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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약성경의 다니엘이 채식주의자라고?

기사승인 2022.12.26  10:2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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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경해석 능력을 키우는 4가지 방법(15)

<교회와신앙> 장운철 기자】   ‘채식주의’를 교리로 삼는 이단자를 만났다. 그는 채식주의가 성경적인 원리라고 주장했다. 그 대표적인 사람이 바로 다니엘이라며 다니엘서가 성경에 있다는 것에 무한한 영광이라고까지 했다.

구약성경 다니엘서가 채식주의 교리서의 핵심이 된다는 의미다. 그런가? 그 신도는 다니엘서 성경구절인 단1:12-15절을 내밀며 직접 예를 들었다. 자신들의 교리가 성경적으로 정통임을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자신감이 넘쳐 보였다. 과연 그 성경구절은 과연 그런 뜻일까? 단1:12-15절이 그 신도의 주장대로 채식주의 교리 역할을 하는 것일까? 직접 읽어보자.

   
 

12 청하오니 당신의 종들을 열흘 동안 시험하여 채식을 주어 먹게 하고 물을 주어 마시게 한 후에 13 당신 앞에서 우리의 얼굴과 왕의 음식을 먹는 소년들의 얼굴을 비교하여 보아서 당신이 보는 대로 종들에게 행하소서 하매 14 그가 그들의 말을 따라 열흘 동안 시험하더니 15 열흘 후에 그들의 얼굴이 더욱 아름답고 살이 더욱 윤택하여 왕의 음식을 먹는 다른 소년들보다 더 좋아 보인지라”(단 1:12-15, 개역개정성경)

위 구절의 배경과 의미를 좀더 자세히 알기 위해 단1:1절부터 문맥을 따라 다시 읽어보자. 이럴 때는 현대어로 번역된 좀더 읽기 쉬운 <쉬운성경>을 사용하는 것도 좋다.

1 유다 왕 여호야김이 왕이 된 지 삼 년째 되는 해에 바빌로니아 왕 느부갓네살이 군대를 이끌고 예루살렘에 쳐들어와 성을 포위했습니다. 2 그러자 주께서 유다 왕 여호야김을 느부갓네살 왕에게 포로로 넘겨 주셨습니다. 그래서 그는 하나님의 성전 기구들 가운데 일부를 가져다가 바빌론에 있는 자기 신전의 보물창고에 두었습니다. 3 느부갓네살 왕이 아스부나스 환관장에게 명령하여 포로로 잡혀 온 이스라엘의 왕족과 귀족의 아들들 중에서 몇 명을 왕궁으로 데려오게 했습니다. 4 데려오는 소년들은 몸이 튼튼하고 잘생겨야 하며, 교육을 많이 받은 사람, 지혜와 총명이 있는 사람, 그리고 왕궁에서 왕을 모실 수 있는 사람이어야 했습니다. 왕은 그들에게 바빌로니아의 언어와 문학을 배우도록 하였습니다. 5 왕은 그들에게 매일 그가 먹는 음식과 그가 마시는 포도주를 주면서 삼 년 동안 교육시킨 후에 왕을 모시게 하려 하였습니다.

6 그들 가운데 다니엘과 하나냐와 미사엘과 아사랴가 있었는데, 이들 모두 유다의 자손들이었습니다. 7 환관장이 그들에게 바빌로니아식 이름을 지어 주어, 다니엘은 벨드사살로, 하나냐는 사드락으로, 미사엘은 메삭으로, 아사랴는 아벳느고로 불렸습니다. 8 다니엘은 왕이 준 음식과 포도주로 자신을 더럽히지 않기로 다짐했습니다. 그래서 환관장에게 자신을 더럽히지 않게 해달라고 간청하였습니다.

9 하나님께서 환관장의 마음을 움직이셔서 다니엘의 말을 좋게 여기도록 해 주셨습니다. 10 환관장이 다니엘에게 말했습니다. “그렇지만 나는 나의 상전이 두렵다. 왕께서 너희가 먹고 마실 것을 정해 주셨는데, 너희가 이 음식을 먹지 않아 너희 얼굴이 너희 또래의 다른 젊은이들보다 못하게 보인다면 이 때문에 내 목숨은 왕 앞에서 위험하게 될 것이다.” 11 다니엘은 환관장이 다니엘과 하나냐와 미사엘과 아사랴를 지키라고 세운 감독관에게 말하였습니다.

12 “우리를 십 일 동안, 시험해 보십시오. 우리는 채소와 물만 먹겠습니다. 13 감독관께서는 십 일 뒤에 우리의 얼굴과 왕의 음식을 먹는 다른 젊은이들의 얼굴을 비교하여 보시고 당신들의 종인 우리를 마음대로 하십시오.”

14 감독관이 그 말대로 십 일 동안, 시험해 보았습니다. 15 십 일이 지났을 때, 그들의 얼굴빛은 왕의 음식을 먹는 다른 젊은이들의 얼굴빛보다 더 좋고 건강해 보였습니다. 16 그 때부터 감독관은 다니엘과 하나냐와 미사엘과 아사랴에게 왕이 내린 음식과 포도주 대신에 채소를 주었습니다.(단1:1-14 쉬운성경)

위 성경구절에서 인용 부호(“ ”)를 사용하지 않았다. 성경 본문에 동일한 인용 부호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양해 바란다.

유다 왕 여호야김 3년에 바벨론(바벨로니아) 왕 느부갓네살이 군대를 이끌고 쳐들어와 예루살렘을 점령했다. 그리고 예루살렘에 있는 하나님의 성전 기구들과 많은 값비싼 물건들을 바벨론으로 가져갔다. 또한 왕족과 귀족들을 포함해 많은 사람들을 포로로 끌고 갔다. 나라가 망하니 이런 결과가 된 것이다. 느부갓네살 왕은 포로들에게 바벨론 언어와 문학을 배우도록 시켰다. 일종의 민족 동화 정책이다. 언어를 잃어버리면 민족도 쉽게 사라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포로들 중 지혜와 총명 있는 소년들을 택하여 왕의 음식과 포도주를 먹도록 시켰다. 유다 민족의 반란을 억제하고 또 그들로 훗날 왕을 모시는 일꾼으로 삼는 이중 전략이었다. 그 소년들 중에 다니엘이라는 이가 있었다.

왕의 명령과 정책을 거부할 포로들이 과연 있을까? 포로로 끌려온 이들에게 그것은 곧 죽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러나 다니엘은 달랐다. 왕의 명령을 거부하기로 했다. 왕이 준 음식과 포도주로 자신을 더럽히지 않기로 다짐한 것이다. 위 8절을 다시 살펴보자. 왕이 먹는 음식은 진수성찬이다. 당연히 각종 고기류가 많이 포함되어 있다. 다니엘은 그 음식을 거절했다. 이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자신은 물론 가족의 목숨까지도 위험해질 수 있는 일이다. 왕의 명령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다니엘은 왜 그렇게 했을까? 정말 채식주의자라는 이유 때문이었을까? 자신은 채식주의자의 신념을 지키는 것이 가족들의 목숨보다도 중요하다고 여긴 것일까? 위 성경 본문에서는 왕의 음식으로 자신을 ‘더럽히지 않기 위해’라고 말하고 있다. 무슨 의미일까? 자신이 채식주의자이기 때문에 음식 중 ‘고기’가 자신을 더럽힌다고 생각한 것일까 아니면 자신의 국가를 멸망시킨 ‘지배자 왕’에 대한 무언의 거부 행위를 하고자 한 것일까?

계속해서 살펴보자. 12절에서 다니엘은 ‘10일간 채소와 물만 먹는 시험’을 허락해 달라고 했다. 그 결과가 15절에 나타난다. 10일 후 다니엘의 얼굴은 왕의 음식을 먹은 다른 이들보다 얼굴빛이 좋았고 건강해 보였다고 했다.

이 시점에서 문제를 하나 내 보겠다. 위에서 다니엘이 채소와 물만 먹어도 건강해 보인 이유는 무엇일까? 성경 본문에서 찾아보기 바란다. 예문을 제시하겠다. 아래와 같다.

1. 채소 때문이다.
2. 하나님 때문이다.

성경 본문을 다시 한 번 빠르게 읽어보기를 바란다.

성경의 기록 목적은 ‘하나님의 어떠하심’을 드러내기 위한 것이다. 가장 기본적인 이유다. 물리학 공식, 수학의 법칙 등이 들어있지 않다. 오직 하나님 자신을 우리에게 알려주기 위한 책이다. 따라서 어느 곳을 읽어도 하나님이 주인공이 되어야 한다. 그렇게 읽는 것이 성경을 제대로 읽는 방법이다. 위의 본문에서도 다르지 않다.

다니엘서 저자는 2절과 9절에서 하나님께서 ‘어찌하셨다’는 것을 분명히 밝혀주고 있다. 즉, 다니엘이 채소와 물만 먹어도 왕의 음식을 먹은 이들보다 얼굴빛이 좋았고 건강해 보이게 된 이유는 하나님의 손길 때문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그것을 놓치면 ‘채식주의’나 ‘타고난 체질’ 또는 ‘감추어 둔 음식’ 때문이라는 등으로 불필요한 추론을 하게 된다.

결국 다니엘이 왕의 음식을 거부한 이유는 채식이나 육식의 어떤 형식 때문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포로로 끌려온 유다 민족에 대한 이방 왕, 느부갓넷살의 민족 동화 정책에 적극적으로 ‘NO’라는 신호를 보낸 것이다. 하나님의 백성의 맥을 끊으려는 왕의 의도에 가만히 앉아 있을 수만은 없었던 것이다. 하나님 백성이 살아 숨 쉬고 있음을 보여주려는 담대한 행위다.

이는 문맥을 확장시켜 3장의 풀무불 사건과 단6장의 사자굴 사건을 읽으면 좀더 분명하다.

단3장에서 금으로 만든 신상에 절을 하고 하나님께 절을 하지 말라고 한 왕의 명령을 거부하고 풀무불을 선택한 다니엘의 행동을 보고 그 이유를 ‘다니엘은 금을 싫어했기 때문’이라고 이해하면 될까? 그것이 성경 본문이 말해주는 바인가?

단6장에서 “누구든지 왕 외의 어떤 신에게나 사람에게 무엇을 구하면 사자 굴에 던져 넣기로 한” 왕의 명령을 역시 다니엘을 거부했다. 순교를 각오하며 사자굴을 택했다. 그 이유를 ‘다니엘은 사자를 좋아해서’라고 해석하면 될까? 역시 아니다. 다니엘이 이렇게 행동의 이유는 모두 ‘하나님’ 때문이다. 그렇게 성경을 문맥을 따라 읽어야 한다.

단10장까지 문맥을 좀더 확장해 보자. 다니엘의 식사 관련 본문이 10장에 또 나타난다. 주목되는 부분이다. 직접 살펴보자.

1 바사 왕 고레스 제 삼년에 한 일이 벨드사살이라 이름한 다니엘에게 나타났는데 그 일이 참되니 곧 큰 전쟁에 관한 것이라 다니엘이 그 일을 분명히 알았고 그 환상을 깨달으니라 2 그 때에 나 다니엘이 세 이레 동안을 슬퍼하며 3 세 이레가 차기까지 좋은 떡을 먹지 아니하며 고기와 포도주를 입에 대지 아니하며 또 기름을 바르지 아니하니라”(단 10:2-3, 개역개정)

문맥을 좀더 쉽게 이해하기 위해 <쉬운성경>으로도 함께 읽어보자. 아래와 같다.

1 페르시아의 고레스가 왕이 된 지 삼 년째 되는 해에 벨드사살이라고도 불리는 나 다니엘이 어떤 말씀을 받았다. 그 말씀은 참된 말씀으로, 큰 전쟁에 관한 것이었다. 환상 가운데 누군가가 그 말씀을 설명해 주었으므로, 나는 그 뜻을 깨달았다. 2 그 때에 나 다니엘은 삼 주 동안 큰 슬픔에 빠져 있었다. 3 나는 좋은 음식과 고기를 먹지 않았고, 술도 마시지 않았으며, 몸에 기름도 바르지 않았다.”(단10:1-3 쉬운성경)

단1장에서는 바벨론의 지배를 받았었는데 단10장에서는 그 지배국이 바사(페르시아)로 바뀌었다. 세월이 많이 흐른 것이다. 고레스 왕 3년 되는 어느 날 다니엘에게 한 ‘환상’이 임했다. 큰 전쟁에 관한 내용이었다. 그로 인해 다니엘은 큰 슬픔에 빠지게 되었다. 3주 동안이나 말이다. 그때 다니엘은 좋은 음식, 고기, 술 등을 모두 끊었다. 금식을 한 셈이다. 몸 치장도 중단했다. 역시 큰 슬픔 때문이다.

이 대목을 어떻게 이해할까? 다니엘이 채식주의자였다는 것을 다시 강조하는 말일까? 오히려 그 반대다. 다니엘은 정권이 바뀌었지만 여전히 총리로서 부유한 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 부유한 생활에는 다양한 고기가 들어간 음식도 포함된다. 그러다 하나님께서 주시는 특별한 환상으로 인해 다시 고기와 술 등을 끊은 ‘금식’을 선포한 것이다. 그렇게 읽는 게 자연스럽지 않은가. 채식주의자인 다니엘이 슬픔으로 인해 다시 고기와 술을 끊고 금식을 했다고 하면 그것이 더 이상하지 않은가.

결론으로 단1:12-15절은 채식주의 교리를 설명해 주는 구절이 아니다. 결코 아니다. 또한 다니엘이 채식주의자임을 말해주는 구절도 아니다. 성경을 문맥을 따라 꼼꼼하게 잘 읽기만 하여도 판단되는 일이다.

** 본 원고 시리즈 전체가 단행본 <성경해석 누구나 4단계>(장운철, 부크크)라는 이름으로 출간되었습니다. ‘알라딘’이나 ‘부크크’ 등 인터넷 서점을 통해서 구입하실 수 있습니다. 

 

장운철 기자 kofking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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