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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길원 행가래] 기분 좋은 기부의 ‘성공예감’

기사승인 2020.05.25  10:4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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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길원 목사/행복발전소 하이패밀리 대표, 청란교회 담임

   
▲ 송길원 목사

‘재난지원금’인지? ‘재난기부금’인지? 찜찜해 하는 사람들이 많다. 나도 그렇다.
“동네방네 싸돌아다니며 먹는데 쏜다(?)는 것도 왠지 목구멍에 넘어가지 않는다”고 했다. “어디에 몰빵으로 기부하는 것도 정대협의 윤미향 사건을 보며 떨떠름하다”고 하는 이도 많다. 결심했다.

#. 우선 기부금은 가족 수대로 나누기로 했다. 이참에 꼰대 소리에서 벗어나 가정 민주주의를 실천해 볼 절호의 기회가 아닌가. 아내와 아들에게 분배했다.

#. 먼저 재난기부금 가운데 일부로 책을 샀다. 끝나지 않은 코로나, 여전히 심리적 거리는 유지해야 한다. 그렇다고 마음의 거리까지 멀어져서는 안 되겠기에 친한 사람에게만이 아닌 낯선 사람에게 정성스런 손 글씨와 함께 보냈다. 책은 나태주 시인의 시집과 내가 쓴 <죽음이 배꼽을 잡다>였다. 반응이 재미있었다.

“저 같은 사람을 기억해 주시다니... 감개무량입니다. 기대 저버리지 않고 잘 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내가 세상에 태어나 가장 ‘기분 좋은 기부’였다.

   
 

#. 가족들과 내가 사는 동네의 낯선 식당을 찾았다. 모처럼 맛 기행을 하기로 했다. 크게 지르는 아내의 음식주문에 손이 떨리지 않아 좋았다. 덩달아 내가 좋아하는 아이스크림까지 디저트로 먹는 호사를 누렸다. 세상에 가장 맛있는 밥이 공짜밥인 것이 또 한 번 증명되는 순간들이었다.

#. 기왕 시작한 일, 아이스 버킷 챌린지로 만들어 볼 궁리를 했다. 어차피 내가 하는 일이 가족생태계를 바꾸는 사회운동가의 길이니.... 몇 사람이 참여했다. 책을 사서 전달하고 지목해서 또 바통 터치를 하는 일이었다. <힐링 북 릴레이>

이름이 좋아서일까? 이곳저곳에서 가까운 지인들이 참여를 했다. 역시 반응이 신바람이었다.

좋은 일 하시네요. 코로나가 움찔하겠습니다.”
저도 돈 한 번 제대로 쓰겠습니다.”
여름날 시원한 냉수같은 프로젝트, 응원합니다.”
멋진 행복 바이러스네요. 저도 확진자가 되어 감염시키겠습니다.”

마침 K-TV가 이것을 취재하고 싶어했다. 함께 했던 이들과 강남 도곡정보문화도서관을 찾았다. 책을 기부하는 자리가 마련되었다. 촬영시간과 취재가 길어지면서 은근히 짜증이 났다. 점심시간을 훌쩍 넘겼다. 그런데도 잠시 기다려 달라더니... 한참만에야 기다리고 있던 내게 다가온 최영숙 리포터가 자신도 기부에 참여하겠다며 10만원을 건네주었다.

취재 리포터가 기부금을 내어놓다니.... 나는 그동안 방송인과 기자들을 수없이 만났다. 그들은 언제나 프로다. 개인적인 감정을 드러내면 안 된다. EBS에서 <송길원 스페셜>이란 내 이름을 건 방송이 진행될 때였다. 벌써 20년도 넘었다. 촬영하던 카메라 기자가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그 기자는 꾸지람(?)을 듣긴 했지만 덕분에 방송이 한 주간이나 연장되는 기이한 일이 벌어졌다. 소위 말해 나를 뜨게 한 계기였다.
오늘 나는 그 전율을 또 한 번 느꼈다.

내 삶의 모토가 하나 있다.

가까이 있는 사람 기쁘게 하고, 멀리 있는 사람 가까이 오게하라.”

<힐링북 릴레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나도 모른다. 하지만 이미 내생순(내 생애 가장 감동적인 순간)이었다.

송길원 목사 happyhome100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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