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ault_top_notch
default_setNet1_2

봄과 코로나 바이러스

기사승인 2020.03.10  14:03:33

공유
default_news_ad1

장경애 사모/ 최삼경 목사

   
▲ 장경애 수필가

어느 유치원에서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물었다. “눈이 녹으면 뭐가 되지요?” 그러자 아이들은 한결같이 물이 된다고 의기양양하게 큰 소리로 대답했다. 그런데 한 아이는 이렇게 대답했다. “눈이 녹으면 봄이 되요”라고. 그러나 누가 ‘눈이 녹으면 봄이 된다’고 말한 그 아이의 말을 틀렸다고 할 수 있을까? 그 아이는 정답 이상의 정답을 말한 것이다. 한 마디로 다른 아이들과는 다르게 눈 속에서 봄을 본 것이다.

올해 찾아오는 봄은 여느 때 맞던 봄과는 뭔가 좀 다르게 더 절실하게 기다려진다. 그것은 지금 지구촌을 위협하고 있는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이다. 온 세계 사람에게 긴장과 불안을 가져다준 이 바이러스가 봄과 함께 사라지기 바라는 마음이다. 이 바이러스가 우리에게 주는 것은 폐렴이라는 질병뿐만 아니라 우리 마음에 공포심과 우울감과 불안감 등 마음의 병까지 줄 수 있다. 겨울이 물러가면 반드시 새봄이 오듯 겨울과 함께 사라질 것을 믿는다.

누군가가 그랬다. 신호등 앞에서 지루하지만 기다리는 것은 신호등이 바뀔 것이라는 확신이 있기 때문이라고.

시간이 지나면 코로나 바이러스도 끝나고 일상이 될 것이다. 아무리 춥고 힘든 겨울이었다 하더라도 봄은 반드시 오는 것처럼 말이다. 누구나 겨울이 끝자락에 이르면 봄을 기다린다. 아무리 겨울이 겨울답지 않게 덜 추웠다 하더라도 봄을 기다리지 않는 사람은 없을지도 모른다. 눈다운 눈도 없었던 겨울이라 얼음장 밑으로 봄이 오는 것을 느낄 수는 없어도 길가의 버들가지에서도, 칙칙하던 산자락에서도 푸름이 엿보이기 시작한다. 봄이 보인다. 그 봄은 크고 웅장하게 다가오지 않는다. 조용히, 그리고 고요히. 느끼는 자만이 느낄 수 있도록 다가온다.

   
 

겨울잠을 자던 크고 작은 동물들도 깨어나고 겨우내 움츠렸던 모든 생물들이 기지개를 피고 움직이기 시작한다. 학교에서는 신입생을 맞는다. 그렇기에 ‘봄’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단어는 희망이라는 단어다. 그것은 생동이라는 말로 이어진다.

봄을 가리켜 희망이라고 말하는 것처럼 봄은 희망과 함께 강인함을 배우게 한다. 봄은 우리에게 고난을 이기고 희망을 가져야 한다는 진리를 선물한다. 봄은 강하고 추운 바람과 영하의 혹독한 날씨를 이겨낸 승리의 산물이며 희생의 탄생이기 때문이다.

성도들은 봄을 맞을 때 먼저 봄을 생각하기보다는 예수님의 고난과 부활을 떠올리며 예수님이 우리 때문에 겪으신 고난을 묵상하게 된다. 그것은 겨울이 지루하다고 느끼며 봄을 기웃거릴 무렵이면 어김없이 사순절이 시작되기 때문이기도 하다. 죄 많은 인간을 사랑하사 구하시려고 하나님이신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셔서 온갖 고난을 겪으신 사순절이 성도들에게는 봄의 시작을 알리는 전령사가 되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 사망 권세를 이기시고 무덤에서 부활하신 부활절이 되면 이 봄은 절정기를 이룬다. 이 위대한 십자가 사랑의 사건이 희생의 봄을 더욱 아름답고 찬란하게 한다. 또한 그런 예수님의 사랑과 희생이 있기에 이 봄이 더 큰 희망으로, 더욱 아름다운 계절로 자리매김했다.

금년에 맞은 이 사순절은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좀 더 색다른 사순절로 맞고 있다. 이 사태가 예수님의 고난을 묵상함과 동시에 겪어보지 못한 아픔을 우리에게 준다. 온 성도가 예배당에 모여 함께 예배를 드리지 못하는 아픔과 함께 예배를 드리지 못하니 성도들끼리 교제를 못하는 아픔과 아쉬움이 있다. 그러나 이 사태가 아픔과 아쉬움만 주는 것은 아니다. 사순절을 더욱 의미 있게 보내게 되는 유익과 함께 깨달음도 있다. 아무런 제재 없이 성도들이 함께 모여 예배 드렸던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이었는지도 새삼 깨닫는다. 그래서 영상으로 드리는 예배지만 찬송은 더욱 열심히 부르고, 기도는 더욱 뜨겁게 하고, 말씀은 더욱 간절히 사모하며 듣는다. 무슨 일이 발생해도 성도들에게는 깨닫는 은혜가 있다. 그래서 성도는 은혜로 살고, 범사에 감사하며 사는 사람들이다.

나는 봄이 좋다. 생동하는 모습이 좋다. 봄의 시작인 사순절과 무르익은 봄에 부활절이 있으니까 더 좋다. 이 봄에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다함없는 사랑을 보여주신 은혜의 날이 들어 있음이 얼마나 감사한가?

코로나 바이러스가 아무리 맹위를 떨쳐도 반드시 가고야 말 것이다. 분명한 것은 봄은 반드시 온다. 봄은 희망이다.

장경애 kyung5566@hanmail.net

<저작권자 © 교회와신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교회와신앙> 후원 회원이 되어주시기 바랍니다.
국민은행 607301-01-412365 (예금주 교회와신앙)
default_news_ad4
default_side_ad1

인기기사

default_side_ad2

포토

1 2 3
set_P1
default_side_ad3

섹션별 인기기사 및 최근기사

default_setNet2
default_bottom
#top
default_bottom_not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