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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 환자를 돌보며(2)

기사승인 2020.04.01  11: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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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환자실 한 간호사의 생명이야기(5)

김경애 간호사 / 미국 캘리포니아 Santa Clara County Hospital ICU RN

   
▲ 코로나19와 싸우고 있는 김경애 간호사

필자가 본 <교회와신앙>에 첫 기고를 할 무렵인 2월 중순에 한국에 잠시 머물면서 겪었던 코로나19와 이에 대한 일반 국민들의 반응 그리고 관계자들의 수고를 보고 안타까운 마음으로 격려하고자 글을 썼었다. 코로나(COVID)19가 대폭발(Pandemic)하고, 급기야 미국이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나라가 되고, 미국의 중환자실은 코로나 환자로 넘치는 것을 보고 나의 생각을 다시 한 번 정리해보고자 한다.

미국의 캘리포니아주가 강제로 자가격리(Shelter in Place)를 시킨 지 딱 2주가 지났다. 미국은 한국처럼 확진자나 의심자를 추적하여 동선을 파악하여 방역하지 않는다, 아니 할 수 없다고 표현해야 맞다. 개인정보 보호 즉, 프라이버시 유지를 아주 높은 사회 덕목으로 두기 때문에, 확진자의 휴대전화나 카드내역을 추적하여 동선을 파악한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국이 이렇게 환자들의 동선을 적극적으로 파악하고, 빠르게 진단하고, 그리고 국가적인 방역 씨스템을 신속 정확하게 운영하여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을 수 있었다는 것은 그 유래를 세계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을 것이다.

이것이 가능한 것은 한국 사람들은 개인정보를 보호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나로 인해 다른 사람이 피해를 보지 않게 하는 것을 더욱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여러 요인들이 있겠지만 필자는 이것을 한국인의 ‘정’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지난 주에 맡았던 50대 여자 환자 B씨는 3월 초에 기침, 숨참, 열 같은 감기 증상으로 응급실에 왔었는데, 독감약인 타미플루와 항생제만 처방 받고 집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열흘이 지나고 증상이 더 악화되어 3월 중순에 다시 응급실에 왔을 때에야 코로나 검사를 받았고 확진자가 되었다. 병력은 고혈압, 당뇨병, 천식이고, 유치원생 손녀딸을 방과 후 학원에 데려다 주며 아들 부부와 산다고 했다. 숨 차는 정도가 심해지고 고농도 산소를 얼굴 마스크로 받아도 산소포화도가 올라가지 않아 결국 중환자실로 옮겨졌다. 그리고 이틀 후에 기관 내 삽관(endotracheal intubation)을 하여 인공호흡기 즉, 기계 호흡을 시작했다. 흉부 엑스레이 사진에서 폐 부분이 하얗게 변하여 급성호흡부전 증후군(Acute Respiratory Distress Syndrome)으로 진전된 것이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인간의 호흡기 계열을 공격한다. 사스(SARS)나 메르스(MERS)도 코로나처럼 바이러스에 의한 호흡기 질병이다. 호흡은 들숨을 통해 공기 중의 산소를 폐로 들이고 날숨을 통해 몸에서 노폐물로 나온 이산화산소를 내보내는 것이다. 호흡기 계열은 코, 인후, 기도, 기관지, 세기관지, 그리고 포도송이 같이 생긴 수 억 개의 폐포(alveoli)로 구성된다. 폐는 기체가 들어있기 때문에 엑스레이를 찍으면 까맣게 보이는 게 정상이다. 하얗게 보인다는 것은 공기가 있어야할 폐에 액체가 있다는 뜻이다. 급성호흡부전 증후군이 되면 폐포를 둘러싸고 있는 모세혈관에서 피 같은 액체가 폐포 안으로 스며들어가서 하얗게 보이고 가스교환이 현격히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우리가 일상에서 숨을 쉴 때, 공기 중에 있는 산소는 21 퍼센트인데, 코로나19로 숨쉬기가 버거우면 처음에는 얇은 코관(nasal canular)으로 산소를 공급하고, 다음에는 입과 코를 감싸는 산고 마스크로 산소를 주게 된다. B씨도 며칠 동안 마스크로 100 퍼센트 산소를 공급 받았으나, 증상이 호전되지 않아서 기관 내 삽관을 하게 된 것이다. ‘모든 약은 독(poison)이다’라는 말이 있듯이 산소도 다른 약들과 마찬가지로 부작용이 있다. 그래서 100 퍼센트 산소를 오랫동안 투여하는 것은 권장하지 않는다.

기관 내 삽관은 기도(air way)에 관을 넣는 것으로 매우 고통스러운 경험이다. 그래서 대부분 환자들에게 진통제와 안정제를 투여하여 수면 상태를 유지하게 한다. B씨가 기관 내 삽관을 하기 전에 가족들에게 통화를 하고 싶다고 해서 도와주었다. 현재 필자가 근무하는 병원은 모든 보호자와 방문객들을 금하고 있기 때문에 환자들은 음압병실에서 전화로만 가족들과 통화할 수 있다. 번호를 눌러주고 수화기를 귀에 대어 주어야 하기 때문에 통화 내용을 들을 수밖에 없었다. B씨는 자신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자신의 어머니를 잊지 말아 달라고 아들과 딸에게 부탁하였다. 전화를 끊고 B씨에게 물어보니 어머니가 80세이고 타국에서 혼자 살고 계신다고 했다. 환자를 내 가족처럼 돌보려는 나의 작은 생각을 아시고 하나님께서는 또 이렇게 이분을 인도하여 주셨다는 생각이 들었다.

코로나19에 대한 치료약이 아직 알려진 게 없기 때문에, 환자 개인의 증상에 맞추어 치료를 하고 있다. 말라리아나 관절염 치료약이던 플라퀴넬(Plaquenil)을 써보라는 증명되지 않은 처방으로 코로나 환자들에게 투여하고 있는데, 아직 효과가 보이지는 않는다. 서울대 이왕재 선생님의 비타민씨(Vitamin C) 강의를 듣고 필자가 담당의에게 얘기했더니, 해가 없으니 시도해보자고 하여 지금은 비타민 씨를 1.5그램 씩 매 6시간 마다 정맥주사로 투여하고 있다. 체외막산소공급(ECMO) 기계가 없는 우리 병원 중환자실에서 폐포의 가스환기 능력을 올려주기 위해 환자 옆에서 체위를 바꿔주고, 두드려주고, 흡입(Suction)해 주는 등의 직접 간호를 하고 있다. 바이러스가 나의 코와 입의 점막으로 침투하는 것을 막기 위한 마스크(N95)는 땀 같은 액체가 닿으면 효과가 떨어지는 것을 알지만, 환자 간호가 더 중요하고 물품이 부족한 현실에서 마스크 하나 때문에 나갔다가 다시 들어오기가 쉽지 않다. 하나님께서 마스크 안에서 흘린 땀방울의 수고를 알아주시고 이 환자를 살려주시기를 바랄뿐이다.

미국은 3월 중순 까지도 코로나 진단 키트가 잘 보급되지 않아서 검사를 할 수 없었다. 그래서 지금 미국의 확진자수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집에서 무증상으로 있거나 약간의 감기 같은 증상을 앓고 있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그리고 B씨처럼 병원에 두 번째 와서야 검사를 하고 확진자로 판명 되는 경우가 많아서, 이미 지역사회에 코로나 바이러스가 많이 퍼져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압도적인 견해이다. 응급실이나 일반 병실에서 환자를 대하는 의료진들도 처음에는 코로나19 환자인 줄 모르고 대했다가 나중에 확진자로 판명이 되는 경우가 있어서 의료진들도 많이 노출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어제는 30세의 의료진이 확진자로 판명되어 중환자실에 입원하고 기관내 삽관을 했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이제 모든 곳에 퍼져있다. 이 바이러스가 사람의 기도에 들어와서 질병을 일으키는 경우도 있고 무증상으로 지나가는 경우도 있는데, 이것을 좌우하는 것이 개인의 건강 상태 즉, 면역력이다. 심장병, 신장병, 고혈압, 당뇨, 천식 등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이 면역력이 현저히 떨어져 있다. 나이가 많아도 이런 질병이 없으면 면역력이 좋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30, 40대의 비교적 젊은 사람들도 코로나에 감염되었다. 환자수가 너무 많고 의료자원이 제한될 때는, 살릴 수 있는 환자에게 의료자원을 할당하려고 고민하게 된다. 이 때 나이와 기저질환 정도에 따라 결정한다. 위의 기저 질환 외에도 코로나 바이러스에 의한 호흡기 계열 공격에 취약한 생활습관이 흡연과 비만이다. 미국에는 한국 사람들이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비만한 사람들이 많다. 그리고 흡연은 폐포에 까만 찌꺼기들을 침착시키기 때문에, 코로나 바이러스가 공격했을 때, 아무리 젊은 사람이라도 위중한 증상으로 발전되기 쉽다.

지난 주에는 5일 내내 하루에 거의 12시간 내지 16시간 일을 했다. 코로나 환자들이 중환자실의 반 이상을 넘기고 있고, 앞으로 더 많아지면, 중환자실을 넓히려는 계획도 하고 있다. 8시간 근무가 끝나고 퇴근해도 되지만, 동료들이 부족한 물품과 인력으로 힘들어 할 것을 알기에 여러 명의 간호사들이 자진해서 연장근무를 한다. 서로 돕는다는 정신은 의료현장에서 따뜻한 휴머니즘이 살아 숨을 쉬고 있다는 복음과도 같은 것이리라.

미국 정부에서 국민들에게 마스크를 쓰라고 권유하지 않았는데도 매장에는 마스크가 동이 났다. 의료진들이 국민들에게 제발 집에 머무르라(stay home)고 사회관계망(SNS)을 통해 권하고 있고, 마스크나 방역 물품을 병원에 기부해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동료들이 바이러스에 노출될까 두려워하거나 물품이 부족하다고 불평할 때, 나는 이렇게 기도한다고 얘기한다.

“하나님, 우리 몸이 감당할 수 있을 만큼씩만 바이러스에 조금씩 노출되게 하시고, 그리하여 우리 몸이 이 바이러스에 대해 면역이 생길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근무를 하면서 사무엘하 11장에 나오는 헷사람 우리아(Uriah)를 생각했다. 우리아처럼 나는 그저 나에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리라고 다짐했다. 현재의 다윗 왕이 누군지는 모르지만, 코로나19 바이러스를 통해 하나님께서 다윗 왕을 회개 시키시기를 바랄뿐이다.

나는 또 기도한다.

“하나님,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을 만들고 있는 사람들에게 지혜를 주세요. 백신을 만들어서 하나님이 사랑하여 만드신 이 세상의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게 해 주세요.”

마지막으로, 필자가 코로나19 환자들을 돌보느라 바쁜 일정이기 때문에 직전 글을 작성함에 있어 지인의 도움을 받은 점에 대하여 감사하고 싶다. 그리고 필자와 모든 독자 제위와 함께 코로나19에 관한 감사의 기도를 다음과 같이 드리기 소원한다.

코로나 19와 관련된 감사의 기도(김경애)
https://www.youtube.com/watch?v=bGyiJLOiqbI

김경애 간호사 webmaster@ame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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