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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내 딸아

기사승인 2020.08.11  15:4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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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희경의 문화와 생태 이야기

김희경 교사 / 김희경은 감성 생태 동아리 ‘생동감’의 교육부장과 생태교사로서 초등학교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으며, 신기루나래 그림 작가로 활동 중이고, 안양교육희망네트워크 위원장이다.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안양문화예술재단 뮤지컬 단원과 주인공으로 활동했다. 세 아이의 엄마이기도 한 김희경은 흰돌교회 집사로 섬기고 있으며, 전문적인 숲해설가 자격증을 얻기 위해 과정을 이수중이다

   
▲ 김희경 교사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누구든지 하나님의 나라를 어린아이와 같이 받들지 않는 자는 결단코 그곳에 들어가지 못하리라 하시고”(막 10:15)

‘어린아이와 같다는 건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던 날로부터 계속 그 말씀을 하신 이유를 찾아가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좋은 엄마란 무엇인가?' 제목의 글을 마친 날부터이다.) 그러던 중 8월 첫째 주 주일날, 고등부 예배 전 친구들과 소통하기 위해 보이는 라디오 형식의 소소한 프로그램을 선생님들이 모여 진행을 하는데 8월 첫 주는 전도사님 진행, 나는 게스트로 구성하여 준비하고 있었다.

장비 설치가 원활하지 않아 15분 중 10분은 날아가고, 5분을 남겨두고 겨우 진행을 빠르게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기에 전도사님의 하나의 질문으로 그 시간을 채우기로 하였다. 그 질문은 교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보았을 “언제 하나님을 만나셨나요?"였다. 난 이런 질문을 받으면 항상 "중1 여름 수련회 때, 마지막 날 저녁 집회 끝나고 기도회 시간이었어요"라고 간단히 말하곤 했다.

   
 

그런데 갑자기 가장 처음 교회로 발을 옮겼던 때가 생각났다. 7살 여름 아침, 친구들과 놀기 위해 집 앞으로 나와 두리번거리는데 그날따라 친구들이 안 보였다. 그날은 무척 더웠던 것으로 기억된다. 매미소리가 들렸고, 모래가 바싹 말라 있었다. 나의 어린 시절엔 집 앞이 모래 바닥이였고, 언제든 밖으로 나가면 동네에 친구들이 나와 놀고 있었다. 그래서 심심하면 나가서 그 친구들과 어울려 놀았던 기억이 난다. 길가를 따라 조금 내려가다 보니 내 또래 친구들이 모여 노래하는 소리가 들렸다.

그 소리를 따라가다 보니 집에서 가장 가까이에 있는 교회 앞에 멈추게 되었다. 1층으로부터 계단 5개를 올라가면 문이 있었는데, 더운 여름이라 문이 활짝 열려 있었고, 2대의 벽걸이 선풍기가 연신 세차게 돌아가고 있었다. 불이 밝아서였을까? 그곳에 앉아 노래하고 있는 친구들의 얼굴이 행복해 보여서였을까? 내 기억 속에 남아 있는 그 장면은 환한 밝은 빛이 있고, 좁은 공간에서 더운지도 모르고 붙어 앉아 뭐가 그리 좋은지 신나게 몸을 들썩거리며 찬양을 하고 있는 친구들의 모습이 담겨져 있다. 문가에 앉아 계시던 선생님이 나를 발견하곤 들어오라며 손짓을 하고 있다. 그 이후의 기억은 별로 기억에 남아 있지 아니하다. 단, 기억에 남아 있는 건 그날 그 장소에 들어가 어색한 듯 친구들과 함께 앉아 있었던 느낌과 왠지 교회 가면 혼날 줄 알았는데 엄마 아빠가 “교회는 좋은 말을 많이 해 주는 곳이니 다녀도 좋다. 단, 예배가 끝나면 바로 집으로 와야 한다”라며 뜻밖에 허락을 해 주셔서 기쁘고 설렜던 감정들이 생각난다.

나빴던 기억도 하나 있다. 교회에서 친구를 사귀지 못했던 기억이다. 부모님과의 약속에 예배가 끝나면 바로 집으로 온 것도 있었지만, 오랫동안 난 친구를 사귀지 못했었다. 그 이유는 “너희 엄마 아빠는 누구야?”라는 질문에 대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누구의 자녀라는 공통점은 그때 그 시절 교회 안에선 무척 중요한 것이었나보다. 그 질문은 만남의 첫 인사 대신 나에게 연신 물어져 왔고, 난 대답하지 못하였으며 그 이후 혼자 남겨지는 일이 자주 일어났었다. 그래도 묵묵히 교회를 계속 나갈 수 있었던 것은 설교 시간에 전도사님께서 이런 말씀을 해 주셨기 때문이다. “교회는 친구를 만나기 위해 오는 곳이 아니라, 하나님을 만나러 오는 곳이고, 생명의 말씀을 듣기 위해 예배를 드리러 오는 곳이다" 언제 이 말을 들었는지 정확하게 기억이 나지 않는다. 교회를 다니고 얼마 되지 않은 어린 시절 때 일 듯하다. 그리 생각하는 이유는 그때부터 교회를 나가는 목표가 달라졌기 때문이고, 그날 이후로 하나님과 대화하는 습관이 생겼기 때문이다. “하나님 저 왔어요” 교회문을 들어서면서 맘속으로 항상 건내던 인사말이다. 그럼 왠지 모르게 큰 손이 나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는 기분이 들었다.

찰라, 많은 기억들이 스쳐 지나고 대신 "선생님은 언제 하나님을 만나셨어요?"라는 질문의 답을 찾게 되었다. 7살 여름 처음 교회를 갔을 때 “하나님의 나라를 어린 이와 같이 받들지 않는 자는 결단코 그곳에 들어가지 못하리라”고 하신 마가복음 10장 15절의 ‘어린 아이’가 생각났는지 모른다. 의심하려 하지 않고, 비판하려고 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말씀을 듣고, 하나님과 대화했던 모습, 누구를 만나기 위해서, 누구에게 잘 보이기 위함이 아닌 오직 하나님을 만나기 위해 갔던 내 발걸음이 예수님이 말씀하신 그 '어린아이'가 아니었을까?

그럼, 주님의 말씀을 듣고 있던 당시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이었을까? 저들은 의심하고, 비판하고, 평가하고, 옆 사람들의 시선과 체면을 의식하며, 그리고 ‘예수님에게 가면 무슨 이익이 있을까’를 계산부터 하는 사람들로 가득하였을 것이 분명하였다. 나도 나이를 먹으면서 ‘아닌 척’하며 살아가는 데 익숙한 내 모습을 보기 때문에 그것을 더욱 깨닫게 된다. "항상 기뻐하라. 쉬지 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니라"(살전 5:28) 난 오늘도 쉬지 않고 하나님과 대화하고 있다. 나의 에너지는 그 대화에서 뿜어져 나온다.

김희경 교사 webmaster@amennews.com

<저작권자 © 교회와신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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