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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길원 행가래] 목회자의 일생

기사승인 2019.11.12  10: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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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길원 목사/행복발전소 하이패밀리 대표, 청란교회 담임

   
▲ 송길원 목사

회(膾) 중에서 가장 싫어하는 당회(會)가 있어 힘들고, 새벽기도만 없어도 살 것 같은 목회(한 번이라도 빠지면 목사가 기도도 안 한다고...).
가난, 검소, 절제, 인내와 싸우다 멈춰 서고 보니 손에 든 것도, 부부 몸뚱이 하나 편히 뉘일 장막 한 칸 없어 서글픈 목회.
국민소득 몇 만 불 시대 한국사회에서 아무리 경력이 쌓여도 여전히 생활수급자 수준인 목회.
자식 좋은 대학에 입학해도 시험 떨어진 자녀를 둔 성도 앞에서 찍소리도 못하는 목회.

감기만 걸려도 사나흘 거뜬히 입원하고 문병 받고 보험금 타며, 목사의 목멘 안수를 받는 시대에 아파도 38년 내내 강단에서 단 한 번도 내려올 수 없었던 목회.
그래서 절대 안 아파야 하는 목회.
사실 진짜 목사도 아닌 사람의 세습, 착복, 범죄 행각이 뉴스에 뜨면 교인들 앞에서는 물론이고 마을 골목길 나가기도 창피해야하는 목회.

교인 각시와 싸우고 전화해서 똑바로 가르치라고 소리 질러도 끽소리 못하며 사과해야하는 목회(지 색시니까 지가 알아서 해야 함에도..).
연말이면 고작 5만원 사례비 인상을 두고 신경전을 펴는 진짜 째째해서 견디기 힘든 목회.
노래 잘하고 똑똑해서 지금도 친구들의 우상인 각시 벙어리 만들어 지내게 한 못난 지아비의 농촌 목회.

   
 

목사 자녀이면서도 대학 동아리 활동 안 한다는 친구들의 핀잔을 듣고 ‘너희가 교회를 아냐’는 한방의 외침으로 친구들의 가면을 벗겨냈다는 딸의 승전보고가 오히려 서글픈 목사 아버지의 목회.
남들 다 성공해서 고향마을 어귀에 플랜카드 붙이는 세상에서 성공도 실패도 없는 목회(경찰청장 표창, 회계사 합격한 것, 어디 구청 국장된 것도 다 플랜카드 내건다.).

무엇이 좋아서 저 목사는 ‘편한 성도 생활’을 두고 굳이 목회를 선택했을까...
하나님의 아버지 되심... 을 이야기하고 싶었을까?
아니면 큰 교회 이뤄 가오 잡고 싶었을까?

전자라면 저 사람 목회는 은혜다.
크고 크신 아버지의 은혜다.

이 은혜에 무엇으로 어찌 다 보답할꼬 생각해 보니 이것도 목회로 갚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허임복 나로도중앙교회-

피를 토하듯 휘 갈린 글은 한 편의 시였다. 세익스피어는 〈한여름 밤의 꿈〉에서 말하지 않았던가?

상상이 마음속에 모든 것을 나타내듯, 시인의 펜은 미지의 것에 형상을 부여하고 주소 없는 것에게 머무를 장소와 이름을 부여해 주는구나.”

허 목사는 내가 무엇을 향해 걸어야하는지를 말해주는 시인이었다(제목은 내가 붙였다).
나는 이런 댓글을 달았다.

아! 눈물 나는 이야기... 나는 선배 목회자들에게 무릎 꿇고 사죄해야 한다. 나도 모르게 누군가에게 코치한답시고 그들을 폄하하거나 나의 편견으로 마음 아프게 한 말은 없었는지...
행여 내가 ‘손가락질’ 하는 이야기가 있었다면 용서해 달라고. 나의 좋은 친구이면서 목회 대선배인 허 목사님께 드리는 나의 작은 고백. ‘나의 허물도 용서하소서
.’”

송길원 목사 happyhome100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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