 표한다. "우리 교회의 경우, 공간 면에서 매우 의미심장한 수단으로서 강구되는 위치에 있게 됐다"고 자임한다.

그는 또 "수많은 교회들이 늘 자기네 건물과 시설을 '성전' 내지 '거룩한 공간'이라고 움츠리고 "오직 '언터처블'로 전전긍긍하는 모습이 안쓰럽다"고 지적한다. 그는 예배의 집들은 지역사회를 위해 자신들을 개방할 방법을 강구하기 시작해야 한다면서 지금은 2년전보다 더 많은 교회가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쇼는 "교회가 지난 날 산불과 함께 세속문화에도 불타버린 다리를 재건하기 시작할 때, 진정 더 심오한 지역적 기여를 할 수 있다고 본다"고 강조. 이 교회서 20여 킬로미터 떨어진 페털루마밸리침례교회에서도 같은 봉사를 하고 있다. 페털루마에는 약 150명의 난민을 수용하고 있으며, 명요리사 호세 안드레스 쉐프가 자신이 설립한 비영리단체, 월드센추럴키천을 통해 난민들에게 음식을 제공하고 있다.

올해 5월 이 교회에 갓 부임한 앨런 크로스 담임목사는 "우리 교회가 난민 대피소 역할을 하기 시작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면서 물론 교회가 텁스 산불 때부터 대책팀을 구성하긴 해왔노라고 밝혔다. 이 교회도 주일 새벽 5시30분에 지역 재해대책본부의 급한 연락을 받고 교회 공간을 내주고 있다.

크로스 목사는 말한다. "예수 이름으로 선한 이웃, 사랑의 이웃이 되어주고 있습니다. 어떻게 이런 상황에 '아뇨~'라고 손사래를 치고도 하나님과 이웃을 사랑한다고 태연히 말할 수가 있겠나요?"

크로스는 이전 사역지인 앨라배마주 먼가머리에서도 카트리나 태풍 때 이웃사랑을 실천했다고. "이런 위기에 교회가 대처해 줄 때, 평소 있었던 주민과의 거리감이 사라진다."고 그는 역설한다. 교회들이 귀담아둘 말이다.

김정언 기자 skm01_@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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