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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것, 정말 사소한 것일까

기사승인 2021.02.05  14:4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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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경애 사모 컬럼

장경애 사모/ 최삼경 목사

   
▲ 장경애 수필가

오래 전, ‘우리는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건다’라는 책이 번역되어 나왔다. 이 책은 미국에서 2년 동안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가 높았던 책이다.

나는 지금 책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 아니다. 다만 책 제목처럼 정말 우리는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걸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그리고 정말 사소한 것은 사소하게 생각하는 것이 좋은 것인지 반대로 사소한 것을 너무 사소하게 생각해서 문제가 되는 때는 없었는지 생각해 보고 싶다.

사소한 문제를 방치하면 큰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바늘 도둑이 소도둑 된다는 것과 같은 이치다. 한 사람의 인생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생각이 바뀌면 행동이 바뀌고 행동이 바뀌면 습관이 바뀌고 습관이 바뀌면 운명이 바뀌고, 운명이 바뀌면 인생이 바뀐다는 말이 있다. 나쁜 습관을 계속 내버려 두면 그 습관을 중심으로 계속 나쁜 버릇들이 쌓이게 된다. 반대로 좋은 습관만을 취해 그 수를 늘려간다면 어느새 좋은 습관이 쌓여 그야말로 운명이 바뀌고 나아가 인생이 바뀐다. 그렇기에 작은 것을 결코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작은 물방울이 모여 바위도 뚫고 강을 거쳐 바다로 향하듯이 모든 큰일의 시작은 사소한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작은 불씨 하나가 온 산을 태우고, 작은 모래알 하나가 마라토너 발가락에 끼어 완주를 못 하게 하기도 한다. 아주 미세한 쇳조각 하나가 나침반에 방향을 잘못 가리켜 배가 파선되기도 하고, 비행기가 항로를 잊어 추락하기도 한다. 작은 구멍 하나가 댐도 무너뜨리고, 배를 침몰시키기도 한다.

작은 불씨, 모래알, 작은 쇳조각, 작은 구멍은 사소한 것 중의 사소한 것이다. 그런데 결과는 돌이킬 수 없는 아주 큰 불행을 가져온다.

음식을 만들 때도 중요한 큰 재료를 실수하지는 않는다. 가령, 김치를 담글 때 배추를 배추 아닌 다른 것으로 잘못 사지는 않는다. 그러나 양념을 만들면서 어떤 한 재료를 잊어버리고 안 넣는 실수를 하기도 한다. 그 김치 맛은 어찌 되었을지 말하지 않아도 뻔하다. 음식을 성의껏 다 잘 만들어 놓고 마지막으로 설탕을 넣어야 하는 곳에 소금을 넣어 먹어 보지도 못한 채 버리는 경우도 보았다.

이렇듯 사소한 것을 소홀히 하여 낭패를 입는 경우가 허다하건만 우리는 사소한 것을 잘 챙기지 않는다. 꼼꼼하지 못한 행위이다. 무슨 일이든 꼼꼼하고 세밀해야 실수가 없다. 사소한 것을 사소하게 여기지 않는 마음이야말로 모든 것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일 것이다.

큰일을 이루기 위해 대범하게 사소한 것에 집착하지 말고, 잔가지는 쳐버리고 앞뒤 좌우에 신경 쓰지 말고 목표를 향해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러면서 마음 한구석에 이런 생각이 들었다. 사소한 것을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더 섬세하고 꼼꼼한 근성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우리 민족은 사소한 것은 중요하지 않은 것으로 치부해 버리는 속성이 있다. 우리는 누구나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들은 그야말로 중요하므로 틀리거나 적당히 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중요한 것이 잘못되면 큰 낭패를 보기 때문이다.

사실, 우리 인생사에서 중요한 것은 그리 많지 않다. 사소한 것들이 하루하루 우리의 삶을 이끌어 간다. 우리가 사는 지구촌에도 사소한 사람, 다시 말해 보통 사람들이 훨씬 많다. 그 사람들에 의해 역사는 이어져 간다. 그렇기에 모두 다 소중한 사람들이다. 다만 소중한 사람을 사소한 사람으로 여길 뿐이다.

우리 모두는 사소하지만 동시에 중요한 사람이라는 결론을 내린다. 그렇기에 사소하게 여기지 말고 모든 것을 소중하게 여기자. 사소하다는 생각이 드는 것일수록 더 소중히 여기고 감사해야 한다.

내가 글을 쓰고 나면 발표하기 전에 몇몇 사람에게 읽게 하여 또다시 수정한다. 그런데 언젠가 쓴 글을 읽은 한 사람이 제목이 맘에 안 들었는지 자신이 제목을 만들어 그것으로 하면 어떻겠냐고 말한다. 그냥 넘길 수도 있었지만,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았다. 어찌 보면 이것도 사소한 일이지만 내 글에 관심 가져 주는 것만으로도 고맙기 때문이다. 그 일로 인해 제목을 바꾸었든 그냥 두었든 간에 그런 제안을 한 이유를 한번 생각해 보는 것도 유익한 일이었다.

사소하게 보이는 것일지라도 사소하게 여기지 않고, 하고자 하는 일에 낭패가 없는 지혜로운 자가 되고 싶다. 이렇게 사소한 글도 사소하게 여기지 말고 잘 읽어주면 좋겠다.

장경애 kyung556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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