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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염병에 대한 인간의 태도와 반응

기사승인 2022.07.18  14:0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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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광호 케냐선교사의 편지

정광호 선교사/ 현 케냐 주재, GMS 원로선교사

   
▲ 정광호 선교사  

  알버트 까뮤(1913-1960)는 1940년대 세계2차대전(1939-1945)이 발발했을 때, 프랑스의 식민지였던 북아프리카의 알제리아의 항구도시, 오란(Oran)에서 장편소설, <전염병>(La Peste, the Plague, 1947)을 구상하고 전쟁 후에 발표하였다.  그의 소설 <전염병>은  그가 살았던 알제리아의 항구도시, 오란에서 전염병(흑사병)이 창궐하고 봉쇄조치(계엄령과 통금)를 취했을 때 일어난 것처럼 구상하여 쓴 이야기다. 까뮤는 전염병에 대한 인간의 반응과 태도를 약 4가지로 요약하여 묘사한다고 생각한다.

1. 종교인들의 반응: 파늘루 신부는 성당의 설교에서 전염병이 신이 내린 죄의 벌이다고 강론하고 회개를 촉구한다.

2. 무지한 정부와 시민들의 태도: 전염병의 봉쇄조치로 사회가 혼란하고, 정부의 기능이 상실되며, 술이 치료제라고 믿고 사용했다.

3. 전염병의 고통 중에서도 담배와 술장사하는 자들(밀매업자 등)은 봉쇄를 악용하여 탐욕적으로 이익을 추구하고 부정부패한 부를 쌓는다.

4. 전염병과 용감히 싸우는 양식 있는 의료인들(의사 리와와 그의 친구, 타루)의 헌신적 봉사활동이 있다. 타루는 전염병과 싸우다 확진이 되고 죽는다.

까뮤는 인간의 고통은 종교적으로 정당화할 수 없는 비이성적이요 부조리하다는 무신론적 주장을 했다. 까뮤는 전염병의 고통 가운데서 인간의 생존을 위한 연합을 강조하며, 흑사병의 바이러스는 사라지지 않고 다시 소생한다고 경고했다. 그 후 75년이 지난 오늘의 코로나 상황 속에서 여전히 위와 같은 태도를 가진다.

첫째, 오늘날도 많은 종교인들은 코로나 바이러스가 하나님이 내리신 벌이다는 전통적 교리를 강론하고 회개를 촉구한다.

   
 

구약성경의 욥기서에서 병문안을 왔던 욥의 친구들이 욥의 고통이 욥과 자녀들의 죄의 벌(인과보응)이라고 회개를 촉구했던 것과 같다(4:7-9; 8:4; 11:14; 22:5). 반면 욥은 자기의 무죄를 주장(6:10; 13:22f; 31:35)했다. 마지막 하나님의 판결은(42:7-9), 욥의 고통이 모든 종교의 전통적인 교리인 ‘죄의 벌’이 아니라, 창조주 하나님이 그의 주권적인 섭리 속에서 허락하신 것(38:4-39:30; 42:11)으로 결론을 지었고 이것이 신정론이다. 중세교회는 흑사병(1347-1353)이 저들의 죄에 대한 하나님의 형벌이라고 믿고 토지를 헌납하여 하나님의 노를 누그러뜨리자고 독려했다. 심지어 교회 밖의 세상 사람들조차도 교황청의 부패, 양분된 두 교황청(로마와 아비뇽)의 교권 싸움에 대한 하나님의 징벌이라고 보았다(Bertrand Russell, Religion and Science, Oxford: OUP, 1935, Chapter 4). 아프리카의 토속종교에서도 병과 고통이 신들과 조상들에게 잘못한 대가라고 믿었다.

둘째, 전염병에 무지한 정부 지도자들 중에 코로나 바이러스를, “중국 감기” “작은 감기” 라고 불렀다.

전염병에 대해서 과학적 지식과 자료보다 자신들의 정치적 성과와 인기주의를 기반으로 전염병을 대응하려고 했던 카라스마적 지도자의 주장이다. 이들은 전염병의 특성인 무차별적이고 무소부재성을 무시하고 자신들의 편견과 고집으로 코로나 바이러스를 지방 풍토병이나 독감처럼 취급하려고 하였다. 치료제로 소독제 투입 가능성까지 제안하고, 술을 추천하였다.

한편으로 아프리카에서는 정부가 외채상환 면제부를 받으려고 코로나를 과장 선전용으로 사용한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아프리카 나라들이 경제적 위기를 맞이했을 때, 세계은행. 국제금융기구, 채권국들이 채무국들의 부채를 삭감, 유예, 면제시켜 주기로 결정하고 있다. 케냐 은행들도 채무 회사와 개인들의 부채의 집행유예 정책을 발표했다. 지난 2020년 6월 3일에는 중국의 시진평, 케냐의 우후루, 남아공의 라마포사, 나이제리아의 부하리 대통령이 화상 회의를 열고, 코로나 대응에 중국과 아프리카 나라들의 연대와 협력을 확인하였다. 시진평 대통령은 무이자 부채를 면제하기로 동의하고, G20 세계국가들에게도 코로나로 어려운 나라들의 부채상환을 유예시켜줄 것을 요청했다(The Daily Nation, June 22, 2020).

코로나 바이러스 백신에 대한 부정적 반응도 있다. 코로나 백신이 유독한 요소가 있다고 믿기도 한다. 이전의 글에서도 언급한 극단적인 경우는 남아공의 기독교 신자인 대법원장 모고엥은 코로나 백신은 마귀가 작용하는 "666" 백신이다고 주장했다. 그는 요한네스의 템비사 병원을 방문했을 때 "나는 '666' 표를 사람 속에 투입시켜 DNA를 부패시키는 백신을 거부한다. 이 백신이 불에 파괴되기를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하노라" 고 했다(Sunday Nation, Dec. 13, 2020).

셋째, 코로나의 원조기금의 분배과정과 의약품 기구 구입에 있어서 부정부패가 심하다. 

케냐 정부 예산집행 감독관이 2020년 보건부와 지방정부의 예산 집행 감사결과를 발표했다(2021.6.20). 작년 코로나 기간 중에 코로나 예산의 집행과정에서 재정 남용의 사실을 다음과 같이 발표했다. 예를 들어 요악하면, (1) 보건부는 코로나 응급치료용 산소호흡기를 구입할 때 두 배 비싸게 지불했다. 구입한 많은 호흡기들이 지방병원들의 시설부족으로 설치를 하지 못하고 사용하지 못한 채로 방치되고 말았다. (2) 보건부의 사무 행정 통신비와 교통비가 과다 지출되었다. (3) 지방정부들이 전년도 예산집행보다 두 배나 사용했다. 코로나 봉쇄로 정부행정과 사무실이 원격 근무로 들어가고 공식 모임이 중지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외 여행비는 전년도에 비해 50% 더 많이 이상 사용되었다.  케냐의 부정부패는 정부 각 기관, 경찰, 법원, 대학, 교회에 이르기까지 사회 전체에 만연되어 있다. 아프리카에서 부패는 국가 발전의 장애 요소 중에 가장 큰 골칫거리다. 병원에서 코로나환자들의 아우성 소리와 함께, 정부와 사회 일각에서는 탐욕에 찬 관료들의 부패를 반대하는 탄성이 하늘을 치닫고 있다.

헬라 철학자, 플라톤(기원전 427-348 년 )은 그의 책, “공화국”에서 이상적인 국가와 시민들의 4대 덕목(지혜, 용기, 절제, 정의) 가운데 정의를 4대 덕목 중에 하나로 지명했다. 지혜로운 철학자들이 통치하는 이상의 주의적 국가를 논하면서, “통치자들은 모든 영예를 낮추며, 의로운 일을 행하며 그 결과를 주지해야 한다. 저들은 정의를 가장 중요시해야 하며 사회의 모든 조직 속에서 정의를 위해 봉사하며 정진시켜야 한다”(<공화국,> 540 d). 이와 같은 이상주의적 공화국을 통치할 도덕적이며 정의로운 지도자를 찾기란 어려운 일이다.

솔로몬(기원전 970-730 년)왕의 통치이념은 번영된 국가는 지혜와 정의로운 통치자가 통치하는 국가였다(잠 1:1-7; 29:1-14; 왕상 3:4-15; 4:29-34).  코로나바이러스의 전염병 시기에 정의의 강물이 흐르는 대신 부정과 부패로 불의가 가득 찬 사회가 되고 말았다.

넷째, 오늘날도 헌신적인 의료인들의 봉사활동은 여전하다.

코로나 확산의 진원지였던 한국의 대구나 미국의 뉴욕의 환자들을 위해서 많은 의료진들이 생명을 걸고 자원봉사를 나섰다(2020년). 돈과 명예를 떠나 이웃의 행복과 생명을 위해 자신들의 일터에서 의무와 책임의 한계를 넘어선 5리를 넘어 10리를 함께 동행(마 5:41)한 자들이다.

역사상 가장 뛰어난 의료 특별자원 봉사를 했던 영국의 간호사, 플로렌스 나憐챨纛(Florence Nightingale, 1820-1910)은 처녀 간호사로서, 영국과 소련이 오토만 터키를 지배하기 위한 크리미아(Crimea, 흑해 북쪽의 우크라이나의 반도) 전쟁에 많은 동료 간호사들과 참여하였다. 그녀는 수많은 군인 환자들을 콜레라와 장티푸스에서 구출하는데 근무시간과 관계없이 밤낮으로 치료했다. 영국이 승전한 후, 귀임하여 가난하고 약한 환자들을 애정으로 돌보았다. 질병대처와 위생정책과 시설개선에 지대한 공을 세운 후에, 왕실훈장을 받았으나 그녀는 죽을 때 국가의 사회장을 거부하고 이름 없이 고향에 묻혔다.

정광호 선교사 webmaster@ame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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